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와 <경도와 태도>로 잘 알려진 전형적인 "세계화주의자"이자 "신자유주의자"이다. 현재 <뉴욕 타임즈> 칼람니스트로 재직 중이며, 자신은 유대인이지만 이스라엘과 아랍 어느 쪽 편도 들지 않고 원만하게 문제가 풀리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중도주의"를 표방한다. 

 저자 자신은 서구 편향적인 입장도 거부하고 미국 부시 행정부와 기독교 보수주의도 비판하지만, 전반적으로 사실에 대한 접근이나 인터뷰 대상자의 설정, 기고의 방향은 보수적인 미국인(그것도 기득권에 속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저자는 ’빈 라덴’이 부시 가계나 부시 행정부의 고위관료, 방위산업체나 CIA와 과거와 현재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한 검토나 접근은 생각하지도 않는다.(저자는 간단히 ’음모론’으로 치부한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사태나 이라크 사태의 본질이 석유경제학에 연결되어 있는지 등 세계경제적인 관점에서 접근은 저자에게는 고려대상이 아니다.(저자는 ’영토분쟁’이나 ’종교갈등’으로 바라본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가 639쪽이고 <세계는 평평하다>가 820쪽에 달하는 방행한 양이지만... 

 저자는 2004~5년경 인도 방갈로르에 위치한 인도 최고의 IT기업 중의 하나인 "인포시스 테크놀로지(Infosys Technologies)"의 최고경영자인 난단 닐레카니(Nandan Nilekani)와 미팅하면서 처음 세계가 ’평평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즉, 다시 말해 전 지구상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무대에서는 위아래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세계적으로 개인과 기업, 사회와 국가간의 경쟁 조건이 비슷해졌다고 말할 수도 있다.

 저자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여 유럽세계가 전지구를 무력을 동원하여 강제로 침탈하고 세계경제로 편입시킨 시대를 ’평평화 1.0시대’로, 1989년 11월 9일 베를린장벽 붕괴를 시작으로 하여 사회주의 체계가 무너지면서 급속하게 자본주의 체제로 편입되는 때를 ’평평화 2.0시대’로, 20세기 말에서 21세기를 넘어오면서 인터넷이 확산되고 무역장벽이 없어지면서 ’세계화’가 전 지구의 화두에 오르는 때를 ’평평화 3.0시대’라고 부른다. 이 표현은 저자가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명명한 ’세계화시대’의 시점과 비슷하다. 다만 ’평평화’의 관점은 국가나 기업간의 관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개인들이 경쟁의 대상이 되는 것 뿐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들은 현재 주요 경제국들 사이에서 무한 경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무자비하고 비인간적이고 무한한 경쟁으로 인하여 제3세계 뿐 아니라 미국 중산층 이하 국민들도 엄청나게 피해를 보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미국인으로서 미국이 ’세계화 시대’에, ’평평화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과제를 제시한다. 

 저자는 세계를 ’평평’하게 하는 동력으로 10가지를 제시한다. 1. 창조의 신세계 :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윈도우즈 출현, 2. 접속성의 신세계 : 웹의 일반화와 넷스케이프의 출현, 3. 웨크플로 스프트웨어, 4. 업로딩 : 커뮤니트이 영향력 강화, 5. 아웃소싱 : Y2K, 6. 오프쇼어링 : 가젤과 함께 달리고 사자와 함게 먹기, 7. 공급사슬 : 아칸소에서 생선회 먹기, 8. 인소싱 : 갈색바지를 입은 사람들이 하는 일, 9. 인포밍 : 구글, 야후, MSN 웹검색, 10. 스테로이드 : 디지털, 모바일, 퍼스날, 버추얼... 

 저자가 주장하는 ’평평화의 동력’은 21세기에 나타나고 있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현상을 ’평평화’의 조건으로 해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세계가 평평해지고 있는 물리적인, 객관적인 조건이라고 볼 수도 있다. 저자의 주장이 소위 ’선진국’이라는 20~30개 국에 대해서는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일 수도 있다. 객과적인 조건은 조건일 뿐이고 그 조건을 스스로의 능력과 힘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인이나 기업, 사회나 국가는 다른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19세기나 20세기에 처음 전화나 전보, 전기 등이 발명되었을 때 세계적인 빈부나 국력의 격차에 대해 아마 저자와 비슷한 주장을 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다. 

 즉, 저자는 지구인의 삶을 축구와 같은 게임으로 생각하고 "그동안 울퉁불퉁했던 운동장을 이제 평평하게 다져 놓았으니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게임을 하게 되었다"라거나 "아프리카, 아프카니스탄, 방글라데시, 보스니아, 독일, 베네수엘라, 미국 어린이들을 모아놓고 학력평가시험을 실시하여 평가해보자"라고 주장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떻게 비슷하거나 평평한 결과가 나올 수 있겠는가...   

 한국이 ’한강의 기적’과 ’IT 선진국’이라는 브랜드를 가지면서 외국에서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이 책 속에도 나와있다. "중국에는 실력주의 전통이 있다. 그리고 이 전통은 한국과 일본에도 있다. 그들은 모두 공무원들이 국가의 장기적인 이익을 살펴야 한다는 기본적인 ’국가의식’을 지니고 있다" 과연 2세기 한국은 그런가?  한국에서 정상적인 가계를 꾸려나가고 집을 장만하고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실력’인가... 한국의 공무원들이 집단의 이이과 자신의 안위보다 ’국가의 장기적인 이익’을 살피는가... 쩝... 

 이런 걸 보면 저자가 쓴 다른 나라 사례들에 대해서도 별로 신뢰가 가지 않는다...ㅋㅋ

끝...

평평하다, 무형자산, 오프쇼어링, 인소싱, 인포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