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작가가 이혼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나기는 했지만 실제로 작가가 세번이나 이혼한 것은 이 소설을 모두 읽고나서 말미에 있는 ’작가의 말’을 통해서 알았다. 즉, 이 소설은 작가의 실제 경험을 통해서 창착해낸 작품이라는 의미다.  한국의 이혼율이 30% 전후나 된다는 것을 어렴풋이 기사에서 보았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 중 이혼한 사람은 나 말고는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한 다리, 두 다리를 건너게 되면 결국 비슷한 통계분포를 보이겠지...

 

 더군다나 이혼한 가족, 그 중에서도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것도 세번이나 이혼을 경험한 엄마를 둔 딸의 시각에서 소설을 엮어나갔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동질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여성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가 어려울 뿐더러 18~19세의 여학생의 고민과 시각을 알 수가 없으리라...

 

 작가는 본인 스스로의 경험, 그것도 세 번이나 이혼하면서 겪었을 경험을 소설 속에 담아냈다. 아무려면 세 번이나 결혼했다는 것은, 그리고 결혼할 때마다 매번 아이를 하나씩 낳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도 당사자가 상대방을 사랑했기 때문에 결혼했을 것이고 결혼하기 전과 결혼 한 이후 얼마간은 부부관계에서, 가족 속에서 사랑과 행복을 느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생각하다. 그리고 두번 째 결혼부터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다짐했을 것이고 아이를 함께 낳으면서 ’죽을 때까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각오와 희망을 품었을 것을 생각하면 소설 속 주인공의 엄마든, 작가든 대단히 열정적이고 강한 성격이리라... 나름 세상을 열심히 살아보려고 발버둥친 흔적이라는 평가도 가능할 것 같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10대 소녀의 아픔과 성장과정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그리고 그 소녀가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겪어야 할 고민과 고통과 갈등과 감정을 ’이혼가정’이라는 틀을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결국 작가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결국 ’어른’으로 가는 길이고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작가는 여자들이 각자가 처한 현실 속에서, 어려운 조건에서, 힘든 일상에서 어떻게 구체적인 상황이나 사건에서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어떻게 순간순간을 대처하고 반응하는지, 사후에 어떻게 되새기는지, 여자들끼리 어떻게 문제를 대하고 이해하고 풀어가는지 세밀하고 담담하게 풀어주고 있다. 아마 여자들의 의식세계나 대화법이 궁금한 사람에게 제법 도움이 될 것도 같다.

 

 또한 사회가 일반적으로 아무런 개념이나 의미없이 사용하는 표현, 즉 ’결손가정’이라는 말이 당사자들에게 어떤 상처를 입히게 되는지 보여줌과 동시에 형식은 ’결손가정’이 아니지만 내용적으로 ’결손가정’인 수많은 일반 가족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기도 한다.

 

 결정적으로 ’결손가정’이나 ’이혼’ 여부를 떠나서 가족 내에서 부부,부모들이 문제를 대하고 갈등하고 처리해나가는 모습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로 가슴에 새겨지고 오년이나 십년, 경우에 따라서는 수 십년 동안 아이들의 잠재의식 속에 불행과 의욕상실과 고독과 상실의 감정으로 남아있게 되는지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경고하기도 한다.

 

 남자, 여자를 떠나서 스스로 자신이 행복할 때만이 상대방이나 타인이나 세상이 행복하게 보이는 것이고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자신의 ’행복’(이기적이거나 이타적이 아닌)을 추구하는 것만이 가족과 이웃과 사회의 평화와 행복도 가능하다는 진리를 되새겨 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