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존 밀턴)는 1608년 중세 유럽 런던에서 청교도신앙을 가진 부유한 공증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일찍부터 학문과 문학에 재능과 열정을 보였으며, 열여섯 살에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했다.
졸업 후 아버지의 별장에 은둔한 채 광범위한 독서와 사색으로 문학적 역량을 쌓았다. 청교도 혁명으로 수립된 올리버 크롬웰 정부에 투신하여 약 10년간 라틴어 장관을 지냈으며, 종교· 언론· 정치 문제에 관심을 갖고 많은 소논문을 집필했으며, 특히 이혼의 자유에 대한 글은 영국 사회의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지나친 노동과 독서로 완전히 시력을 상실했으며, 1660년에는 찰스 2세의 즉위로 영국 공화정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짐에 따라, 정계에서 퇴각하는 정치적인 불행도 맞았다.
하지만, 딸들의 도움을 받아서 집필한 이 책은 인간의 원죄를 주제로 한 기독교 성격의 대서사시로서 문학작품으로서 영국 르네상스시대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히는 명작이다.
이 책의 내용은 하나님이 창조한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가 사탄의 유혹에 빠져 낙원에 있는 금단의 열매를 따 먹고 낙원에서 추방된다는 <구약성서> ’창세기(3:1∼24)’ 구절와 ’요한계시록 12장’을 소재로 하고 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인간이 원죄를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피에 의한 속죄’라는 사랑과 은총의 행위를 인간에게 보임으로써 인간을 구원하려는 것을 독자와 자신에게 보여주려고 하였다.
낙원에 있는 인간에게 아래로부터 사탄과 죄와 죽음이라는 반(反) 삼위일체의 힘이 작용하고 위로부터는 하나님과 예수와 성령이라는 삼위일체의 힘이 작용한다.
인간(아담과 하와)은 아래로부터의 오는 힘에 굴복하지만 위로부터 내리는 섭리로 머지 않아 구원 받을 것을 믿고 낙원을 떠난다.
무한한 공간과 시간을 배경으로, 지옥의 처참한 양상과, 광휘(光輝)와 조화로 충만한 천국의 모습이 묘사되어 그 두 극(極)이 지향하는 지구상의 어느 일각에 있는 낙원의 푸른 세계가 선명하게 부각된다.
당시 시력을 상실했던 밀턴은 이 작품에서 독특한 표현과 음악적 효과를 구사하여 독자의 상상력과 신앙에 호소한다.
이 서사시엔 수 많은 성서 구절들이 삽입되어 있고 웬만한 사람은 읽기 어려울 정도로 번거롭게, 그리고 그리스 로마의 고전과 여러 작품들에 대한 인용과 지식이 나열되거나 인용되어 있다.
이 책이 일반 독자들에게 인정받아 성공했다는 것은 흔한 성서의 구절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여러 고전을 끌어들여 적절하게 성경을 해석해주고 설명해주고 이해하도록 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작가는 성서로는 얻을 수 없는 무한한 상상력을 고전을 통해 조명해 주었다.
물론, 유럽이, 그리고 기독교를 종교로 하는 지배세력이 중세 이후 지구 대부분 지역을 점령하고 유럽의 기독교 문화를 강제로 주입했던 것도 빼놓을 수는 없다.
나는 비록 종교에 대해, 기독교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지 않았고 성경이나 관련 서적을 많이 읽은 적도 없다.
종교인과 오랜동안 친분을 쌓은 적도 없기에 그들의 인식세계에 대해 길게 토론해 본 적도 없다. 따라서 이 책만 읽고나서 기독교나 성경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설명하려 하는 천국의 모습이나 지옥의 모습, 악마에 대한 설명, 우주와 세상창조에 대한 이야기 등은 나에게 그다지 설득력은 없었다. 이미 성경 구절이나 이 책에서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많은 표현이나 상상은 성경이 다듬어지기 훨씬 이전에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타난 것들이고 이성과 자연의 역사를 뛰어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경을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기독교인들이 지난 2,000년간 자연에 대해, 다른 종교인들에 대해, 그리고 같은 기독교인들에게 취한 언행들을 보더라도 성경이나 기독교는 단어나 구절이 아니라 사람들이 취하는 언행에서 이미 나에게 정당성이나 신비함을 상실해 버렸다.
일부 존경스러운 종교인들과 신도들을 제외하고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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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