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몇년전 보았던 '뷰티 인사이드'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매일매일 자고 일어나면 외모가 변하는 남자. 그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가 겪는 혼란을 여자의 입장에서 그린 영화였다. 물론 영화였기에 있을수 없는 일이라 마음 편하게 보았고, 사랑은 외모보다 마음이 중요한거야 하는 나름의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그 영화가 생각났다. 그녀는 그 남자를 시각이라는 통로를 통해 외모가 먼저 보였기에 처음엔 매일 변하는 그를 보며 혼란스러워 했지만, 점점 뇌에서 그 남자를 한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내'가 '나'일수 있는 것, 상대가 '나'를 '나'로 인식하는 것은 시각을 뛰어넘어 뇌의 피질이 종합적으로 '나'라고 인식한 결과로 인한다는걸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이 책은 <빅 퀘스천>으로 뇌와 인간사회를 과학적으로 풀어내서 화제를 모았던 뇌과학자 '김대식'님의 책으로 뇌과학을 굉장히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고 있다.

1강 뇌와 인간
'나'라고 느끼는 '자아'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고대엔 존재의식이 '심장'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과학이 발달하면서 흥분으로 인한 심장의 두근거림도 결국 '뇌'의 신호에 의한 것이며, 우리를 지배하는 모든 것은 1.4킬로그램의 뇌의 피질에서 나온다는 것이 밝혀졌다. 결국 인간의 존재는 '뇌'없이는 불가능하다.
'나'를 '나'로 인식하는 건 결국 내가 가지고 있는 '뇌세포'가 만든 것이다.

2강 뇌와 정신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예측하고 미래를 생각한다.
그 예측은 우리를 미지의 위험에 준비할수 있게 하며, 결국 생존확률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런 뇌도 병이 들까? 멀쩡하게 다리가 있음에도 다리가 없다고 느끼고, 반대로 다리가 없음에도 다리에 심한 통증을 느끼는 등, 우리의 신체는 뇌가 병이 생김으로서 신체와 상관없이 고통을 느낀다. 그리고 이런 뇌질환은 망가지는 뇌의 영역에 의해 좌우된다.

3강 뇌와 의미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사람은 없다. 그렇게 태어난 우리는 먼저 태어난 사람들이 만든 규칙속에서 살아간다. 우주의 한 점에 불과한 채 겨우 100년도 못 사는 우리는 무슨 의미로 살아가는 걸까?
저자는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우리가 아이를 낳는다는 것, 이 세상에 받은 유전자를 넘겨주는 것이 자연이 우리에게 준 숙제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린 생물학적 관점을 떠나 삶의 의미를 찾는다. 저자는 그 의식들은 뇌의 클라우스트룸이라는 부분에서 모여져 만들어진다고 말한다.그리고 이런 인간의 뇌가 완성되는 시기가 태어난지 10년이라고 본다. 그래서 그 시기의 환경은 뇌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4강 뇌와 영생
우린 누구나 영생을 원한다. 하지만 태어났으니 죽기 마련이다. 뇌의 발달은 내가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있는 삶을 향한 길을 찾고 있다.
머리를 이식하든지, '나'라는 존재의 뇌의 정보를 복사해서 그걸 다른 뇌에 심음으로서 '나'가 살아있다고 느끼면 '나'라는 존재가 영원히 지속될수 있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실체는 없이 정신만 살아있는 '나'는 과연 '나'일까?

5강 뇌과학자가 철학의 물음에 답하다
현재를 살아가는 것은 우리들이다. 저자는 과거로부터 지배받는 현재도 있을수 없고 미래를 지배해서도 안된다고 말한다. 그 시대의 문제는 그 시대의 사람들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고 말한다.미래를 위해 인공지능을 개발하지만 그것을 그 미래사람이 쓸지 말지는 그 사람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현재 행복하면 된다는 것이다. 돈을 벌든, 책을 쓰든, 독립적인 자아를 가지고 행복하게 살면 된다는 것이다.

100여년을 사는 동안 피부도 혈액도 모두 재생되지만, 우리의 뇌는 태어날때 생긴 그대로 평생 재생을 거치지 않고 살아간다. 그럼에도 인간들은 엄청난 발전을 이루며 발전해왔다. 그건 어쩌면 죽을수밖에 없음에도 영원히 살고싶은, 운명에 저항하는 몸부림의 결과였는지도 모르겠다.
끊임없이 발달해 온 뇌과학은 어느새 인간을 읽어내고 있다. 인간은 영원히 살기를 바라고, 그결과는 다른이의 뇌 속에 들어가서라도 죽지 않고 영생을 살게 하는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하지만 남의 뇌에 들어가서까지 영원히 살아야 할까? 하지만 그것 역시 미래의 인간이 결정할 문제이니 그들에게 넘겨야 할 거 같다. 다행히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겐 해당사항 없으니 우린 그저 속 편하게 현재를 즐기며 살다가면 될 거 같다.
어차피 나 한 사람 태어나고 죽는 일이 이 지구 전체에 그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내가 좋은대로 즐기고 잠시 머물렀다 가면 되는 거지~~^^
5000년전 지어진 가장 오래된 서사시 속에 있다는 이 문장이 5000년 세월동안 변하지 않는 진리가 아니겠는가!

운다고 해서, 슬퍼한다고 해서 죽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맛있는 것 먹고,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하고, 의미있는 일을 하며 살아라.
-1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