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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템포의 속삭이는 듯한 멜로디가 주욱 흘러나왔다.
라운지 메틀로 분류되는 이 음악은 리메이크 된 곡이라고 한다. 록의 고전을 편안한 라운지 형태로 곡을 바꾸어 누구나 거부감없이 편안하게 가사까지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되었다고 하는데,언어가 다른 나로서는 심오한 가사전달은 어렵기 때문에 마냥 부드럽게 속삭이는 듯해서 마음까지 편안함을 느꼈다.
굳이 원곡을 떠올리며 머리아파하면서 이 음악을 들을 필요가 있을까?
소개하는 글에서 '촛불과 와인 한 잔, 그 풍경에 잘 어울리는 록의 고전'이라고 한 문구가 이 음악을 듣다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짐을 느낄 수 있다.
록하면 시끄러운 소음과도 같은 굉음과 화려한 장신구, 땀으로 젖은 긴 머리의 헤드뱅잉이 떠오르는데, 이 음악은 아무리 라운지 형태로 변형 리메이크 되었다고 해도 이토록 감미로울 수 있는지...
기타연주하는 섬세한 손길이 느껴지는 듯하고,   그윽하게 눈을 감고 옥구슬 굴리는 듯한 음성으로 잔잔하게 가사를 뽑아내는 감성도 느껴진다.
정말이지 촛불을 은은히 밝히고서 값싼 와인이라도 한 잔 하고픈 사치를 누리고 싶을 만큼 멜로디가 감미롭다.
와인의 달짝지근함을 음미하면서 듣는다면 이 음악자체가 달콤한 와인이 되어 향기처럼 공간을 채울것같은 상상을 해본다.
와인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블루마운틴 향기와도 잘 어울릴거 같아 먼지가 쌓인 커피드롭을 꺼냈다.   오랜만에 원두커피향이 집안에 가득하니 행복이 따로 없다.
친구를 불러 커피한잔 하면서 이 음악을 들었다.   친구는 올드팝송이냐고 묻는다.   나는 미소로 고개를 저었다.   록의 고전을 리메이크한 라운지 메틀이라고 말해주었다.    친구는 어깨를 으쓱하며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   처음 들을때는 서로가 말없이 커피향을 음미하며 들었고, 두번째 부터는 조근조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음악으로 인해 우리집은 분위기 근사한 커피숍이
된 착각이 들었다.   여러번 오토리버스해서 들어도 질리지가 않았다.   헤어질때 친구는 이 음악 무척 맘에 든다고하며 소장해야겠다고 말했다.    나는 말없이 웃어주었지만, 다가오는 친구 생일에 선물하면 좋겠구나 생각했다.    정말 좋은 선물은 받는 사람이 원하는거, 좋아하는거,두고두고 봐도 질리지가 않는거니까...
정다운 대화를 나눌때나 독서할때, 인터넷할때 이 음악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헬송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