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히 읽고 쓴 81권의 독후감 "고마워요"

파이미디어 | 2009-06-03 04:29:09

'책 속에 길이 있다.'

[북데일리] 흔히 듣는 이야기다. 실제로 책을 읽는 즐거움에 빠지게 되면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책의 삼매경에 빠지는 일은 결코 쉽지가 않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한정적이었을 때는 책 이외의 방법을 찾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서는 책 읽는 즐거움을 찾기란 말처럼 쉽지가 않다. 좀 더 편하고 간단한 방법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말장난으로 말초족인 감각만을 충족시키는데 급급한 현실 속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삶을 숙고할 기회를 갖기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토크 쇼란 이름으로 오락성이 앞서는 문화 속에서 책을 통해 깊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일은 그래서 더욱 더 소중한 가치를 가지게 된다. 책 읽는 재미를 일깨워주는 책이 있다.

< 문학의 숨결을 찾아서 > (신아출판사. 2009) 는 보기 드문 책이다. 책의 내용이 독서 감상문으로만 이루어졌다. 저자는 책을 읽고 300편의 독서 감상문을 썼다고 한다. 그 중에서 81 편을 엄선하여 책으로 엮어서 발간한 것이다. 보통 의지가 없이는 해내기 어려운 일이다. 책 읽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였다면 해내기 어려운 일인 것이다.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글을 쓴 저자는 박정희 시인이다. 2003년에 문예 한국 신인상을 받아서 문단에 나온 저자의 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그 것도 읽은 책이 모두 다 정읍 도서관에서 대여 받아 읽은 책이라고 하니, 그 열정이 우뚝하다. 책 읽기가 일상화되어 있지 않았다면 해내지 못할 일이다. 우공이산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총 360 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에는 저자의 책에 대한 사랑이 묻어 있다. 진솔하게 살아가는 이시대의 아름다운 보통 사람의 향이 진하게 배어 있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성실하게 그리고 진정성을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면 행복은 저절로 샘솟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욕심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읽은 책의 양도 아주 방대하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을 20 일 만에 독파할 정도로 책 읽는 재미에 푹 젖어 있는 저자와 만날 수 있다. 동 서양의 고전을 비롯한 81 종류의 책을 이 한 권을 통해서 모두 다 섭렵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한꺼번에 동서양의 지혜를 모두 다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어 더욱 더 좋다. 먼저 책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여주고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게 해놓았다. 그리고 저자가 누구인지 밝히고 있고 책의 분류와 출판사를 제시해놓아서 찾기도 아주 편리하다. 거기에 원고 매수까지 정확하게 기록해놓음으로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제시하고 있다.

그렇게 분류 해놓고 나서 줄거리와 감상의 순으로 독서 감상문을 기록해가고 있다. 저자의 입장에서 본 그 책에 대한 느낌을 진솔하게 적고 있다. 독자들이 자유롭게 저자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비교해 볼 수가 있어서 사고의 역역을 확장해나갈 수 있다. 내용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독서삼매의 즐거움을 이 한권의 책을 통해 깨달을 수 있게 해준다. 말초적인 말장난이 아닌 진정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깊이 있게 성찰해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 것인지를 알게 해준다. 일독을 권한다. < 春城 >

[정기상 시민기자 kees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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