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이 책은 어떤 한 사람 때문에 구입했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이번에 읽었다. 난 그다지 이런 식의 ’처세술’이나 재미나 교훈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전쟁’이나 ’전략’ 관련 문제에 관심이 많지 않다. 한 때는 사람들과 인간의 전쟁과 관련한 영화나 TV, 삼국지나 세계대전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내가 "일요일 KBS TV에서 방영하는 <동물의 왕국>하고 인간의 전쟁하고 크게 다를 게 있나?"라고 말한 적도 있다. 난 인간이 전쟁과 같은 광기에 사로잡힐 때에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원시조상인 동물들의 본능이나 대응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 나에게 2007년 ’전략’이니 ’전쟁’이니 ’모략’이니 ’배신’이니 하는 상념고 고민을 안겨준 사람이 있다. 무려 23년전부터 알던 사람이었다. 난 2007년 하반기와 올해 내내 ’그 사람이 왜 그랬을까’라는 생각과 ’왜 내가 몰랐을까’라는 생각으로 한 때는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예전부터 ’전쟁’을 좋아하고 ’전략전술’을 입에 달고 살았다는 기억에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사람의 머리 속에 무엇인 들어있는지 궁금했고 내가 무엇을 몰랐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내가 앞으로 굳이 그 사람처럼 살고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지 않아도 난 내 인생을 재미있고 충족하게 살 자신감이 있다. 그렇지만 다시는 그런 부류의 사람에게 그렇게 당하지 않으려면 그런 부류의 사람들의 음모, 사고방식, 행동패턴과 을 알고 싶었다. 620쪽에 달하는 책의 분량은 적지 않은 나의 독서시간을 할애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나름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한다. 이미 <유혹의 기술>, <권력을 경영하는 48 법칙>이라는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고 주로 이런 권력이니 전쟁인 처세에 관한 책을 발간하는 작가다. 일부 평론가들은 작가와 이 책에게 ’마키아밸리의 부활’, ’제2의 손자병법’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지만, 난 마키아밸리나 손자가 집필한 책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먼저 620쪽에 달하는 분량, 5부로 구성된 편집(자기준비의 기술, 조직의 기술, 방어의 기술, 공격의 기술, 모략의 기술), ’승리하는와 비지니스와 인생을 위한 33가지 전략’, 과거 명성을 날린 수많은 전략가, 정치인들과 장군들, 기업가와 스포츠맨의 각종 사레를 동원하여 작가는 독자들이 살벌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인생과 비지니스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알리고자 한다. 아마 서양역사와 전쟁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작가가 거의 모든 과거 영웅(?)들의 이야기와 사례를 다루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작가는 나폴레옹 보라파르트와 율리시즈 카이사르, 손자, 미야모토 무사시, 메테르니히를 아주 선호한다.

저자의 장점은 책 속에서 나름대로 자신만의 고유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다. 저자는 ’전쟁’과 ’전략’만을 다루려고 하기 때문에 저자 입장에서는 누구도 ’선’이나 ’악’이 아니다. 그저 저자는 역사상 존재했던 유명한 이해당사자들이 각자의 ’생존’과 ’이해관계’를 위하여 ’전쟁’과 ’외교’를 동원하는 과정과 결과에 집중하고 있다. 그것은 저자가 인간의 삶과 인간의 역사를 ’경쟁’과 ’전쟁’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무리 인류가 발전하여 ’공정’, ’평화’, ’협조’라는 현대가치를 중심으로 삼고 있다 하더라도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공격성’과 ’폭력의 본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강조하고 또 아무리 인류의 대다수가 공정하고 평화를 원한다 하더라도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는 소수의 다른 사람, 즉 공격과 투쟁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며 인간들 사이의 이해관계에서 발생하는 충돌이 인간의 공격성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결국 저자는 현대사회는 조직, 사회, 국가, 비지니스 전 분야에서 일상적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을 인정하고 인식하여 자신의 전략과 기술을 터득하는 사람은 살아남고 이득을 취할 수 있으며 그 반대의 사람은 도태되고 가난하고 무력해진다는 것이다.

