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표지에 나타나 있는 부제 "융 심리학이 밝히는 내 안의 낯선 나"가 말해 주듯이 저자는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융 연구소]에서 수학한 미국의 정신분석가이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강연자이자 수많은 책의 저자로도 알려져 있다. "융 심리학"이란 19세기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이 창안한 분석심리학을 말한다. 위키백과사전에 들어있는 ’융’을 옮기면,

{ 카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ˈkarl ˈgʊstaf ˈjʊŋ], 1875년 7월 26일 - 1961년 6월 6일)은 스위스의 정신의학자로 분석심리학의 개척자이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가문의 전통을 이어받지 않고 바젤대학교와 취리히대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하여 정신과의사가 되었다. 부르크휠츨리 정신병원에서 일하면서 병원원장이었던 오이겐 블로일러의 연구를 응용해 심리연구를 하기 시작하였으며 이전 연구자들의 시작한 연상검사를 응용하면서 자극어에 대한 단어연상을 연구하였다. 이 연상은 비도덕적이며 금기시되는 성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의식적으로 제외된다. 그는 이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지금은 유명해진 ’콤플렉스’ 라는 단어를 사용해 이에 관련된 학설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또한 프로이트와 함께 정신분석학연구를 하기도 했지만 프로이트의 성욕중심설을 비판하고 독자적으로 연구하여 분석심리학설을 수립하였다. 그는 인간의 내면에는 무의식의 층이 있다고 생각하였고, 개체로 하여금 통일된 전체를 실현하게 하는 자기원형이 있음을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심리피료법을 개발하여 이론화하였고 심리치료를 받는 사람들에게 ’개체화’ 라는 자신의 신화를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더 완전한 인격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 후 취리히 연방과학기술전문대학의 심리학 교수, 바젤대학교의 의학심리학 교수로 재직하였다. 그는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

 이 책은 그녀가 소개,추천한 책이다. 최근 정신적, 육체적 아픔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녀가 읽고싶다고 선물을 부탁하여 그녀에게 한 권 사주면서 나는 별도로 8월 초에 인터넷으로 구매했고 오늘까지 약 4일?나가기가 쉽지 않았지만 차츰 개념이 잡히고 이해도가 높아져 전체적인 맥락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고 나 역시 책 속에서 짧게 어떤 메시지를 보았다. 하지만 그 메시지는 나에게 아직은 불명확하고 약하다. 좀 더 ’융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나를 되돌아보아야 그 메시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난 그동안 개인적으로 심리학에 큰 관심이 없었다(지금은 조금 관심이 생겨남). 프로이트나 융, 기타 심리학자에 대한 개인사나 글도 별 관심이 없었다. 작년부터 한겨레 블로그 중 재미있게 읽기 시작한 "뉴요커"의 "작업가설"을 읽으면서 조금씩 심리학에 관심을 가져왔지만 그러면서도 심리학이라는 분야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편함과 어려움, 거부감과 부적응을 느낀다.

 칼 융은 "나는 선한 사람이 되기 보다 온전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말한 바가 있다 한다. "착하고 바른"은 good이란 단어이지만 사람들은 "온전한" 또는 "전일적"으로 해석하는 whole과 혼동한다. 두 개념은 전혀 차원이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고 다시 말해 whole이 good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good’, ’light’, ’day’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선한 개념으로 인정받고 장려받지만 그 반대인 ’bad’, ’night’, ’darkness’는 부정적이고 퇴보적이고 악한 개념으로 치부한다. 그리고 그러한 요소 중에서 사회로부터, 사람들로부터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인정,수용받지 못하는 모든 요소들은 "그림자"가 되어 인간과 집단의 무의식 속에 잠재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외형적으로는 빛으로 어둠을 몰라낸다고 하겠지만, 실제로 빛을 밝히면 밝힐수록 어두움 또한 깊게 확대된다.  

 "그림자"는 심리의 어두운 측면이라고도 볼 수 있고 신성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온전함과 전일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고 따라서 "빛" 뿐 아니라 "그림자"의 존재와 이유마저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림자’를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제3자에게 투사하게 되며, 그럼으로써 스스로를 불완전하게 만들고 상대방마저 불완전한 길로 인도하게 된다.

 저자는 문명이 발달하면서 집단문화는 우리에게 어떤 특정한 양식에 따라 행동할 것을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우리들의 자아(self)는 자아(ego)와 그림자(shadow)로 분리되었다고 주장한다. 자아와 그림자는 인간 내면의 같은 원천에서 만들어지고 서로 정확한 균형을 이룬다. 빛을 밝히는 것은 곧 그림자를 만드는 것이다. 다른 하나 없이는 서로 존재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림자는 평소에 오랜 기간 동안 인간의 내면과 무의식 속에 숨어 있다가 적절한 때가 되면 인간 밖으로 폭발적으로 터져나온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의 ’그림자’가 내부에서 축적하여 폭발되는 시점이 중년이며, 사람들은 다른 사랑에 빠지거나 이혼을 하거나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그런 그림자의 대표적인 사회적 파괴는 전쟁, 학살, 고문, 학대 등을 나타나게 된다.

 저자는 ’빛’과 ’그림자’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고전과 신화(트리스탄과 이졸데 신화 등), 경전(성경, 도가, 불경 등)을 제시한다. 대표적인 글은 괴테의 <파우스트>이다.그리고 그림자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과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사랑과 영웅화 역시 ’그림자’의 투사로부터 불완전성을 내포하게 되고

 그래서 저자는 우리들이 의식적으로 그림자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빛과 그림자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역설’을 동원할 것을 제시하고 분열된 세계를 치유하기 위해 "만돌라(Mandola)"라는 개념을 꺼내든다. ’만돌라’는 두 대극, 대척점을 화합하는 전형이며 갈등과 이중성에서 벗어나게 하는 우리의 안내자라고 말한다. ’만돌라’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문장일 수도 있고 바흐의 음악일 수도 있으며,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것은 ’종교’이다.

책에서 저자는 '중년의 위기'를 이야기한다. 중년에 이르면 자신의 문화화 과정이 완결되고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쥐어짠 듯한 느낌이 듬과 동시에 '그림자'의 에너지가 어마어마해 진다고 했다. 이것이 폭발력과 파괴력을 가지게 되면 사랑에 빠지거나 이혼을 하거나 직장을 그만두는 파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그럼 나의 2003~2005년도 그런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한 것일까???

 이 책을 읽고 그녀가 사람들의 ’그림자’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나와 그녀 자신의 그림자까지 감싸안을 수 있으면 한다. 그녀에게는 무엇이 ’만돌라’일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