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구입했지만 해를 넘기다가 최근에야 읽은 책...
’비밀과~’는 ’음모이론’류의 책 중 하나라고 본다. 나 역시 스스로 음모론 비슷한 이야기나 소설, 영화 등을 좋아하지만 나보다 더 경륜이 깊고 넓은 선배에게서 주로 책을 소개받거나 선물받는다. ’그림자정부’ 시리즈는 작년에 읽었지만 ’성장의 종말’은 선배에게서 선물받아서 읽거나 아직 읽지 않았다. 최근에 읽은 음모론 관련 서적이 바로 ’비밀과 음모의 세계사’와 ’세계를 속인 200가지 비밀과 거짓말(데이비드 사우스웰)’이다. ’다빈치코드’도 넓은 범위에서는 ’음모론’에 속할 것이고...
’음모론’에 관심을 표하거나 열심히 책이나 영화에 탐닉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음모론’은 말 그대로 밝혀지지 않은 세계적인 사건과 사고를 주류 역사학자나 언론에서, 그리고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관점으로, 특히 ’비밀’스러운 세력과 주체가 배후에서 세계 정치와 경제를 주무르면서 역사의 중요한 축을 이끌어 왔다는 것이다. 음모론에 너무 심취하여 많은 책과 정보를 습득하다 보면 ’허무주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의 말도 있다. 예를 들어 2007년 현재 세계인구는 약66억명, 세계 경제규모는 수십조달러인데 "대부분의 경제흐름(환율,금리,주식,물가 등)이 유대인 일부에 의하여, 다국적기업 몇 개에 의하여 좌지우지 되고 모든 생산과 부가가치의 핵심을 이들이 모두 가져간다고 생각하면, 우리 개인이나 기업, 국가가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그들이 쳐놓은 울타리 안에서 곰이나 꼭두각시처럼 움직이고 궁극적으로 모든 ’수익’과 ’부’를 가져가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우리같은 무지렁이, 힘없는 개인들이 무슨 낙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지..."라는 생각에까지 미칠 수 있고 그렇게되면 ’허무주의’같은 심정에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음모론’에 너무 심취하지 않도록 자기 나름대로 ’음모론’에 대한 개념과 필요성, 수준과 활용방안을 설정하면서 접근해야만이 ’음모론’이 스스로에게 ’해’가 아닌 ’득’이 될 것이다.
나의 경우 ’음모론’에 관심을 가지기는 하지만, 그 수준이 매우 낮은 편이라서 크게 걱정하지는 않으며, 대신 나는 ’음모론’을 탐독하면서 몇 가지 장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장점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주류의 역사관’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것... 인류사회의 역사는, 특히 교과서나 정부, 언론, 학계에서 맞다고 주장하는 역사는 모두가 ’주류의 역사’, 즉 ’승리자의 역사’에 불과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사실이 ’승리자의 관점’에서 서술되고 기록될 수 밖에 없고 현재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난 기본적으로 모든 사물이나 현상, 사람이나 사회 모두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입장에 따라, 위치에 따라, 이해관계에 따라 여러가지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본질적인 것은 이렇게 여러가지 관점에 따른 겉모습과 결과의 내면에 도사리는 궁극적인 흐름이나 구조, 인과관계나 법칙들을 찾아내야 만이 ’사실’ 또는 ’진실’ 또는 ’본질’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다시 말하면 한반도에서 신라가 아닌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우리의 국사 교과서나 국경은 달라졌을 것이며 일제 강점을 벗어난 해방 후 이승만이 아닌 여운형이나 김구가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면 또 달라졌을 것이다. 