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중국 작가의 소설을 읽어본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다. 중학교 때 ‘아 Q정전’을 방학숙제로 겸사겸사 읽은 것 외에는 거의 전무하다. 흔히 읽는다는 삼국지도 개인 취향상 전쟁류의 작품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탓에 만화로 읽는게 전부였다. 그러던 차, 우연히 이 소설을 알게 되고 재미있는 제목(?)과 더불어 중국인 작가라는 호기심에 책을 펼치게 되었다.

 총 열네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단편 소설집이다. 출퇴근 시간에 꽁트식으로 한편 한편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재미있는 소설, 슬픈 소설, 기괴한 소설까지... 단편 소설집이 가질 수 있는 특성들을 고루 갖추어 놓을 종합선물 세트의 느낌이다. ‘토요일’이란 작품은 현대사회의 삭막하고 건조한 인간관계를 적나라하게 표현해 유독 인상깊게 남는다. ‘좀도둑’은 어렸을적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던 친구의 장난감에 대한 시기심을 확장시켜 표현했고, 제목인‘다리 위 미친여자’는 물건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이 과연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주었다.

 

 우리나라 소설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면서 문화적인 차이가 녹아있어 안과 밖의 거리를 적당히 유지하면서 흥미롭게 읽었다. 한 큐에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야하는 단편소설의 특징답게 맺고 끊음이 강하다. 한 번은 우연,두 번은 인연, 세 번은 필연 이라는 역자의 후기처럼 이번 쑤퉁의 작품이 우연이었다면 다음번 그를 다시 만나면 인연이 될 것이다. 그와 내가 다시 한 번 같은 세계관을 공유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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