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 ’방각본 살인사건’

 

 19세기 중반 조선 정조시대... 박지원을 중심으로 ’실사구시’와 ’북학’을 중시하는 집단이 늘어가는데 이들은 대부분 서얼 출신(박지원은 양반 출신)이라 조정과 사대부들에게 배척당한다. 정조는 백탑파 면면의 높은 학식과 실력을 중요하고 싶으나 조정 중신(당시 그 유명한 홍국영이 도승지로 군림)과 양반들의 결사적인 반대로 기회만 노리고 있다.

 

 당시 시중에는 방각본 소설이 유행이었다. 방각본 소설은 필사본 원본소설을 영리를 목적으로 목판에 새긴 후 대량으로 찍어 유통시키는 소설인데, 도성에서 아홉명이 살해되는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사건현장에 시중에 제일 유명한 소설 중 하나인 ’청운몽’의 소설이 놓여져있었다. 주인공 이명방은 청운몽을 체포하여 심문하였는데 청운몽은 처음에 완강히 부인하다가 사건현장의 방각본소설을 보여주자 갑자기 자백하여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그 유명한 능지처함...)

 

 청운몽을 처형한 후 이명방은 자신에게 무술을 가르친 스승 백동수로부터 ’백탑파’를 소개받는다. 하지만 백탑파는 이명방의 평소 생각과 달리 청운몽이 이전부터 백탑파와 어울렸으며 백탑파 인사들이 청운몽의 살인을 믿지않고 범죄자를 애도하는 모습을 보며 실망한다. 그날 이명방은 평생지기가 될 김진을 소개받는다.

 

 청운몽을 처형한 후 며칠 뒤부터 또다시 도성에서 방각본 소설과 관련된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이명방은 정조대왕으로부터 직접 사건해결을 지시받는다.(이명방이 정조와 종씨이니 왕족임) 하지만 이명방은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게 되며, 김진이 예리한 기지와 추론으로 이명방을 도와 사건의 단서를 하나씩 찾아간다. 그리고  이명방은 사건 조사 중 청운몽의 여동생 청미령에게 연정을 품으나 다가서지 못한다.

 

 이명방과 김진은 사건을 조사하는 중 방각본 연쇄살인사건이 단순한 치정이나 원한이 아니라 정조의 개혁과 백탑파에 대한 모함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내고 경악하게 되고 조사 과정에서 살인범과 연계되어 있다고 의심되는 의금부 상관과 지체높은 고위관리와 싸우게 되고 죽음 직전까지 몰리기도 한다.

 

 이명방은 김진과 백동수의 도움으로 방각본 제작 과정을 추적하여 결국 살인범을 체포하지만 살인범은 심문과정에서 살해되고 이명방은 오히려 누명을 쓴다. 마지막 순간 김진의 지혜와 백동수의 도움으로 연쇄살인범과 연계된 의금부 상관과 고위관리를 체포하나 그 이상의 배후를 알아내지 못하고 사건은 종결된다.

 

 추리소설다운 결말이다. 그리고 어쩌면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조선시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이 땅 한반도에서만 그치지도 않을 것이다.

 

 정조대왕은 소설 마지막에 박지원을 제외한 박제가, 이덕무, 홍대용, 유득공, 김진 등을 규장각 검서관으로 등용시킨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