이 ’달라진 역사’는 단순히 통일을 주도한 국가나 초대 대통령 이름과 같은 사실이 바뀐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달라진 사실로 인하여 역사교과서를 기술하는 방식과 관점, 관련된 철학과 문화가 송두리째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겉으로 ’선’하고 ’정의’같고 ’진리’같은 여러 집단이나 개인들이 실제로는 거대한 이해관계나 권력을 위하여 많은 것들을 이용하고 악용하고 조작하고 망쳤다는 것을 제대로 알아야만이 허울좋은 ’민주주의’니 ’애국’이니 ’평화’니 하는 개념들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자신이 그들에게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역사적 사건이나 사실을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바꿀 수 없으니 역사를 해석하는 시각이나 관점을 바꿔서라도 전체적인 흐름과 과정, 역사의 진실에 대한 접근, 사라진 사실이나 왜곡된 정보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시각과 관점에 대한 중심을 잡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입장과 철학을 정립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서론은 이쯤에서 줄이고 간단한 줄거리를 말하자면,
’비밀과~’는 위와 같은 거창한 ’음모론’이기 보다 작가가 보기에 세계사적으로 특별하고 중요하게 감추어진 ’비밀’과 ’음모’를 캐내어 그것들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얼마나 크게 바꾸었나는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정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작가 스스로 인정하다시피, 이러한 ’비밀’과 ’음모’ 중에서 말 그대로 소문에 불과한 것들이 있고 여러가지 객관적인 정황이나 증거를 통해 ’진실’에 가까운 것도 있다.
작가는 크게 몇 가지 주제를 가지고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를 전개했지만, 나름대로 주제별 사례를 나열하여 정리하려다 보니 질보다 양 위주로 저술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전에 출판한 여러 작가의 글에 비하여 대부분 ’수박 겉핥기’식으로 각 사건을 요약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수준으로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몇가지 정황증거와 사실만 가지고 작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을까? 마치 ’세계를 속인 200가지 비밀과 거짓말’과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작가는 음모와 비밀결사조직을 다룬 ’1. 범인은 따로있다’ 편에서 여러가지 조직적 범죄행위를 다루었는데,
- 2차 대전 후 미국 CIA 주도 아래 나치 전범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신원을 바꾸어주고 해외로 도피시켜주는 대가로 동유럽에 반공주의 정보,첩보체계를 구축하고 독일의 선진 과학기술과 정보, 인력을 얻었는데, 이때 CIA가 전 나치친위대(SS) 멤버로 구성한 비밀기관이 ’오데사’와 겔렌조직이다.
- 2차 대전 후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암살(로 주장하는)사건, 즉 1978년 총리 알도 모로의 죽음, 교황 요한바오로 1세의 죽음, 은행가 로베르트 칼비의 죽음이 카이’가 주도하고 CIA와 카톨릭 극우세력(교황 요한바오로 2세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극우세력이 지원,협조한 것이다.
- 1963년 미국 대통령 J.F.K에 대한 암살과 증거인멸... 작가는 이 암살을 미국 내 존슨 대통령과 네오콘, 군산복합체와 CIA, 반카스트로 무장세력과 마피아가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 작가는 현재에도 매년 개최되고 있는 ’빌더버그 그룹’이 미국 대통령 등 세계사를 결정하는 소수의 엘리트 그룹이라고 비난한다.
- ’보르자 가문’은 15C~16C 통틀어 교황가문 중에서 목적달성을 위하여 암거래, 부정행위, 뇌물, 배신, 암살, 근친상간 같은 악행도 마다하지 않은 가문이자 유럽의 그네상스 문화를 부흥시키고 교황령(바티칸시티)를 막강한 정치세력권으로 확립시키는데 기여했다.
- 영국 교과서에 기록되어 있는 1605년 ’화약음모사건’은 로버트 세실이라는 백작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신임을 얻고 카톨릭 세력이 영국의 왕좌에 앉는 것을 불가능하도록 하기 위하여 화약음모 사건에 개입하여 일으키도록 유도한 후, 음모를 실패로 몰고 주도세력과 카톨릭세력을 주동,배후자로 몰아 영국에 기독교 신교가 자리잡도록 했다.
