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책들은 누가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그 호기심으로 위의 두 책을 골랐다. 모두 출판사와 편집인에 대한 특별하고도 일상적인 이야기를 에세이와 인터뷰 형식 틀 안에 담아낸 책이다. 두 권 모두 내용이 얼추 겹치고, 책이 얇아서 번갈아 가며 읽을 수 있었다. 유명한 출판사부터 대중성 보다는 학문적 가치를 따지는 학술전문 출판사, 편집 디자이너, 지방 출판사, 독서운동협회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80년대, 적어도 90년대 초반까지는 출판사가 지금보다 많았다. 그 만큼 시장이 넓었고, 수요가 있고, 이익이 되었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당시 몇몇 전문가들이 늘어나는 수요에 맞추어 출판 편집인을 양성하기위해, 훈련소를 만드니 전문대학을 만드니 하는 등 그런 말까지 나왔다고 하는걸 보면 그리 믿기지 않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 그 내용을 처음 읽고 의문이든 것은 바로 현재의 상황과 꽤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모든 직업은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다. 우리나라가 IMF를 거치며 타격을 받지 않는 기업이 없지만, 거기에 맞물려 정보통신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활자보다는 인터넷 창을 찾았다. 책은 인류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그것이 담고 있는 의미와 정신적 가치가 크기 때문에 절대 사라지지 않을 매체이지만, 확실히 시장에 타격은 있었다.

 한 권의 만들어지기 까지 기획, 섭외, 판촉, 디자인 등 수 많은 제작과정들 그리고 고객과 시장의 성향까지 파악해야 하는 요소들이 둘러쌓여 있음을 다시 한 번 알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해당 출판사에 가치와 시대정신을 담아 출간하는 것을 보며 감탄을 하기도, 편집자들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기도 했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일까? 출판사의 이념이 담겨있고 학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책도 좋은 책이지만, 사실 책도 결국 팔려야 하기 때문에 대중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성과 대중성, 이 두 가지 요소들을 얼만큼 잘 제어하느냐가 수입을 얻으면서 이를 통해 더 좋은 책을 만드는 구조이지 않을까. 다소 아쉬웠던건 책에 원고를 투고하신 편집자분들이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시거나 50대를 넘기신 분들이라 이제 막 일을 시작한 분들의 파릇파릇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는 점 정도이다. 워낙 글을 한 평생 업으로 살아오신 분들이라 내가 감히 지적할 비평할 부분은 없을듯 하다.

 

 궁금했다. 내가 보는 책들을 만드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책을 기획하고 저자를 섭외하며 작가를 발굴할까. 소설가 황석영 선생님도 항상 소설을 내실때 원본을 출판사와 소통을 통해 몇 번의 수정을 거쳐서 내신다고 하는데, 이런 대작가분들의 글도 첨삭을 하는 그 힘이 궁금했다. 우리가 흔히 듣는 노래, 보통 가수만 기억하지 작곡자와 작사자는 잘 모른다. 이는 책도 마찬가지 이다. 책은 무조건 집필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걸 완성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 그 뒤에는 더 큰 것을 기획하는 편집자가 있더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그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