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치 ... 너무너무 싫어한다. 뉴스를 보다가도 정치인들에 관한 뉴스가 나오면 채널을 돌린다. 신문기사도, 인터넷 기사도 정치면은 보지 않는다. 조금 특별해 보였던 사람도 정치가가 되면서 속물처럼 변해가는 모습이 나를 실망시키곤 했다. 그래서 더욱 정치엔 애정도 없고, 관심도 없다. 그런데 요즘 살기가 너무 팍팍하다.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트윗을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정치에 관해 어쩔 수 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듣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아주 조금씩 세상물정에 눈이 떠졌고, 내 삶이 팍팍해진 이유가 정치탓도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나와 관계없다고 생각했던 정치가 내 삶을 팍팍하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젠 정치기사를 찾아서 읽는다. 멍청해지지 않으려고..... 눈뜨고 코베이지 않으려고.... 그렇게 이 책과 만나게 되었다.

 

김어준..... 요즘 이 사람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만큼 유명해진 사람이다. "나는 꼼수다" 라는 팟캐스트 방송으로 더욱 유명해진 사람. 이 책에 담겨진 그의 생각들이 어쩌면 100% 맞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어느 누구도 절대적일 순 없으니까 말이다. 분명 누군가는 이 책에 담겨진 그의 의견들에 조목조목 토를 달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분명 이 책을 읽으며 정치가 재미있어졌다. 정치가를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은 바뀌었다. 무조건 불신하기 보다는 내가 믿고 지지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내야 한다는 알수없는 투지?도 생기는 것 같다. 그 작은 변화 만으로도 이 책은 내게 훌륭한 정치교본이다.

 

이야기 형식으로 쓰여진 이 책은 전혀 지루하지 않다. 책에서도 자유분방한 '김어준'의 태도가 드러난다. 정치라는 딱딱한 분야를 마치 옆집 아저씨 아줌마 이야기를 하듯, 연예인의 뒷담화를 하듯 그렇게 유쾌하게 풀어놓은 말투가 편하고 좋다. 지루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치도 사회이슈들도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닐 수 있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그냥 남의 일로 치부해 버렸던 그 무관심들이 얼마나 무책임한 행동이었는지, 그 무관심이 그들이 바라는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보니 참으로 부끄럽고, 화가 난다. 늘 깨어있는 사람이어야 할 이유가 우리에겐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이러다간 두눈을 뜨고 내 밥그릇을 빼앗길 것 같다. 무서운 세상이다.

 

이 책은 정치에 무관심했던 많은 사람들을의 관심을 정치로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저 모호하게만 보였던 정당들의 성격과 생성원리를 알게 될 것이고,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판단해야 하는지도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만의 잔치로 여겨졌던 정치판이 우리의 삶을 저 밑바닥까지 헤집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는 것. 그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나는 이제 깨어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주변에만 관심을 갖으며 내 안위만 걱정하는 근시안적인 사람 말고, 내가 속해있는 지역,국가에 어떤 기류가 흐르고 있는지, 그들의 행동과 말투, 제스쳐가 무엇을 의미하며,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나는 그렇게 세상을 읽을 수 있는 눈과 늘 깨어있는 정신, 정확한 판단력을 기르고 싶다. 더이상 내 삶을 남에게 맡겨두고 싶지 않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