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imist, 편집장 대니얼 프랭클린 Daniel Franklin)가 2007년 12월 발행한 세계대전망을 한국경제신문이 편역한 것이다. 한국 내 출판일이 작년 12월이고 내가 구매한 시기는 지난 3월 초였으니 4개월을 묵혀놓았다가 이제야 읽었으니 두서없이 책을 읽은 결과이다. 앞으로는 책읽기에 대한 조금 진지한 자세와 계획을 가지고 진행해야 한다고 나 자신에게 다짐해 본다.(사실 세계경제전망의 경우, SERI나 기타 몇 개의 경제서적에서 부분적으로 다룬 바 있기 때문에 나중에 확인 차원에서 읽으려고 미루었던 이유도 있었다)

 

 이번에 읽어보니 이 책이 세계경제에 대한 전망이기 보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다루고 있다.(번역자인 한국경제신문은 그 내용중에서 경제분야에 주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책 말미에 한국경제전망을 추가했다) 주로 해당 국가에서 2008년에 주로 다루어질 사안들이나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거나 영향을 미칠 사안들을 중심으로 이코노미스트의 특파원이 기고를 한것을 편집했다고 보면 된다. 경제서적의 경우 경제외적인 요소들이 가볍게 다루는 약점이 있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주는 면이 있다.

 

 평소에 국제적인 사안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던 나로서는 이 책에 나오는 생소한 이름들과 사건들이 흥미롭다. 어차피 경제나 정치, 환경이나 과학기술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이미 글로벌화가 자리잡은 이 지구상에서 자신의 관심분야가 세계적인 정치경제역학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임을 고려할 때, 이 책을 읽은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국제적인 뉴스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신선한 정보와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영국이나 독일 등 그동안 관심 밖이었던 유럽 국가들의 내부 문제와 관심분야, 정치세력의 존재와 갈등구조, 아프리카와 중남미에 대한 정보도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앞으로 천천히 관심을 가져야 하리라...^^

 

 이 책의 집필시점이 2007년 말이고 지금 시점이 2008년 7월 초이니 반 년이 흐른 셈이고 이코노미스트 스스로가 인정하듯이 '전망'이라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고려함에도 이코노미스트가 주안점을 두어 예상한 것들 중 몇몇은 아주 처절하게 틀려버렸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코노미스트는 힐러리 클린턴이 민주당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여러차례 장담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민주당 후보는 버럭 오버마가 차지했다. ㅋㅋㅋ  이코노미스트는 적어도 공화당 후보가 11월 대선에서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니 앞으로 5개월 정도 더 지켜볼 일이다. 버럭 오버마가 민주당 후보로서 힐러리 클린턴과 관계없이 대통령에 당선될 지, 아니면 흑인이자 이민자 출신이기 때문에 공화당의 존 매케인이 대통령이 될 지...

 

 또 하나 이코노미스트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 '석유값(유가)'이다. 이코노미스트와 한국경제신문 모두가 2008년 유가를 70달러 전후라고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가는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한 상태다. 2008년이 아직 6개월 남았으니 하반기에 얼마나 더 떨어질 지에 따라 2008년 평균 유가가 결정되겠지만, 당초 두 편집자 모두 최대 유가 100달러를 생각한 것에 비하여 짧은 시간에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니 이 또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예상과 틀린 결과는 나 개인은 물론, 주변 사람, 한국 내 이해관계자, 그리고 석유가 나지 않는 세계 모든 국가와 시민들에게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 책의 편집자인 대니얼 프랭클린은 전세계에서 2008년의 큰 물줄기를 이룰 사안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와 베이징 하계올림픽이라는 이벤트를 꼽고 있다. 그리고 두번째 관심이 집중될 분야로 기후변화를 꼽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지정학적 위기(미국과 이란, 중국과 타이완) 역시 중요한 문제로 삼고 있다.

 

 책은 [Part 1] 2008년 세계 전망에서 중국의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한 동향, 대선을 1년 앞둔 미국의 움직임, 미국과 이란의 핵을 둘러싼 갈등, 기후변화를 둘러싼 세계 각국과 환경단체의 움직임, 세계적인 보수와 진보사상의 대립 추세을 소챕터로 다루고 있고 [Part 2]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전망에서 미국, 영국, 유럽, 중동/아프리카, 중국 스페셜, 아시아(한국관련 내용은 없음), 중남미, 국제적인 관심사를 다루고 있으며, [Part 3] 급변하는 경제환경에서 비지니스, 금융, 과학분야를 다루고 2008년 세계 각국의 주요 지표를 제시한다. [Part 4] 2008년 한국경제전망은 한국경제신문이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은 2008년 1월 이 책을 1판 2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연말연초 들어 이명박정부의 인수위원회는 남북정상회담을 폐기 or 무시하고 공공연하게 적대적인 대북정책을 장담했음에도 어정쩡한 태도와 전망을 제시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참!!! 이 책에서 전망하는 한반도의 위기 수준은 낮은 편이다. 유럽연합이 2008년 정치적으로 위험하다고 예상하는 지역에 대한 평가에서 북한의 '최저수준'으로, 남한은 '저수준'으로 평가했다. 중간수준과 고수준에 이어 최고수준에 해당하는 국가는 라오스와 미얀마, 필리핀, 파푸야 뉴기니, 이라크,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탄, 차드,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기니, 베네주엘라, 콰테말라 등이다.

 

끝...

이코노미스트세계대전망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