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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총선거가 2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1945년 이후 벌써 19대 국회의원을 선출하게 되었으니 우리나라의 의회민주주의 제도도 67년이 된 셈이다. 내가 선거권을 가지게 된 것이 1984년 여름이었으니 나로서는 28년째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국회의원 선거 6번, 대통령 선거 5번, 지자체 선거 4번(맞나?...ㅋ)에 투표권을 행사했다.

서양의 모 학자는 한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은 유권자의 수준이라 했지만, 그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그 이야기를 하려면 좀 복잡하니 생략하고... 그동안 내가 투표권을 행사하여 당선시킨 국회의원 4명(김명섭, 박계동, 김영배, 김영주) 중 쓸만한 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내가 찍지 않았지만 당선된 국회의원은 더 심했고... 물론 나도 자세하게 후보들을 알아보고 투표한 건 아니었다.

즉 내가 20년이 넘도록 정치나 정치인, 공약, 정책에 대해 사실 무관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정치인에 대해서는 혐오감이 컸던 것도 인정한다. 정치에 대한 관심은 구체적인 정책이나 공약보다도 군사독재 출신에 대한 거부, 3당 야합자에 대한 심판, 수구기득권 새력에 대한 심판, 진보세력의 원내 진입 같은 정치 프레임이나 담론을 더 선호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후보의 약력이나 세부정책에 대해 자세하게 들여다보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시의원이나 구의원, 교육위원이 대해서는 정당을 보고 '묻지마 투표'를 해온 것도...
따라서 후보 선출과정이나 정당에 대한 관심은 전무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몇 년 전부터 그런 내 태도와 의식, 마음가짐에 대해 서서히 '잘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은 작년에 확고해졌다. 그래서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밥벌이 활동이애매한 시간을 활용하여 박원순 후보의 선거운동 자원봉사자를 한 달 가량 했다. 무관심했던 지난 날을 참회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그 이후부터 시간이 있을 때, 또는 일부러 시간을 할애하여 정치에 대한 관심사를 표명해왔다. 다행한 것은 과거와는 달리 일부러 광장이나 외부에 나가지 않아도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인터넷과 SNS가 그걸 가능하게 해주었다.

아무튼, 그런 생각의 연장선 상에서 이번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 늘 생각해온 것은 "개방과 공유, 연대와 참여"다.
4월 총선의 경우에도 이번 19대 국회가 우리나라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어떤 정책과제가 대두되는지, 어떤 정당이나 후보들이 적합한지에 대해 자금도 한참 공부 중이다.(우리나라는 국회와 더불어 대통령과 행정부의 역할이 더 크긴 하지만 현안이 총선이니...) 역시 해보지 않던 일을 새로 하는 데에는 무지 오랜 시간이 투입되기는 하지만...ㅋ

그래도 19대 국회의 역할이나 주요 정책과제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의 도우으로 정리해냈다. 두 번째 할일은 주요 정책에 대한 세부과제가 무언지 알아내고 그 과제해결을 위해서 어떤 정치인이 부적합하고 적합한지를 가려내는 일이다. 이 책은 주요 정책 중의 하나인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읽었다.

난 이미 작년 여름에 김희수, 하태영 등이 펴낸 <검찰공화국, 대한민국>을 읽은 바 있다. 그 책을 읽고 검찰의 구조적인 문제점인 수사지휘권, 기소독점관, 영장청구권, 형집행권 등에 대해 자세히 보았고 중수부 해체, 고비처 신설이나 특별수사청 설치, 민간통제, 감찰 등 해결방안에 대해서도 안내를 받았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인회 인하대 조교수... 두 사람 모두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이 책을 출간한 것으로 안다. 그래서 처음에는 갈등했다. 총선에 나오기 위해, 정치자금을 받기 위해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한다는 것 쯤은 나도 모르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목차와 다른 이들의 서평을 보면서 읽어보기로 했다. 그 이유는 참여정부에서 추진했던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검찰의 부정과 부패는 더 늘었기 때문이다.
범야권의 강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문재인씨는 참여정부의 비서관과 비서실장을 엮임했고 김인회 교수(부산연제구에 출마) 역시 청와대에서 검찰개혁의 실무자 역할을 수행했기에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참여정부의 개혁과정을 듣고 싶었다.

