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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의 < 노동의 종말, The End of Work >, 1996. 3.(2009. 10 개정), 398쪽, 도서출판 민음사

과학발전으로 인한 기업의 생산성 향상의 끝은 어디인가?

이 책은 그 끝이 ’노동의 종말’이고 ’노동의 종말’은 파국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저자는 그에 대한 대안을 모색한다.

- 자동화와 정보화가 시작된 1980년대 이후 미국은 항구적인 실업에 직면해 있다. 물론, 생산성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 실업은 제조업 뿐 아니라 서비스업까지 전 업종에 걸쳐 확대될 것이다.

- 21세기 상반기 내에 생명공학에 의한 농업의 발전은 제3세계에서까지 대량 실업을 가져올 것이다.

- 단기적으로 살아남을 직업은 자본가, 기업가, 과학자, 기술자, 프로그래머, 전문직, 교육자, 컨설턴트 정도에 불과하다.

- 21세기 내에 세계 전체의 재화를 생산하는데 있어 현재 세계 노동력의 2%만 필요하게 된다.-

저자는 "생산성 향상 -> 고용 증가"라는 고전 경제학 이론이 현재 전혀 맞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제 3의 산업혁명이 - 제1차는 증기기관과 전기의 발명, 제2차는 포드적 시스템 - 초래하고 있는 자동화에 의한 생산성의 향상은 자본가들의 부의 축적은 가능하지만 노동자에게 혜택을 주는 시스템과는 전혀 반대로 노동자의 종말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저자는 각종의 통계를 보여주면서 포드적 시스템에 의해서 움직였던 거대한 기계에 의지하던 자본이, 이제는 정보화에 의지한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서 실질적으로 공장 내에서 노동의 종말을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을 하고있다. 간단히 언급하자면, 노동자가 컴퓨터에 의한 자동화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것. 물론 자본가는 부를 축적하고...

소위 21세기 ’지식경영’이라는 것이 정보를 독점한 소수의 지식노동자와 이러한 지식노동자가 봉사하고 있는 자본가들을 제외한 다수의 노동자들이, 정보화로 인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 바로 우리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현실이라는 것. 즉 지식 경영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고용이라는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먼 "고용 없는 성장"의 원인이 된다. 현재의 추세라면, "고용없는 성장"은 21세기 내내 지속될 것이고 서구 경제대국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제3세계까지 확대될 것이고... 한국 역시 이 "고용 없는 성장"에서 예외는 아니다. 아니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아직도 단순 순진하게 뉴딜적 발상에 의지하고 있는 멍청한 땅파기 작업(MB처럼!! ㅋㅋ)이라든가, 노동자 재교육으로 재취업의 길을 열 수 있다는 단기적이고 비현실적인 대안으로는 현재에 당면한 일자리 상실의 문제를 돌파할 수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미 자본의 논리가 기술의 발전에 의해서 그들만의 잔치로 변하고 있는 즈음에, 뉴딜적 발상으로는 오늘의 구조적 현실을 돌파하기에는 역부적이라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즉 과학의 발전에 의한 자본의 논리는 노동의 종말을 초래함으로서 노동의 소외를 목표로 하고 있는 바,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하여 인식의 발상의 전환과 함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저자는 조금만 이 상황을 잘 활용하면 노동의 해방이 될 수 있다는 조금은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러한 "고용 없는 성장"이 실업과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실업과 양극화는 각종 범죄와 사회불안을 야기시킬 수 밖에 없게 된다. 실제로 저자는 여러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인용하여 실업이 범죄에 미치는 영향을 제시한다. 또한 실업의 확대는 소비자의 구매력을 약화시켜 결국에는 경제와 금융에도 치명타를 날릴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저자는 먼저 제3의 공간을 주장한다. 각국 정부와 기업은 이러한 실업자와 극빈자를 공식경제에 편입시킬 수 없다. 정부는 국가채무의 증대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기업은 기업의 이윤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3의 공간’이란 즉 공공의 안녕을 자발적인 노동에 의지하여 풀어나가는 지혜를 말하는 갓이다. 비정부적인 성격의 민간 기구가 일정하게 사회적 일자리를 담당함으로서 일자리를 잃고 있는 노동자를 흡수하자는 것이다. 동시에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를 달래는 역할을 감당하기도 하고... 현재에 모든 분야에서 행해지고 있는 민간의 자원적 노동을 사회화시켜서 사회적 공간으로 확보하는 것이 현재의 노동자의 일자리 부문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자금을 확보,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음으로 저자는 노동시간의 단축을 통해서 고용을 최소한이마나 회복하자고 주장한다. 임금은 조금 손해보더라도 나누며 여유있는 삶을 누리자는 것이 저자의 제안이다. 저자는 더 나아가 이러한 틀을 가져오는 시스템을 위해서는 근대적인 민족 국가의 틀을 버릴 것도 주장합니다. 근대적인 민족 국가 틀은 결국, 소외된 이들을 부추겨서 나치즘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뿐더러 제3의 민간적 기구를 창출하는 데에 일정한 장애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의 축적이 몰고 오는 바가 일국의 차원을 넘어서는 계급,계층간의 대립을 띨 수도 있다는 저자의 판단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말하고 있는 바, 노동의 종말은 과학의 발전에 의한 일방적 부의 축적 결과 발생하는 갈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기본적으로 과학의 발전이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축복이 아니라, 특정 계급에게만 혜택을 주는 일방적 선물임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며, 더 나아가 이러한 일방 통행이 일국 내에서 그리고 궁국적으로 세계 내에서 갈등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죠. 그렇다고 저자가 기술이 가져오는 노동의 종말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노동의 종말을 오랜 시간 인간을 괴롭혔던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원죄적 노동으로부터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는 것.... 즉 저자에게 있어서 미래는 인간에게 달려 있다.