저자의 시각을 긍정적으로 보면, 전쟁은 인간관계에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이자 갈등의 최고봉이다. 저자가 인간관계를 다루는 소재로 전쟁을 택한 것은 그만큼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로 볼 수도 있다. 사회의 어떤 조직이나 공식적인 명령 체계를 갉아 먹는 정치 조직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또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희생시키거나, 조직을 이용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말과 행동이 다른 파렴치한들이 난무한다. 아부도 능력으로 치장하는 기회주의자들이 있는가 하면, 상대방을 음해하거나 상관의 명령을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 조직 사회의 암적인 존재들과 우리는 매일같이 부대끼면서 생활한다. 사실 적과 동지를 구별하는 것 조차도 무의미하다. 적과 동지는 시시각각 변하기 마련이며, 적이면서 동시에 동지인 경우가 오히려 더 자연스러울 정도로 상대는 자신의 정체성을 들어내지 않는다. 이에 우리는 한시도 적들을 찾아 내고,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 저자가 사람과 세상과 상황을 바라보는 인식의 기본적인 토대는 긍정적이다. 저자는 있는 그대? 조건은 동일하지 않으며, 말보다 행동을 보고 사람을 판단할 것을 주문하고 개인의 가장 핵심적인 무기는 자기자신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난 큰 틀에서 저자의 배경인식과 구조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인간이 내면 속에서 ’공격성’과 ’폭력성’이 잠재되어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한 열망도 함께한다고 본다. 즉, 인간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 개개인이나 집단이 처한 상황이나 상대방과의 관계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전쟁’이냐 ’평화’냐, ’분쟁’이냐 ’타협’이냐, ’이성’이냐 ’광기’냐가 결정된다고 본다. 그것은 나 스스로가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아도 인정할 수 있다. 나도 가끔은 미치고 싶고 누군가를 증오하고 공격성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터져나오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은 소수의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즉, 언젠가부터 늘 공격적이고 음모적이고 극도로 이기적인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인류역사의 ’전쟁’은 현대의 도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정당하지 않은 욕심’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나폴레옹이나 카이사르, 루즈벨트나 처칠이 소위 ’영웅’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개인적, 혹은 집단적인 욕심과 욕망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유도하고 동참했으며 결국 그 ’영웅’이란 개념은 ’승리자’에 다름 아니다. 히틀러가 세계대전에서 승리하여 21세기를 맞이했다면 히틀러가 ’영웅’이고 처칠이나 루즈벨트는 ’광기’에 사로잡힌 독재자가 되었을테니...

그리고 이 책은 제목이 ’전략’인데, 내용은 다분히 ’기술’이다.

또 그래도 이 책에서 배울점은 많다. 굳이 공격할 마음이 없더라도 공격하는 자들의 사고와 언행을 살펴서 방어하고 대처할 수 있으니...

그래도 저자의 노력이 깃들어 있는 ’33가지 기술’을 소개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책의 소제목만으로도 내용을 알 수 있으니...

PART 1 자기준비의 기술

Srategy 1 적이 누군인지를 명확히 하라 : 동지와 적

Srategy 2 과거의 방식으로 싸우지 마라 : 혁신자들의 전쟁법

Srategy 3 평정심을 잃지 마라 : 리더의 정신력

Srategy 4 절체정명의 순간으로 자신을 밀어넣어라 : 배수진

PART 2 조직의 기술

Srategy 5 자신만의 지휘계통을 확립하라 : 자기사람 만들기

Srategy 6 스스로 작전을 수행하게 하라 : 재량권 부여 방법

Srategy 7 대의명분을 항상 심어주어라 : 동기 부여와 사기 진작

PART 3 방어의 기술

Srategy 8 참여할 전투를 신중하게 선택하라 : 경제성의 원칙

Srategy 9 상대방을 조급하라 만들어라 : 반격의 기술

Srategy 10 위협적인 존재임을 과시하라 : 전쟁 억지와 경고

Srategy 11 싸우지 말아야 할 때를 파악하라 : 작전상 후퇴의 방법

PART 4 공격의 기술

Srategy 12 전투는 패배해도 전쟁에서는 이겨라 : 대(大)전략의 눈

Srategy 13 적장의 심리를 파악하라 : 정보전과 심리전

Srategy 14 상대보다 빠르게 판단하고 움직여라 : 기습 전략

Srategy 15 역학 관계를 통제하라 : 상황 장악의 방법

Srategy 16 아프로 약한 부위를 집중 공격하라 : 핵심 공략법

Srategy 17 철저하게 각개 격파하라 : 분할공격술

Srategy 18 위회하여 공격하라 : 측면공격 전략

Srategy 19 포위하려 압박하라 : 저항 심리의 무장해제

Srategy 20 책략으로 상대의 힘을 약화시킨 후 공격하라 : 공격의 경제성

Srategy 21 협상 중에도 진격을 멈추지 마라 : 협상과 외교전

Srategy 22 전쟁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계획하라 : 마무리의 노하우

PART 5 모략의 기술

Srategy 23 사실과 거짓을 섞은 정보를 유포하라 : 정보의 왜곡

Srategy 24 상대의 기대와 에상을 뒤엎어라 : 예측 불가능의 위험감

Srategy 25 도덕적 우위를 점하라 : 정의의 사도전략

Srategy 26 표적을 제공하지 마라 : 게릴라들의 전쟁법

Srategy 27 타인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보여라 : 동맹의 기술

Srategy 28 상대를 자멸로 이끌 심리적 계책을 이용하라 : 한발 앞선 수 읽기

Srategy 29 야금야금 갉아먹어라 : 기정사실의 힘

Srategy 30 적의 마인드에 침투하라 : 커뮤니케이션 기술

Srategy 31 내부에 들어가 파괴하라 : 후방 교란

Srategy 32 복종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조종하라 : 숨어서 공격하기

Srategy 33 공포와 불확실성을 유포하라 : 테러와 혼란

끝...

