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평 ] 김별아의 < 열애 >를 읽고 / 2009. 05, 3203 도서출판 문학의문학

♬ 기억에 남는 한 줄 ♬ - "인간의 한 가지 이유만으로 살아가지 않듯 한 가지 이유만으로 죽지 않는다" -

♣ 책 소개 : 섬세한 문체와 선 굵은 역사의식으로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견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별아 작가의 내공 풍부한 역사소설. ‘일본 천황가 폭탄 투척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조선 청년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세포 하나하나를 깨어나게 만드는 가슴 절절한 치명적 사랑(?)을 그렸다.
 
♣ 서평 : 일본이라는 나라, 일본역사와 문화... 개인적으로 ’일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들에 대해서는 웬지 궁금증도 나지 않고 무의적인 거부감이 생겨나는 것 같다. 일본이 20세기 초에 한반도를 점령하고 강탈하고 학살했다 하더라도 어찌 보면 그 사실은 나 개인과는 별개임에도....
 
 어쩌다 생각해본다. 나 개인이나 가족, 친척들, 주변 사람들에게 ’일본’이 구체적으로 끼친 피해는 없다. 다만, 한반도 전체로 보면 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고 아직도 ’위안부 할머니’들이나 ’강제징용자’와 ’원폭 피해자’가 살아남아 있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내 의식 속에 남아있는 많은 ’반일’ 감정들은 나 개인의 것이라기 보다 ’문화적’인 감정이고 ’종족적’인 감정이지 않을까 싶다. 한국사람들과 한국의 언론들은 역사적인 맥락에서 일본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볼 수 밖에 없고 또 일본은 재일동포에서부터 ’위안부할머니’와 ’독도문제’에 이르기까지 자국의 이익을 기준으로 움직일 뿐이겠지...
 
 하지만 일본의 장점과 앞선 점을 배우거나 다양한 교류나 거래를 통해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놓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이익을 얻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나 결과가 중요하겠지만...
 
 몇 개월 전에 ’남쪽으로 튀어’라는 일본 소설을 읽은 적이 있고 그 대 그냥 신선한 느낌이었다. 이번 <열애>는 한국 작가가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근대 일본의 여성과 한국 남성의 열정과 사랑을 다룬 것이다. 일본 내에서도 한국이나 다른 어느 나라와 비슷한  ’소외된 사람’이 있고 ’착취와 폭력’으로 인한 희생이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다. 그렇게 일본을 좀 더 분리하여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1920년대 일본...  가진 것 없는 청춘...  20대의 아나키스트...  그들의 사랑...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내가 20대 시절이었던 1980년대가 떠오르기도 하고....
 
♣ 저자 ’김별아’ : 1969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후 1993년 실천문학에 「닫힌 문 밖의 바람소리」를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2005년 장편소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