책을 다 읽고나서 어떤 독자처럼 이 책의 제목이 왜 ’노동의 종말’인지 조금 아리송했다. 아무래도 서구사회에서 ’노동’이 의미하는 바가 동양과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동양과 달리 서구인들에게 ’노동’은 인간으로서의 ’존재’의 전제인 것 같다.

’노동의 종말’에 대한 저자의 진단은 납득할 만 하다. 막연하게 "고용없는 성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는데, 전지구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고착화되고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이 미국보다 노동이 종말하기까지 조금 늦게 도래하겠지만, 역으로 미국보다 앞설 수도 있다. ’스피드’하면 한국이니까...)

"생산성 향상"은 피할 수 있는가? 쉽지 않을 것이다. 지구 전체가 구석기 시대나 조선시대 수준의 "자급자족"으로 가거나 강제적인 공산주의로 가지 않는 이상은... 그리고 미지의 것을 탐구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인간의 본성을 없앨 수는 없다. 그것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되기 위한 필연적인 유전자이기 때문에...

저자 역시 ’노동의 종말’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직 찾지 못했다. 새로운 산업이나 직업이 아주 자연스럽게 그리고 대규모로 나타나야 할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산업이나 직업도 ’생산성’ 화두에서 벗어나지 못한면 어쩔 것인가? 현재 내 수준으로는 답 없음...ㅎㅎㅎ

* 저자 소개 :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광점위한 연구를진행해 왔다. 특히 <노동의 종말>(1995)은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노동 시간 삭감을 위한 사회 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했고, <바이오테크 시대>(1998)는 생명공학 연구가 가져올 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여 사회적 경각심을 환기시켰다. 또한 리프킨은 <소유의 종말>(2000)에서 ’소유의 시대’는 가고 ’시간과 체험의 상품화’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종합적인 사고와 신선한 시각으로 세계의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리프킨이 이번에는 ’혁명적인 수소 에너지’ 시대의 도래를 예고한다. <수소 혁명>은 경제, 정치, 사회의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소 에너지 체계의 미래를 진단하고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리프킨은 세계 각국의 500여 개 대학교에서 초청되어 과학 기술의 새로운 조류와 그것이 세계의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여향에 대해 강의했고, 1994년부터 워튼 경영대학원(Wahrton School) 최고경영자 과정의 교수로 재지갛면서 정부의 정책에도 많은 영향을 행사할 뿐 아니라 유수기업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비영리 조직인 ’경제 교류 재단Economic Trends’을 설립하여 사회의 공공 여역을 수호하기 위한 계몽 운동 및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다. 리프킨의 저서들은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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