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사놓고 다른 책을 읽느라고 책장에 넣어두었던 '대전망 2008'을 꺼내들었다. 당초 삼성경제연구소(SERI)의 2008년 경제전망과 함께 구입했지만 내용이 비슷하지 않을까, 보고서의 조금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2007년 경제전망을 읽었을 때, 매일경제신문의 경제전망을 보았는데 책의 내용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실력을 보니 역시 연구소와 신문사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경험이 있어서리...^^) 걱정이 되어서 읽지 않았었다.

 

 하지만 2008년 들어 1월, 2월 연속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하여 미국과 세계경제의 성장율 예상치가 낮아지고 있고 더불어 유럽이나 아시아 각국의 증시가 폭락을 면치 못하는데다 금융기관들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시 경제전망과 관련한 보고서를 읽어봐야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고 삼성경제연구소는 거의 파악이 되었으니 묻어두었던 한국경제신문사의 경제전망 서적을 보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 책은 급변하는 국내외의 정치, 경제적 환경을 명쾌하게 분석하며 2008년 각 기업과 조직의 경영 전략에 대한 최선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정치, 경제 분야에서부터 기업·경영, 산업, 재테크 등 국내외 모든 분야의 최신 동향을 담고 있는 이 책은 학계, 산업계, 언론계, 민간연구소 등 각계 최고 전문가 100여 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각종 통계 수치와 방대한 분석 자료를 토대로 2008년 한국과 아시아, 그리고 세계 각국의 현실을 진단함으로써 2008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입체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한국경제의 1년을 전망하는 연구서로는 상당히 부실하다. 이 책은 챕터를 7개로 구분한 후 100여명에 이르는 필자들에게 개별 단락을 제시하고 편집진에서 묶어서 편찬하였다. 한경비지니스팀이 '전문간 100명의 진단'이라고 설명하듯이 필진은 아주 다양하다. 외국대학 박사학위를 받은 KDI 연구원에부서터 교수, 연구소 연구원, 증권사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협회 간부, 민간기업 대표와 임직원 등이 개별 단락에 대한 집필 책임을 맡고 저술하였으며 대부분 각 필자가 제시하는 근거나 주장에 대한 Backdata나 사유가 불분명하여 각 필자들을 전문가로 받아들이기도, 각 단락을 객관적인 보고서로 받아들이기 난망하다. 당연하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앞뒤 챕터와 단락간 내용과 근거가 상이하여 어느 장단에 춤을 추워야 할 지도 모르겠다...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1. 한국경제 : 2008년 우리 경제는 여러 가지 불리한 대외적인 여건에도 불구하고 2007년보다는 좀더 나아질 것이라는 게 국내외 경제예측 기관들의 일치된 견해다. 2007년 경제성장률이 4% 후반대로 전망되는 가운데 2008년 경제성장률은 5%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2008년 경제가 2007년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를 포함한 내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 금융 : 2008년 금융환경 또한 2007년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와 투자가 확대되면서 내수가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경제는 다소 침체되지만 여타 지역의 성장세가 유지되면서 수출이 꾸준히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수와 수출 양쪽에 바탕을 둔 균형 잡힌 성장이 기대된다. 실물 부문의 호조를 바탕으로 자금수요가 증가하면서 예금과 대출이 확대되고 금융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의 양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 정치·사회 : 2008년 가장 뜨거운 정치 현안은 권력구도의 개편과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다. 우선 2월에 17대 대통령이 취임하고 4월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17대 대통령은 정권 교체의 경우든, 정권 재창출의 경우든 국정운영 방식을 상당히 변화시킬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정치지형이 보수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참여정부의 공과에 대한 평가 또한 부정적인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4. 글로벌 이슈 : 2005년 하반기부터 발생한 미국의 주택경기 하락 기조는 2006년, 2007년을 거쳐 미국 경제성장에 위험 요인으로 잔존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지속적인 유가 상승, 고용 부문의 저조 가능성 심화 등의 위협 요인 증가로 2008년 미국의 경제성장 전망을 낙관하기 어렵다. 2008년 미국의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요소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가져온 금융시장 불안 지속, 고용시장 악화 가능성, 그리고 2008년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주택시장 부진 등 크게 세 가지다.

5. 산업 : 2008년은 경기 확장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컨센서스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은 2009년까지 매분기 5%가 넘는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분기별 경제성장률 전망은 2008년 1분기 1%, 2분기 10%, 3분기 12%, 4분기 18%로 나타났다. 2009년 상반기까지 10% 이상의 기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주가에 긍정적인 부분은 2008년의 이익 증가율 예상치가 2007년 예상치보다 높다는 점이다.

6. 기업경영 : 2008년에는 세계경제 둔화, 달러화 약세, 원자재 가격 급등이 우려되는 한편, 국내적으로 새 정부 출범, 남북관계 개선, FTA 확대, 연결공시제도 시행 등으로 기회와 위험이 혼재되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미국경제 또한 부동산 경기 침체와 서브파라임 모기지 사태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인데다, 유럽과 일본의 경기 회복세 또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경제는 고성장이 예상되나 중국 정부의 경기과열 진정책으로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타 개발도상국들도 선진국 경제의 둔화로 투자 증가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7. 재테크 : 2008년 재테크 기상도를 그리기 위해서는 장기 트렌드를 살펴보아야 한다. 먼저 저축상품에서 주식형 펀드나 CMA 등의 투자상품으로 대이동하는 국내 자산시장을 주목해야 한다. 최근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 입장에서 주식시장을 장기적 자산운용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높아졌다. 또한 경제가 저성장 체제로 접어들면, 부동산보다 주식의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좋아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아파트시장의 경우 하반기 가격 상승이 전망되나 미분양 문제해결이 관건이며, 오피스시장의 수요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에 대한 세금 규제 등은 2007년보다 완화될 전망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