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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며 위상수학과 수론이 전공이다. 저자는 "수학과 관련된 훈련을 받은 적 없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수학에 관해 거의 생각하지 않고 살아 왔지만, 수학적 상상력을 경험해 보고 싶고 그러한 경험을 시구(詩句)를 읽고 이해하는 데 쓰이는 상상력과 비교해 보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썼다고 한다. 책의 제목대로 수학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인간의 상상력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함을 보여주는 허수(虛數)를 이해하는데 시(詩)라는 문학을 동원하여 자연과학과 문학의 ’상상력’을 비교해 보여주고자 한다.

15세기 후반 수학자 니콜라스 슈케(Nichlas Chuquet)가 처음 발견하였지만 인정하지 않았던 허수는 수학세계에서는 기이한 매력을 가진 수로, 이를 처음 발견한 이탈리아 수학자들은 처음에 이 수를 ’불가능한 수’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허수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만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 알려진 수들 - 자연수, 정수, 유리수, 무리수, 실수 등 - 은 수직선이나 좌표평면 위에 표현할 수 있었지만, 음수의 제곱근인 허수를 시각화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당시의 수학자들에게 눈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은 현실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였으며, 그리하여 이 괴상한 제곱근에는 상상의 수(Imaginary Numbers), 곧 허수(虛數)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실 虛數라는 한국어 표기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다.(이 책이나 다른 책에서 아직 발견하지 못했음) 허수의 ’허’자는 한자로 ’虛’, 즉 우리말 의미는 ’빌 허’는 ’비어있다’, ’헛되다’, ’공허하다’를 뜻하기 때문에 영어 Imaginary의 우리말 뜻인 ’상상(想像)하다’와는 다르다. 우리말식 수학 용어 중에 ’상수(常數)’가 있기 때문에 의역하는 과정에서 ’허수’라고 표현했을 수도 있다. 중국어나 일본어에서 건너왔을 수도 있으니 최초의 한자어 선택에 대한 이유를 현재로서는 알길이 없다.

저자는 이 가상의 수가 ’상상력’과 수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유용한 수학적 개념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책 속에서 조명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허수를 처음 직면했던 르네상스 시대 수학자들의 당혹스러움을 살펴보고 허수를 시각화하는 놀라운 방법들을 소개한다.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얼핏 수학자들이 허수의 개념과 의미를 인정하고 적용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16세기에 발견되고 분석되기 시작한 허수는 그로부터 300년이 지나서야, 300년간 여러 수학자들의 노력과 도전 끝에 수학계에게 인정받게 된다. 처음 허수를 발견한 수학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고 비난받았다. 지롤라모 카르다노(Girolamo Cardano)는 허수를 "양의 정수도 아니고 음의 정수도 아닌 제3의 난해한 수"라고 하였고 16세기 다른 수학자들은 "궤변적인 음수(sophistic negatives)"라고 했다. 하지만 수학자들은 3차 방정식 및 4차 방정식 등 수학 계산에서 그러한 ’상상의 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17세기 초에 토머스 해리엇(Thomas Harriot)은 허수를 ’지성적인 제곱근’ 또는 ’지성의 제곱근’으로 불렀고 개중에는 오늘날처럼 허수를 ’허근(imaginary roots)’으로 부르는 학자도 있었다. 라파엘 봄벨리(Rafael Bombelli)는 ’현실성이 없는 궤변적인 해’로 불렀다.

18세기 들어 아브라함 드무아브르(Abraham De Moivre)를 시작으로 존 윌리스(John Willis), 카스파르 베셀(Caspar Wessel), 아르강(Jean-Robert Argand), 프랑세(J. F. Francais) 등을 통하여 허수를 방정식의 근과 ’각의 분할 방법’으로 인정,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실수와 허수를 통합한 "복소수" 개념과 기하학적 표현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수학자들은 ’복소수’를 좌표기하학과 연결되어 ’복소평면’과 ’복소기하학’으로 확장시키기 시작하였다.

19세기가 되어서도 초기에는 수학자 코시(A. L. Cauchy)는 허수를 ’상상의 이론’임을 강조하기도 했고 오거스터스 드모르간(Augustus De Morgan)은 ’불가능한 수’라고 불렀다.

그리고 저자가 수학적 상상력에 대해 독자들을 납득시키고 이해시키기 위해 여러 시와 문학의 상상력에 대해 설명하고 분석하고 적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책 속 여기저기에서 묻어나 있다. 하지만 난 독자로서 저자의 의도만큼 시와 문학의 상상력을 수학적 상상력과 쉽게 대응시키거나 수긍하기가 쉽지 않다. 내가 시나 문학에 대해 문외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영문권 문화나 역사적 배경이 부족하기 때문에, 또 영문시를 번역하여 옮겨놓았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저자의 의도가 태평양을 건너와서 나라는 독자에게 제대로 다가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의 의도인 "시인의 마음으로 수학적 상상력의 볼 수"는 없었지만 저자의 자세하고 적절한 설명으로 허수가 수학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과 상상력, 그리고 ’발상의 전환’을 이해할 수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