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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란 무엇인가1'에서 아이 중심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학교란 무엇인가2'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와 교사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를 다루고 있다. 2편 역시 TV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정리한 것이어서 내용이 어렵지 않고 TV에서 이야기 하지 못 했던 부분을 디테일하게 담아 놓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초등학교 2학년인 큰 아이에게 '너에게 학교는 어떤 곳이야?'하고 물으니 1초도 생각하지 않고 '무서운 곳'이라고 대답을 해서 깜짝 놀랐다. 이유를 물으니 담임 선생님이 너무 엄하고 무서워서 그렇단다. 이제 겨우 2학년인 아이가 벌써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이 슬프고 아프고 속상하다. 아직은 사고가 깊은 시기는 아니니 3학년 때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면 분명 그 생각은 바뀌리라 믿지만 그 한 마디가 학교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 속이 쓰리다.

나의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나에게 학교는 어떤 곳이었을까? 나는 그리 사교적인 성격도 아니었고, 공부를 특출나게 잘하는 아이도 아니어서 어느 것 하나 눈에 띄는 일이 없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아이였다. 나를 눈여겨보는 선생님도 없었고, 주위에 친구들이 많지도 않았다.늘 혼자 생각하는 걸 좋아했던 것 같다. 그래도 학업 성적에 연연하지 않으셨던 부모님 덕분에 성적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은 없다. 그러나 특별히 즐거운 기억도 없었던 것 같다. 나에게 학교는 어른이 되기위해 꼭 지나야하는 어두운 터널 같은 곳 이었던 것 같다.

내 아이들에게 나와 같은 학창시절을 물려 주어야 할까? 꿈도 없는 그 시간들로 내 아이들을 밀어 넣어야 하는 걸까? 적어도 내 아이들에게는 빛나는 학창시절을 선물해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나 혼자만 아이를 자유롭게 해준다고해서 아이가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갈수록 아이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보내야 한는 시간이 길어질 텐데.... 그럼 학교를 바꾸어야 겠지? 어떻게? 가능하긴 한걸까? 학교는 교사들은 바뀔 의지가 있는 것일까? 이 책을 쓴 사람들은 희망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교사들도 좋은 선생님이 되고싶어 한다고, 그들도 노력하고 있다고....그래서 희망이 있다고.

나는 오래 전부터 내 아이들을 대안학교에 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그들의 말처럼 아직 검증되지 않은 학교들이 태반이고 무엇보다 교육부의 승인을 얻지 못한 곳이 많아 학비도 상당히 비싸다. 부유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혹여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낼 수 있다 하더라도 떨어져 살아야하는 그 시간들이 나는 참 싫다. 성인이 되면 자연스레 멀어지고 떨어져나가는 그 아이들을 궂이 일찍부터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안학교들은 농촌이나 숲속에 자리하고 있다. 도시에 세워진 학교들도 몇몇 있기는 하지만 그런 학교들은 대부분 기숙사가 없다. 답은 하나다. 내 집 가까운 기존의 학교들이 변화하는 것. 희망이 있을까?

이 책에 소개된 다섯 선생님들을 보면서 그들의 학생에 대한 애정이, 좋은 교사가 되고자하는 의지가 고맙게 느껴졌다. "우리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프로젝트에 참여한 다섯 선생님들의 용기가 놀라웠다. 세상에 발가벗겨지는 수모를 감수하고 바뀌고자 하는 그들의 의지를 보니. 그리고 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신청했다는 수많은 선생님들을 보니 어쩌면 우리 학교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학교)에 대한 아이들의 믿음, 아이들에 대한 교사(학교)의 믿음, 학교(교사)에 대한 부모들의 믿음. 서로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있다면 지금의 학교들도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 본다.

이 책을 읽고나서 든 나의 생각은 '서머힐'이나 '이우학교'처럼 아이 중심으로 운영되는 좋은 학교들은 좋은 롤 모델은 되어줄 수 있지만 내 아이의 대안이 되어줄 수는 없다는 현실감이었다. 모든 아이들이 그 곳에 다닐 수도 없는 것이니 말이다. 나에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내가 먼저 내 아이를 맡고있는 학교(교사)를 신뢰하는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학교의 정책에 참여할 수 있는 애정과 관심이 아닐까 싶다. 언제나 희망은 사람이다. 좋은 교사를 꿈꾸는 선생님들이 희망이고, 그런 선생님을 믿어주는 부모들이 희망이고, 교사(학교)를 믿고 따를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의 우리 아이들이 희망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