< 참고로 책 속의 몇가지 대목을 첨부한다 >

- 과거의 방식으로 싸우지 마라
명심하라. 위대한 장수와 창의적인 전략가가 돋보이는 이유는 그들이 지식이 많아서가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는 선입견을 떨쳐 버리고 당면한 순간에 온 신경을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창의력을 점화하고 행운을 거머쥐는 방법이다. 지식과 경험,이론에는 한계가 있다. 미리 아무리 많은 생각을 하더라도 어느 순간에 발생하는 무한한 가능성과 인생의 혼돈에는 완벽하게 대비할 수 없다. 위대한 전쟁 철학자 카를 폰클라우제비츠는 이것을 「마찰(friction)」이라 불렀다. 우리가 세우는 계획과 실제 일어나는 일의 차이를 일컫는 말이다. 마찰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우리의 정신은 변화를 따라잡고 예측하지 못한 것에 적응해야만 한다. 변화하는 상황에 우리의 생각을 적응시키면 시킬수록, 그 상황에 대한 우리의 반응도 더욱 현실적으로 변한다. 이전에 소화했던 이론과 과거의 경험에서 헤어나지 못할수록 우리의 반응도 부적절하고 자기 기만적으로 변한다. 정신을 강이라고 생각해보라.강은 빠르게 흐를수록 현재의 순간을 더 잘 따라잡고 변화에 더욱 잘 대응한다. 빨리 흐를수록, 스스로 더 새로워지며 에너지 또한 더 커진다. 망상에 사로잡힌 생각들, 과거의 경험들(실패든 성공이든), 그리고 이전에 품었던 관념들은 강 밑바닥에 깔린 암석이나 진흙처럼 자리를 틀고 굳어가고 쌓여 간다. 강물은 흐름을 멈춘다. 물은 고이면 썩기 시작한다. 당신은 이러한 성향에 대해 끊임없이 전쟁을 벌여야 한다. - 52쪽~53쪽 중에서 -

- 자기만의 지휘계통을 확립하라
당신이 리더십을 행사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먼저 무슨 일이 있어도 명령의 통일성을 지켜야 한다. 당신이 고삐를 틀어쥐어라. 가장 중요한 전략적 비전은 반드시 당신에게서 나와야 한다. 하지만 의도를 드러내서는 안 된다.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되, 집단이 당신의 결정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해야 한다. 그들의 조언을 구하고 훌륭한 아이디어는 통합하고, 나쁜 아이디어를 낼 때는 공손하게 변형을 가하라. 필요하다면 전략에 약간의 표면적인 변화를 가해 집단 내의 불안한 정치세력들을 다독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비전만큼은 끝까지 신뢰해야 한다. 집단적 의사결정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효과적인 리더십의 첫 번째 규칙은 당신이 확립한 명령의 통일성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 110쪽~111쪽 중에서 -

- 시작으로서의 끝
어떤 모험에서든 당신이 승리나 패배 혹은 성공과 실패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면, 그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당신의 지성은 앞을 내다보기보다 어느 시점에 멈추게 된다. 감정이 그 순간을 지배한다. 승리하면 잘났다는 듯이 의기양양하고, 패배하면 낙담과 비통이 온몸을 휘감는다. 당신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인생에 대한 유연하고 전략적인 시각이다. 진정한 끝은 어디에도 없다. 당신이 어떤 일을 어떤 식으로 결말 짓는가에 따라 당신의 다음 행보가 영향을 받거나 더 나아가 아예 결정되어 버린다. 어떤 승리는 차라리 패배만도 못하다. 아무런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떤 패배는 승리보다 낫다. 일종의 각성이나 교훈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유연한 사고방식은 결말의 질과 분위기에 더 큰 전략적 무게를 두게 만든다. 이를 통해 당신은 승리했을 때 상대방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이 더 좋을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섬으로써 적대관계를 동맹관계로 바꾸거나 상대방의 호의를 자극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어떤 승리나 패배도 순간적인 현상에 불과하며 진짜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것을 통해 무! 昰 얻는가 이다. 이 사실을 이해하면 삶에서 반드시 따르게 마련인 수천번의 투쟁 속에서도 우리는 휠 씬 수월하게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단 한 가지 진실한 종말은 죽음뿐이다. 그 외에 다른 것은 모두 과도기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414쪽 중에서 -

전쟁의기술, 로버트그린, 적, 방어, 모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