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소개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잘 쓰여진 좋은 책은 아니지만 가슴에 확 와닿는 부분이 몇구절 있다기에 주문을 했다. 정말 건질게 없는 책이었다. 최근들어 책을 읽으며 이렇게 졸아보긴 정말 처음이었다. 이 책에서 많은 것을 얻어간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이었다. 책 속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교육이다. 교육을 통해 생각의 구조를 바꾸고, 더 좋은 직업을 얻을 수 있으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고, 빈곤의 구덩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의 대부분은 여러 상황에 놓인 빈곤층을 예로 들고 그들이 갖인 것과 갖지 못한것의 차이를 이야기 한다. 역시 핵심은 교육의 정도다.

 

그의 말이 전혀 얼토당토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교육열이 한국땅을 지배하고 있는 지금 그의 이론은 불필요해 보이기까지 한다. 한국 사회에서 문맹인을 찾기란 이제 어려운 일일 정도로 전국민의 교육 수준은 높다. 좋은 대학이냐 아니냐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장을 딴다. 최근에는 취업난을 핑계로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다른 분야로 편입하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고, 유학파를 찾아보기도 쉬운 사회가 되어 있다. 그러한 한국인들에게 이 책은 그리 유용해보이지 않는다.

 

계층 이동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계층간의 차이가 사고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었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어느 계층의 사람이냐에 따라 사고하는 것이 달랐다. 그것은 자란 환경의 탓도 있을 것이고, 교육의 정도에 차이도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계층 이동을 하려면 자신의 사고가 어느 계층에 속해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것을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사고의 틀을 갖추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은 것 한가지는 계층의 구별이 꼭 돈의 많고 적음의 차이는 아니라는 것 이었다.

 

미국에선 이 책이 백만부 이상 팔려 나갔다고 한다. 그것은 아마도 자신이 빈곤층에 속해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탓일꺼라 생각한다. 최근 몇년간 계속된 미국 경제의 위기가 사람들의 삶을 궁색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이러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결과를 낳지 않았나 싶다. 그들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었을런지도 모르는 책이지만 내게는 어쩐지 돈을 갈취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