문재인 이사장은 “민주정부의 첫 과제는 검찰개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김인회 변호사와 함께 이 책을 통해 자신들이 생각하는 차기 정부의 검찰개혁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차기 민주정부에서 검찰을 개혁하지 않고는 우리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보존하고 발전시킬 수 없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무엇이 검찰의 문제일까? 저자들의 생각은 아래와 같다.
한국에서 검찰의 권한은 정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 전반에 미치고 있다. 검찰이 한국을 지배하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은 단 한 번도 개혁돼지 못한 채 아직도 정권의 하수인으로서 노골적인 정치적 편향을 보이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서 검찰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의 정치적 편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한명숙 전 총리 등 반대파 정치인에 대한 노골적인 탄압, 사회운동가에 대한 탄압, "PD수첩"이나 미네르바 사건과 같은 언론에 대한 탄압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SNS를 이용한 인터넷상의 언론의 자유에 대해서까지 탄압을 하고 있다. 법률이라는 이름하에 검찰이 민주주의와 인권,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탄압하고 있는 것이다. 가히 검찰이 국가를 통치하고 있는 시대이다. 검찰을 개혁하지 않고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저자들은 이런 이유로 검찰개혁을 민주정부의 첫 개혁과제로 할 것을 제안한다. 저자들은 검찰개혁의 방법으로 검찰 권한을 제한하는 것과 동시에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적극 보장할 것을 주장한다. 민주주의와 인권은 국가권력의 자제만으로 달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문재인과 김인회는 검찰개혁의 주요한 과제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검찰 권한의 분산과 견제, 감시 시스템 마련을 제안한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의 신설, 검경수사권 조정, 법무부의 탈검찰화, 검찰의 과거사 정리, 검찰행정에 대한 시민의 직접 참여, 검찰의 인권 친화적 개혁 등이다. 이 모든 것은 검찰의 정치적 편향을 수정하고 검찰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리고 검찰개혁을 위한 범정부적, 범국가적 조직의 구성을 제안한다.

문재인은 이미 여러 차례 참여정부 때 검찰개혁을 철저히 하지 못한 데 대한 회한과, 검찰의 행태에 심각한 우려와 분노를 표한 바 있다. 검찰을 장악하려 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보장해주려 애썼던 노무현 대통령이 바로 그 검찰에 의해 정치수사를 당하고 끝내 서거에 이르고 말았다며 애통해 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검찰의 치부와 행태를 해부하면서 검찰개혁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청사진을 내비치고 있다.
또 한 명의 저자인 김인회는 참여정부 시기 사법개혁을 직접 담당하며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음을 주장한다. 그리고 지금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이른바 ‘검찰개혁 전문가’로 통하고 있다. 그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언론 기고와 논문을 쓰고, 토론회와 강좌를 여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저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참여정부는 사법개혁과 함께 검찰개혁을 시작했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 인권을 억압하는 구조를 타파하고자 한 것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검찰의 저항은 상상 이상이었다. 엘리트 의식으로 뭉친 특권집단으로서 검찰은 개혁에 대한 의지가 박약했다. 검찰을 둘러싸고 있는 보수세력의 힘도 막강했다. 결과적으로 개혁은 성과보다는 실패가 많았다. 그리고 개혁을 둘러싼 검찰의 저항은 참여정부가 끝나고 나서도 앙갚음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가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인 서거다.
나는 검찰개혁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가 왜 참여정부에 해결되지 못했는지에 대해 저자들의 판단은 절반, 아니 일부만 맞다고 생각한다. 아니 애초부터 잘못된 접근으로 시작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한다. 그것은 노무현 전대통령과 참여정부 주체들의 한계일 수도 있고 오류일 수도 있다.
노무현 전대통령과 참모진들은 2002년 대통령 선거 이후 새로운 정권의 이름을 '참여정부'로 정했다. 이 '참여정부'라는 명칭 속에 나의 문제의식은 전부 담겨 있다. 사실상 '참여정부'는 '참여'가 없는 정부, 참여가 없는 정권, 참여가 없는 정치였기 때문이다.

모두들 알고있다 시피 노무현 전대통령은 2002년 '노사모'라는 독특한 정치참여형 대중운동을 통해 당선된 바가 컸다. 당시 광범위하게 벌어졌던 '정치참여'는 한국 정치에 새로운 흐름과 방식을 도입하여 정치혁신을 꾀할 시대적 흐름이었다. 1980년대가 시민들의 반정부 운동 참여였다면, 2002년은 시민들의 대중적인 '정치참여'였던 것이다. 그리고 노전대통령과 참여정부는 명칭에 걸맞게 시민들의 참여를 정치개혁, 경제개혁, 사회문화개혁, 언론개혁, 정부개혁, 그리고 검찰개혁 등 다방면의 한국사회 개혁의 동력으로 삼았어야 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처럼...
하지만 노전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노사모'의 정치참여를 부정적으로 인식했고 노사모 주체들을 중심으로 한 '개혁당'의 창당까지도 부정적인 태도로 대했다.