또 작가는 ’2. 적의 기밀을 입수하라’ 편에서 첩보의 세계를 파헤쳐 첩보를 통하여 세계역사가 얼마나 큰 변동을 일으켰는지 이야기하는데,
- 독일 태생의 리하르트 조르게는 1920년 독일 공사당에 입당한 후 코민테른에 발탁된 후 소련의 스파이가 되었다. 소련의 스파이로서 독일과 일본에 잠입하여 주요정보를 취득하는데, 그 중에는 1941년 3월 독일군의 소련 침공, 1941년 10월 일본군이 러시아를 포기하고 동남아로 주력키로한 결정 등이 있는데 소련은 조르게의 정보를 통해 독일군이 모스크바를 점령하기 직전 러시아 극동에 있던 군대를 서부전선으로 이동하여 독일군을 방어할 수 있었다.
- ’울트라 작전’ : 영국이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 암호인 ’애니그마’를 해독하여 1940~1941년 독일군의 영국 본토 공습, 해상 보급로의 사수와 차단, 노르망디 상륙작전 성공 등을 가져왔다.
- ’이란 콘트라 스캔들’ : 1985년 CIA와 백악관 안보보좌관 주도 아래 레바논에 억류 중인 미국의 인질을 풀어주도록 이란이 협력하는 대가로 미국이 대공미사일 수백기를 이란에 넘기고 수익금을 엘살바도르 우익 군사조직인 콘트라반군에게 지원한 것...
또 작가는 ’3. 적의 눈을 가려라’ 편에서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책략과 속임수를 소개하는데,
- 1856년 알제리가 프랑스의 식민지였을 때, 프랑스의 마술사 로버트 우댕은 프랑스에 반발하는 움직임을 주도하는 마법,마술을 신기술 마술로 잠재웠다.
- 수십개의 가짜 작전과 이중 첩보원, 허위 첩보, 양동작전 등을 총동원하여 성공시킨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 하위 작전으로는 ’보디가드 작전’, 체펠린 작전’과 ’포티튜드 작전’이 있다.
- 걸프전의 양동작전 : 이것도 작전에 끼워줄만 한지....쩝...
작가는 또 ’4. 세계는 칼자루를 잡은 자의 것이다’ 편에서 비밀무기에 관하여 소개하는데,
- 1942~1945년 원자폭탄 제조했던 ’맨하튼 프로젝트’
- ’페이퍼클립 작전’ : 1945년~1957년 미국의 목적을 달성하기 이하여 나치의 과학기술과 인적자원을 이용한 것. 수백명에 달하는 나치 전범을 과학자라는 이유로 법의 심판대를 피해 미국 내로 들여와 미국을 위해 연구를 계속하도록 지원했다.
- 영국이 한 발 빨리 개발하여 실요화한 레이더 기술은 2차 세계대전시 독일의 공습과 로켓포를 피해 승리할 수 있도록 했다.
- 고대(BC212) 그리스 시대에 아르키메데스가 발명한 ’스코피언’, ’갈고리 발톱’, ’불타는 거울’이 있고 비잔틴 제국의 ’그리스 불’
작가는 또 ’5. 실세는 따로 있다’ 편에서 베일에 쌓은 실제 통지자를 거론하였는데,
- BC 58 ~ AD 29년 로마 황제 아우구스티누스의 아내 ’리비아 드루실라’는 아우구스티누스와 티베리우스의 배후에서 로마를 통치하고 권력을 휘둘렀다.
- 프랑스 황제 루이 13세 뒤에서 18년간 프랑스를 통치한 리슐리외 추기경
작가는 마지막으로 ’6.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편에서 비밀외교를 소개했는데,
- 1682년~1803년 프랑스는 영국에게 비밀리에 ’루이지애나’ 스페인에 양도하는 비밀조약을 체결하였는데, 이것를 미국의 토머스 제퍼슨은 영국을 이용하여 다시 프랑스가 미국에게 팔도록 하였다.
- 19세기 유럽 최고의 재상, 비스마르크과 독,소 불가침 조약의 허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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