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소설이지만 철학이나 인문서적에 가깝다. 이 지구상 어느 누구도 세상에 한 번 태어나는 것이고 자신이 태어난 세상에서 자신만의 존재의의와 삶의 가치를 추구하게 되면 누구에게나 닥치는 ’존재의 이유’와 ’삶의 질서’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고 자신의 삶이 어렵고 지칠수록 그러한 고민의 깊이는 더해갈 것이다.

 작자 역시 제3세계에서 태어나 제3세계 국민들이 그렇듯 힘들고 고된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거치면서 자랐다. 저자는 일반적인 3세계 국민들보다 더 힘든 삶, 즉 정신병원을 들락거리고 군사정권에 잡혀가서 인신구속과 고문을 당하면서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삶의 이유와 방향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이 뒤따랐을 것이다. 작가는 그러한 자신의 고통을 순례여행과 타인의 삶에 대한 성찰, 그리고 우주와 지구의 구조와 법칙에서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승화시키고 소설을 창작하면서 완성시킨 것이다.

 ’연금술사’는 말 그대로 ’연금술’을 다루기도 했지만 정작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삶’이다. 사는 것은 무엇이고 어떤 우주질서와 자연질서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것이며 그 속에서 인간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어떻게 주어진 조건과 환경을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제언이다. 작가는 주인공을 통하여 자신이 걸어갔던 인생을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터득한 존재와 삶의 이유와 살아가는 자세와 태도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이 처음 발간된 것이 1988년이니 아마도 전 세계 문학자와 일반인들에게 큰 감명과 교훈을 주었으리라. 그 당시의 세계는 미국 중심주의와 자본주의의 세계화, 그리고 다국적 자본에 의한 제3세계 수탈과 지구의 1/2이 넘는 독재정권으로 인하여 수많은 지구인들이 고통받던 시기이고 ’어떻게 세상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화두가 넘쳐나는 시기였기 때문에 소위 ’좌익’과 ’우익’,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등 흑백논리가 판을 치고 있었고 ’황금만능주의’가 제3세계에 몰아치기 시작했을텐데 그런 시류와 물결이 못내 부담스럽고 거부하고 싶었던 세계 수많은 지성인들이 작가의 ’연금술사’를 읽으면서 자신이 살아가는데 힘과 의미를 깨닫는 데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그 때 그 때를 고민하고 두려워하기보다 ’우주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각자에게 의미있는 ’표지’를 알아보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것으로도 삶의 자세와 태도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왜 사는 지 고민하는 사람일 경우에는 ’자아의 신화’를 이해하고 좇아서 살아가는 것이 조금은 추상적이고 공허한 ’성공’이나 ’행복’보다 나으리라.

 작가는 책 안에 말 그대로 ’핵심적이고 보편적인 지혜와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담아 두었으면서도 결코 어렵지 않고 마치 동화처럼 술술 읽도록 이야기를 전개하여 자신의 꿈에, 운명에, 영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무려 전 세계의 3,500만명의 독자들이 ’연금술사’를 읽고 서로 추천하고 인정받지 않았나 싶다...

 참고로 나로서는 스페인의 양치기 소년과 전원풍경, 지중해의 기후와 문화, 북아프리카와 아랍세계에 대한 이해부족, 사막에 대한 무경험, 이슬람에 대한 무지, 피라미드의 의미, ’연금술’에 대한 무지, 지중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 등 소설 속에 흐르는 문화적, 지리적,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 부족한 상황에서 열광하는 독자들만큼의 강렬함은 느끼지 못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