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장 천명장天命章

천天이 명命하는 것, 그것을 일컬어 성性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 그것을 일컬어 도道라 하고, 도를 닦는 것, 그것을 일컬어 교敎라고 한다.도道라는 것은 잠시라도 따날 수 없는 것이다. 도가 만약 떠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보이지 않는 데서 계신戒愼하고,들리지 않는 데서 공구恐懼한다. 숨은 것처럼 잘 드러나는 것이 없으며, 미세한 것처럼 잘 나타나는 것이 없다.

 

 

P.103

인간의 모든 "중中"은 "시時"속에 있다는 것이다. "시時"라는 것은 객관적· 절대적 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상황성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인간의 가치는 시時 속에 있다.

   

 

저자인 도올 김용옥 선생님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이다. 그러나 나처럼 그 분의 책을 읽어보지 못 한 사람들은 많으리라 생각 된다. 난 솔찍히 웃음의 소재로 희화된 그 분의 모습에 더 익숙해서 어떤 강의를 하시는지 어떤 분인지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연예인의 얼굴을 알 듯 그렇게 익숙할 뿐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남편과 김용옥 선생님의 TV 강의를 듣게 되었다. 남편은 그 분을 대단한 분이라며 칭찬을 해댔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이렇게 선생님의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중용"이 뭘까? 나는 그저 어떤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심에 서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보니 그 것은 그저 서양문물에 물든 나의 편협한 생각일 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용"이라는 것이 공자의 말씀을 손자인 자사가 편집해 엮은 책이라는 것 또한 처음 알게 되었다. 이렇게 무식할수가.....나의 무식이 여실히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나의 무식함에 혀를 내둘렀다. 책 속에 너무나 자주 등장하는 한자어 들을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무수히 많았던 것이다. 결국 나는 인터넷 한자사전을 열어놓고 책을 읽었다.

 

"중용"을 읽으며 인간이 지향해야 하는 삶의 모습이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시간의 흐름도 무색하게 공자의 말씀은 지금의 우리들 앞에서도 살아 움직이고 있다. 무수한 교훈들이 지금도 여전히 생명력 있게 우리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실로 놀라운 생명력이다. 공자의 말씀처럼 "중용"을 실천하는 삶이 일상화 된다면 참으로 살만한 세상이 되리라 생각한다.

 

책 속에 저자인 김용옥 선생님 께서 4년째 키우고 있다는 '봉혜'라는 닭 이야기가 나온다. '봉혜'의 삶을 이야기 하면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50일동안 먹지도 자지도 않으며 알을 품고 키워내는 헌신적인 모성애. 병아리가 성장하면 철저하게 외면하고 공격하여 독립하게 끔 만드는 지혜로움. 정말이지 닭에게도 배울 것이 많은 것 같다. 

 

책을 읽고보니 김용옥 선생님의 추천대로 "중용한글역주"를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에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얕은 지식의 책들보다 시간의 흐름을 이기고 여전히 우리곁에 남아있는 고서를 먼저 손에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얕은 지식에 조금이라도 깊이가 더해질 수 있다면 나는 열심히 읽어볼 참이다. 여전히 한자 무식쟁이인지라 인터넷 한자사전을 펼져놓고 읽어야 할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