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로맨틱한 도시로 탈바꿈하는 것은 
영화 뿐 아니라 음악에서도 가능하다 - The Independent



북커버에서 부터 풍기는 짙은 유혹의 향기. 영화 포스터처럼 제작된 앨범을 보고 처음에는, ’Clare & The Reasons’라는 영화의 OST 앨범인 줄 알았다. 무성영화 시절의 서스펜스를 연상시키는 트렌치코트 부대가 화면의 귀퉁이를 장식하고, 60년대 레트로 감각으로 치장한 여인이의 입술은 마냥 붉다. 그녀가 입술을 벌리고, 수화기에 말한 첫 마디는.


속았지롱!


그래서 결국. 이 모든 분위기들이 단지 하나의 컨셉이었다는 것을 곧 알았지만, 이러한 유쾌한 속임수라면, 두 손 벌려 환영하며 받아들이겠다. 

 

클레어 앤 더 리즌스(Clare & The Reasons). 뉴욕 부르클린 출신의 인디 팝 밴드로, 보컬 클레어 멀더 (Clare Muldaur) 와 밴드 더 리즌스 (The Reasons) 의 합작이다. 2007년 데뷔 앨범 <The Movie>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두 번째 앨범 발표와 함께 한국에도 상륙하게 되었다. 인디 그룹으로써 첫 번째 앨범이라고 하지만, 수준 높고 농후한 경력으로 과거를 채운 이들이었다. 특히 보컬 클레어 멀더는 과거 유명 뮤지션들의 2세라는 사실로, 대부분의 앨범 소개의 첫 줄을 장식하고 있다.

 

멜로디도, 가사도. 디자인도, 구성도. 분해해 갈수록 캬! 하는, 순도 99.9%의 만족의 탄성을 내지르게 한다. 갸르릉 거리는 고양이처럼 미세하게 떨리면서도, 보풀이 느껴지는 오래된 작은 담요처럼 달콤한 클레어의 목소리. 그녀의 ’더 리즌스’와 어울려 결코 잊을 수 없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첫 트랙 PLUTO에서부터 무언가 범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지만, 엔딩 트랙 PLUTON에서는 실제로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한 후 뒤따르는 엔딩 크레딧을 지켜보는 느낌이다. 암전되어있던 영화관에 불이 밝혀지며 순식간에 환상에서 현실로 복귀한 느낌...굉장한 솜씨다. 으아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들이 좋아진다! 

 

more info
http://www.claremuldaur.com/
http://www.facebook.com/clareandthereasons

 

ClareTheReasons-TheMo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