노전대통령은 민주당 후보로서 대통령 선거운동을 진행할 때에도 조직력이 부족했고 선거운동 중간에 민주당 내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비토'를 당하기도 했다. 그만큼 노전대통령은 비주류였고 기존 정당조직에 기반하지 못했던 것이다. 가까스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일 뿐이다. 그래서 대통령에 취임한 후로도 민주당이 협조적이지 못했고 결국 '탄핵'으로까지 사태가 전개된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즉 기존 정당조직에 기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전대통령에게 시민들의 '정치참여'는 필요했고 또 중요했다. 차베스가 베네수엘라에서 개혁과 혁명의 동력으로 삼았던 '볼리바리안 써클' 정도는 못되더라도 노전대통령은 '노사모' 등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더욱 확대시키고 직접민주주의의 토대로 삼아 기존의 기득권 정치조직, 관변조직 등을 개혁했어야 했던 것이다.

참여정부 집권 기간 내내 시민들의 '정치참여'는 봉쇄되었고 노전대통령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고 정당과 기존 정치조직, 시민단체, 언론, 관료, 기득권 세력에게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탄핵 반대 투쟁이 거세게 불면서 역풍이 일어나 열린우리당이 국회의 과반수를 점했지만, 열린우리당은 기존 정당조직에 불과했고 오합지졸에 불과했다. 그러면서 노전대통령이나 참여정부 인사들은 집권 기간 중, 그리고 집권 후에도 입버릇처럼 "소수파 정부"라고 스스로를 낮추면서 변명하기에 급급한 것이다. 광범위한 시민들의 참여와 지지를 외면하고서 도대체 '다수파'와 '소수파'가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한국사회에서 개혁과 혁신, 진보와 희망을 애기하기 위해서는 기존 기득권 세력이나 조직이 아닌 일반 대다수 시민들, 유권자들을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내 추측으로는 노전대통령이나 참여정부 인사들 모두 '의회 민주주의'나 '대의 민주주의'라는 교과서의 개념에서 교조적으로 벗어나지 못하여 한국 정치상황에서 "직접민주주의에 의한 대의정치 강화 가능성과 필요성"을 간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참여'를 위해, '참여'와 더불어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개방'과 '공유', '협력'과 '연대'였다. 바야흐로 21세기는 시민들의 참여와 개혁,혁신을 위해 정부의 정보와 활동을 전면적으로 개방해야 하고 정부부처간, 정부-정당간, 정부-시민간에 공유가 이루어져야 하며, 정부와 정당, 여당과 야당, 정부와 시민단체, 정당과 시민단체가 협력하고 연대해야 한다. 하지만 노전대통령과 참여정부 인사들은 그런 기본적인 마인드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위임정치와 대리인으로 '통치'하려 했다. '정치'가 아니라...
그런 노전대통령과 참여정부 인사들의 인식은 재작년, 작년에 노무현 전대통령의 회고록이나 노무현재단, 참여정부 인사들의 참여정부 활동에 대한 책들을 읽을 때 한결같이 나타났다.

이 책에서 참여정부의 검찰개혁의 실패를 논하는 문재인 이사장과 김인회 교수의 경우도 마찬가지 인식을 가지고 있다. 참여정부 초기에 종합적인 계획(로드맵)이 부족했고 개혁주체들의 통일된 인식도 부족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존재했다고 하더라도 참여정부는 실패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혁의 동력인 시민들이 광범위한 참여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참여정부 주체들과 열린우리당의 주체들은 집권 기간 내에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았을 것이다.

