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추천 도서'로 소개된 책 중 하나라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도서관에서 찾아보니, 생각보다 얇은 책이라 다소 의외였다.  이 책이 뭐 때문에 '장편 소설'이고  '추천 도서'인 걸까? 단편에 비해 장편을 선호하는 나는 잠시 망설였지만, 저자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경험삼아 읽어보자는 생각에 대출을 했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단편보다 더 짧은 소설을 장편(掌篇)소설(conte)이라고 한단다. 암튼 재밌다.)

짧은 분량 덕에 소설은 쉽게 읽혔다. 난해한 내용도 기막힌 반전도 없는 그냥 스스로의 고백소설이었다. 제목 그대로 '열정'이 무엇인지에 대한 지은이의 경험에 대한 고백이자, 기록이었다.

리뷰를 쓰기 전, 다른 사람의 리뷰들을 쭉 훑어 보았는데, 생각보다 평이 좋다.
그래서 약간 고민에 빠진다. 내가 뭔가 놓친 것이 있는건가? 다시 책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다. 결론은 전과 동일하다.

내가 본 '단순한 열정'은,  '열정' 그 자체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조금의 꾸밈도 없이 자신의 삶을 기록한 글이다. 지독하게 치열하게 사랑했구나...'열정'에 대상이 '불륜'이었기에 대중의 관심을 끌었으며, 저자가 유명한 '교수' 혹은 '작가'라는 사실이 파격으로 다가은 것 뿐이 아닐까? 결과적으로, 소설 속 저자의 이미지(불륜녀)와 실제 저자의 이미지(지식인, 교양인) 사이의 충돌이 이 책을 문제작으로 만든 것이라 생각된다.

저자의 다른 책들의 제목을 살펴 보니, 뭔가 일관성이 있다. '탐닉', '집착'
이 책과 함께, '칼 같은 글쓰기'를 함께 빌렸는데, 아마 좀 더 작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저자에 대한 판단은 보류하고, 계속 읽어볼 생각이다. 

열정, 아니에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