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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7년 12월 경 수학에 대한 교양을 쌓기 위해 구했다가 책의 30% 정도를 읽고 중단한 적이 있다. 아무래도 미적분학 이전의 일반 수학에 대한 개념과 수학사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이는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동안 4개월 정도 여러 종류의 수학사책과 낮은 수준의 수학일반도서, 그리고 수학의 성격과 성질에 대한 책(’수, 과학의 언어’, ’수학의 확실성’ 등), 정수론, 허수, 수열, 기수법과 같은 개별 분야와 미적분 이전에 발달한 수학분야에 대해 읽고 난 후 이 책을 읽었을 때 비로소 부담없이 이해할 수 있었다.

’미적분학(Calculus)’은 수학의 한 분야이다. 그리고 이 미적분학은 현대에 와서 모든 인문과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과 공학, 그리고 비지니스와 각종 첨단부야에서 인간이 사실을 분석하고 예측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로 자리잡은 상태다. 수학사를 보면 이 미적분학이 중세까지만 해도 초등 수준에 머물러 있던 수학을 고등 수준으로 바꾸어 놓았다. 미적분학은 어떤 곡선의 접선이나 넓이 그리고 부피의 문제를 푸는 열쇠였으며 무한급수와 관련된 문제의 기본 개념이었다. 아울러 종전의 유한수학을 무한수학으로 탈바꿈시킨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미적분학의 응용분야는 광대하다. 물리학에서는 모든 운동(포물선, 낙하운동 등)에서 거리와 시간의 관계와 밀도, 전류, 힘, 온도변화율, 화학에서 두 물질의 화학반응율이나 기체의 압축율, 생물학에서 혈액의 속도와 혈압, 개체군의 성장율, 각종 의학기계나 기구의 자료분석, 경제학에서 한계비용, 한계이익, 수요함수, 소득함수, 이익함수의 최대와 최소, 지질학에서 용암의 냉각비율, 공학에서는 댐의 물이 흐르는 비율, 지리학에서는 도시가 팽창함에 따른 도시 인구밀도에 대한 변화율, 기상학에서 높이에 대한 대기압의 변화율, 그 외에도 심리학의 성취 호전율, 사회학의 유언비어 확산율 등에 이용한다.

수학을 포함한 과학에서 새로운 이론을 세우는 것을 보통 ’발견’이라고 한다. 그러나 미적분의 새로운 이론이 발견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것을 ’발명’이라 일컬어 찬사를 보냈다. 그만큼 미적분이 학문과 실용 전분야에서 엄청난 영향을 끼친 것이다.

그리고 미적분학의 ’발명자’는 일반적으로 뉴턴과 라이프니츠로 알려져있고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그 두 사람 사이에 미분을 둘러싼 우선권 분쟁이 있었음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현대식 표현을 빌리면 ’지적 재산권’ 분쟁을...

저자는 성대 수학과 박사를 취득하고 미국 와이오밍주립대학에서 박사후과정을 마쳤고 방문교수까지 역임했다. 현재는 한서대학교 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수학의 대중화를 위해 다수의 수학교양서를 출간했다. 이 책의 경우 중세시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미적분의 탄생과 발전과정, 당시 수학자들의 업적과 사고방식을 조사해야 하는 방대하고 어려운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훌륭히 책을 완성하였다. 한국 내 수학교양서 작가들 중 드물게 번역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연구하여 발간하는 열의를 가지고 있는 작가이다. 특히 당시 수학자들이 서로 주고받았던 편지와 같은 역사적으로 확실한 문헌들을 과감하게 인용하여 독자가 당시 수학자들의 생각과 느낌, 서로간의 관계 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미적분학을 둘러싼 수학계의 두 거장, 즉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우선권 논쟁, 그리고 영국과 유럽대륙의 수학계의 갈등을 세심하고 자세하게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의 흥미를 유도하고자 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독자들, 즉 고등학교를 졸업한 수준의 독자들이 이 책을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미적분학은 공과대학을 졸업한 직장인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이다. 비록 저자가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미적분 공식을 최소화시켰지만, 미적분과 관련한 각종 개념 - 구적법, 극대와 극소, 극소량계산법, 극소량해석학, 극한, 급수법, 유율, 불가분량, 무한소, 미소삼각형, 변환정리, 사이클로이드, 이항정리, 제니텀, 최단강하선, 해석기하학 등 - 과 책 속에 등장하는 수 많은 수학자들의 이름과 그들의 관계, 논쟁점과 차이점을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발견된 적분은 어떤 넓이나 부피, 호의 길이 등을 구하는 것과 관련한 합(合, Sum)의 과정에서 나타났고 그보다 늦게 등장한 미분은 곡선의 접선에 관한 문제와 함수의 최대값과 최소값을 구하는 문제, 그리고 극한의 개념에서 출발했다. 미분과 적분은 각기 독립적으로 발전하다가 19세기가 되면서 서로 역연산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늘날 뉴턴의 유율론을 이론적 배경으로 라이프니츠의 기호를 사용함으로써 두 거장을 공평하게 대우하고 있다.

미적분의 발명은 두 사람이 ’無’에서 발명한 것은 아니다. 그 이전에 미적분학의 태동을 알리는 개념이 17세기까지 위대학 수학자들에 의하여 연구되어 왔다. 대표적인 인물로 케플러, 데카르트, 카발리에리, 페르마, 파스칼, 그레고리, 로베르발, 호이겐스, 배로, 윌리스 등이다.

미적분학에 대한 우선권 논쟁이 있던 중세, 즉 17세기 후반과 18세기 초반 서구 수학은 수학발전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기로서 새롭고 다양한 분야들의 문이 열린 때였다.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각각 독립적으로 미적분을 발명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18세기에 베르누이 형제, 오일러, 달랑베르, 라그랑주, 그리고 라플라스와 그 밖의 많은 수학자들이 연구를 지속했다. 이들은 미적분학의 많은 성질을 발견하고 발전시켜 새로운 분야인 상미분방정식, 편비분방정식, 미분기하학, 변분학, 무한급수, 복소함수 등을 개척하였다.

이 책의 제목인 ’우선권 분쟁’의 주요 원인과 결과는 무엇일까?

실제 미적분학을 먼저 발견하고 이론을 세운 사람은 뉴턴이었다. 하지만 뉴턴은 자신이 발견하여 정립한 미적분학(유율법)을 주변의 일부 지인들을 제외하고는 20년이 넘도록 학계와 외부에 발표하지 않았다. 만일 뉴턴이 자신의 수학적 발견을 일찍 발표했다면 미분 논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누가 먼저 미적분학을 발명했는가에 대한 논쟁을 일으킨 1차 책임은 뉴턴에게 있다. 라이프니츠는 시기적으로 뉴턴보다 늦게 미분 개념을 발견하고 정립했지만 즉시 외부에 발표하여 학계에 인정받았고 라이프니츠의 기호와 공식은 뉴턴의 그것보다 우수하였다. 논쟁의 또 다른 원인은 라이프니츠의 천재성에 있다. 그의 수학 연구가 너무 빠르게 진전되어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끝...

뉴턴, 라이프니츠, 미적분학, 유율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