19대 국회와 차기 정권은 다시 한 번 검찰개혁을 시도할 것이다. 다음 번 검찰개혁은 지난 참여정부의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적 지지와 동력보다 더 많은 힘에 기초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관점에서 개방과 공유, 협력과 참여, 특히 시민들의 참여를 중심에 놓지 못하면 다음 번 검찰개혁도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 있고 또 다시 정권이 바뀌고 난 후 검찰의 '반동'이 일어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시민들의 광범위한 참여다. 참여는 개혁 수행과정에서 정치인들과 관료들의 사고와 문화를 바꿔놓고 시민들을 교육,훈련시킬 것이며 사회 전반에 새로운 검찰의 모습과 역할을 각인시키고 검찰 스스로의 변화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검찰개혁을 위해 또 한 가지 추가할 점은 정치개혁과 행정개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의 제도적 뒷받침이 없을 경우에는 검찰개혁이 또 다시 절반에 그치게 된다. 따라서 이번 4월 총선에서 야권이라도 검찰개혁에 확고부동한 의지가 있는 정치인들을 선출해야 하고 검사,검찰 출신을 최대한 배격해야 한다. 기존 검찰조직에 종사한 인사들의 경우 과거 문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법무부 등 관료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이 동반되어야 하고 법무부 내 검사 출신의 인사배제를 제도적으로 구축해 놓아야 한다.

책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이 책 1부는 대한민국 검찰의 실체를 현재의 권한, 역사, 이론 등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한마디로 검찰의 이론과 역사는 허약하고 초라하기 그지없다. 대한민국 검찰의 뿌리는 일본 제국주의에 왔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검찰이 주장하는 '준사법기관'과 '전면독립'이라는 논리에 대한 조목조목 비판한다.

2부와 3부는 시간 순서에 따라 참여정부의 검찰개혁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강금실(법무부 장관), 천정배(법무부 장관), 문희상(비서실장), 이병완(비서실장), 전해철(민정수석), 이호철(민정수석), 김선수(사법개혁비서관) 등 당시 사법개혁, 검찰개혁에 관여했던 인사들의 증언이 수록되어 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의 검찰개혁 공과를 있는 그대로 평가한다. 특히 실패한 부분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바꾸지 못했는지, 그리고 실패한 부분은 무엇인지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권의식으로 뭉친 검찰의 상상을 초월한 반발도 압축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획기적이고 매우 생각하기 어려운 인사”로 평가되었던 강금실 법무부 장관 취임과 사법개혁, 검찰개혁 과정, 인사권을 둘러싼 검찰의 반발,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평검사들과의 대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했지만 오히려 개혁에 해가 되었던 불법 대선자금 수사과정, 천정배 장관의 강정구 교수 불구속수사 지휘 사건, 검찰과 경찰의 검경수사권 조정 과정, 검찰의 과거사 정리 거부 등이 숨 막히게 펼쳐진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늘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반발을 일삼았고, 그 과정에서 검찰개혁이 일정 정도 성공을 거두었지만, 본질적인 개혁은 이루지 못하고 참여정부가 끝나고 말았다.

4부는 참여정부의 검찰개혁을 평가하고 있다. 성과와 한계를 실증적으로 밝히고 있고, 현재의 검찰을 진단하며 앞으로 검찰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펼쳐 보이고 있다. 저자들은 참여정부가 검찰개혁을 위한 기반 조성은 해놓았다고 주장한다. 법원과 변호사에 의한 검찰 견제 및 감시 시스템이 마련되었고, 불구속 수사 및 재판 원칙을 확립해 구속자 수가 급격히 감소되었으며, 인사청문회의 작동, 인권 친화적 수사개혁을 이루었다고... 그러나 본질적인 검찰개혁 성과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참여정부의 검찰개혁 과제는 크게 정치적 중립, 검경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 법무부 문민화, 검찰의 친인권화, 과거사 정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중에서 참여정부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가장 중요시했다. 실제로 참여정부는 검찰에게 정치적 중립을 보장해주었다. 하지만 민주적 통제부분은 철저하지 못했다. 검찰 권한의 민주적 통제, 즉 견제와 감시 시스템을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전면에 부각시키지 못했다. 이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채 독립이 보장되면, 초과 권력을 지니고 있는 검찰은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 되고 마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검찰개혁에 대한 목표와 방향을 가지고 있었으나 종합적인 계획은 부족했다. 어떤 부분이 가장 핵심이고, 개별 과제들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나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느 개혁 과제를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인식은 부족했다.
그리고 개혁 주체들의 통일된 인식도 부족했다. 대통령이 보는 시각이 다르고 장관이 보는 시각이 달랐다. 또한 정당과 행정부가 서로 교류하지 않아 개혁 과제를 서로 공유하지 못했다. 법무부 장관의 임기, 검찰총장 임명 등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 2012년 2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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