"누군가를 위로하고 싶다면.
그리고 위로받고 싶다면"

 

CCM음반이라고 하면 가지게 되는 미묘한 이미지가 있게 마련이라, 자주 접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 아마 이번 기회가 아니었다면, 스스로조차 인지 못했던 편견으로, 또 하나의 좋은 음반을 놓쳤을 것이다. 천사의 피아노 앨범은, 잔잔하지만 음 하나하나가 가슴에 입력될 만큼 따뜻한 피아노 연주곡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음반이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한 사람’이라는 1CD의 1번 트랙을 미리듣기로 들었을 때의 시간은 새벽 2-3시 경이었는데, 아마도 현실의 한 단면을 정면 돌파하고자 마음먹고 홀로 외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던 와중이었을 것이다. 그 와중에 우연히 들은 이 선율이 얼마나 심금을 울렸었는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할 정도.

 

그래서인지, 이 음반이 효력을 발휘하는 순간은 꿈과 현실이 몽롱한 경계를 두고 다투는 순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눈뜰 때, 또는 잠들기 전에 벗 삼아 자주 들을 수 있는 음반. 사실 ’영성’ 이라던가 ’은혜’ 라는 개념에 자문자답을 하거나, 관련된 감수성이 조금 무뚝뚝한 감상자였기에, 음반의 개념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못 할 수도 있겠다. 그나마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것은, 연주자가 연주 이상의 것을 감상자에게 제공하고 싶어 했다는 느낌. 한 곡으로 앨범의 느낌을 대변해야 한다면 ’You Were Born To Be Loved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그 밖에 My Peace I Give Unto You (평안을 너에게 주노라), 11. In The Garden (저 장미꽃 위에 이슬) 등의 곡을 자주 듣게 되었는데, 연주자 브레들리 헤드릭에 대해 호기심이 생겨 관련 프로필 등을 검색까지 해보게 되었다.

 

자기 전에 좋은 책의 구절을 읽고 잠드는 것과, 그 날 소진시키지 못한 부정적인 감정들을 안고 잠드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렇듯 자기 전에 좋은 선율을 듣고 잠드는 것과 불안이나 외로움, 분노등을 그대로 껴안고 자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있다. 이 음반은 어찌보면, 하루의 잔여물들을 청소해주고 치유해주는, 포용력 넓은 음악이라고 여겨진다. 일반인이 친숙하게 들을 수 있도록 편곡되었다는 점이 음반의 큰 장점이다! 

 

[천사의 피아노](Angelic Piano) 시리즈는 한국의 음반기획사인 라이트하우스가 기획을, 브래들리가 편곡과 연주를 맡아 제작한 앨범으로 그간 수많은 한국인들로부터 영감 있는 연주라는 찬사와 더불어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기독음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연주음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소문이 이웃 일본에 전해지면서 일본 언론에 이 음반이 소개되었고, 이에 힘입어 [천사의 피아노 1집]이 일본 유니버설 뮤직을 통해 발매되었다.       -앨범 서평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