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주제는 외세와 친일파들의 민족 분단 음모에 항거하는 우리 민족과 민중들의 이야기다. 항쟁의 가장 큰 고비 중의 하나였던 4·3 제주 민중 항쟁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루었다.
두 번째 주제는 미국의 개입과 우익 민족주의자들의 방해로 실패한 친일파 처단에 대한 이야기다. 1948년 단독 정권 수립 후 반민특위활동이 좌절되면서 민족 정기는 흐려지고 말았다.
세 번째 주제는 '알려지지 않은 전쟁'인 한국 전쟁 이야기다. 한국전쟁은 민족 분단을 고착화시켰고, 친일파는 친미파의 얼굴로 화려하게 부활하였으며, 미국은 남한에 확실한 반공 군사기지를 구축했고, 남한 내 진보역량은 붕괴되었다.
네 번째 이야기는 전후 이승만 집권 기간 동안을 이야기한다. 이승만 정권은 '썩은 정권'이었고 썩은 정권을 몰아내는 민중항쟁이었던 4·19민주 혁명 이야기가 중심이다.
다섯 번째 주제는 박정희 일당의 군사쿠테타와 1차 군사정권 기간을 이야기한다. 특히 이 시기에 미국과 박정희 일당은 '제2의 한일합방조약'이라 할 수 있는 한일 협정을 체결하여 ‘조선 사람 조심하자’는 교훈을 남겼다. 한일 협정은 일본의 한반도 재침략을 위한 경제적 발판을 마련해 주었고, 일본의 대외 무역수지 흑자에 크게 기여하였다.
여섯 번째 주제는 전태일 열사의 삶과 죽음을 통해서 노동자의 ‘인간 선언’을 이야기한다. 한국전쟁으로 멸절된 노동자들의 주인의식과 노동운동이 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곱 번째는 비록 미국과 박정희의 술수로 판가름났지만, 전후 첫 번째 남북의 약속이라 할 수 있는 '7.4남북 공동 성명'에 대한 이야기다. 박정희 체제는 두 번째 쿠테타로 유신체제를 구축하고 1979년 붕괴될 때까지 국내의 인간적인 모든 말과 행동을 억압하였다.
여덟 번째 주제는 박정희 사후 뒤를 이어 군사쿠테타로 등장한 전두환 일당의 군사독재 음모에 맞선 남녘땅 빛고을(광주)의 항쟁,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이야기다. 미국은 전두환의 군사쿠테타와 광주시민에 대한 학살을 사주하고 보호하였다.
아홉 번째 주제는 전두환 일당에 대한 민중들의 끈질긴 저항과 그 저항이 모여 폭발한 '6월 민주항쟁'을 이야기한다. 6월민중항쟁은 한민족의 역사가 기록된 이래 민중들의 힘으로 권력층을 밀어붙이고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후 쿠테타로 짓밟히지 않은(2013년까지는... 그런데 11월 현재 빨간 불이 켜졌다.) 첫 번째 사례로 평가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1945년부터 1987년까지 남한 역사의 특징은 자주독립의 좌절, 외세에 대한 종속구조 심화, 분단체제의 고착, 친일파 척결의 실패, 민중수탈체제, 억압체제의 지속 등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역사는 민족과 민중에게 부정과 불의를 저지른 범죄자들을 단 한 번도 단죄하지 못했다. 일제의 앞잡이로 독립군과 저항하는 인민들을 때려죽이고 일제에 부역하고 찬양하고 전시동원을 독려하고 집행한 친일파들은 미국과 이승만 등 우익에 의해 살아남았고 기득권자로 군림해 버렸다.
미군정 시기에 수많은 이들에 대한 테러와 살인을 지시하였고, 모든 총선과 대선에서 부정폭력 선거를 자행했으며, 4.3항쟁에서 제주도민을 8만명 가까이 학살하였고, 한국전쟁 시기에 보도연맹으로 20만 명 이상을 국민방위군 사건으로 수만 명을 학살하는 등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던 이승만은 미국의 보호하에 하와이로 도망갔을 뿐이다.
일본군 장교로 독립군을 토벌하였고 변절을 통해 좌익군인이라는 미명하에 고발하여 수백 명의 독립군 군인들을 학살하게 도왔으며 한국에 군사쿠테타라는 내란 사례를 만들고 수많은 애국자와 운동가와 민중들을 죽이고 가두었던 박정희 일당은 자신과 차지철이 김재규에게 저격당하는 것 이외에 어느 누구 하나 법정에 서지 않았다.
전두환 일당마저 극소수만이 잠깐 감옥에 들어갔다 나와서 지금도 떵떵거리고 있다.
최근 70년 동안 이런 역사가 이어져 왔으니 어느 누가 진실과 양심을 말하고 정의와 진리를 따를 것이며 국가와 공동체의 번영에 기꺼이 나서려고 하겠는가?
다만 그 기간 동안 최루탄과 고문과 곤봉과 총칼과 수탈 속에서 폭력과 반공반북 이데올로기에 굴하지 않고 진실과 양심을 말하고 정의와 진리를 내세우며 민주주의 평화통일, 민중의 생존권을 위해 싸워온 수많은 이들의 목숨과 피와 땀이 있었다. 그렇기에 한국이 지금의 수준에 도달한 것이고 나는 그분들에게 감사하다.
[ 2013년 11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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