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면서 먼저 작가에 대한 짧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쩜 어쩜 저런 묘사를 할까 중간 중간 감탄사를 뱉어내게 했으면 정말 생각을 깊게 많이 하는 작가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천재적인 작가이구나 라는 생각과 이런 글을 쓰는 작가가 왜 노벨문학상을 아직 못탄걸까 아마도 우리나라가 아직 우리 글의 아름다움을 디테일하게 번역하고 소개하는데 미흡해서 문화를 세상에 잘 내보이지 못해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런 멋진 문학작품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노벨문학상이 많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서편제라를 영화가 세계를 강타했듯이...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다운 글귀가 작품 곳곳에 묻어있었습니다. 행만 나누면 한 편의 시로도 손상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글들을 보며 어떻게 저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작가를 존경하는 마음이 뭉클뭉클 솟아났습니다.

 

아버지가 다른 오누이가 오라비는 누이를 찾고 누이는 달아나고 숨박꼭질하듯 달아나는 누이를 찾아 헤매는 오라비의 가슴아픈 사랑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야 한이 생기고 또 그 한이 소리를 더 깊게 만든다고 생각하여 딸의 눈을 멀게한 아버지처럼 오누이도  그렇게 한을 일부러 만든 것 같습니다.

 

"그날은 마침 가는 해를 파묻어 보내듯  온 고을 가득하게 밤눈이 내리고 있었는데,  그날 밤 새벽녘에 아비는 드디어 이승에서의 마지막 소리를 하고 나서 그길로 그만 피를 토하며 가쁜 숨을 거둬 가고 말았다." 밤눈이 내리는 날은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 모든 것을 비밀로 만들수 있다는 것을 또 작가는 밤눈 내리는 조용한 밤에 사건이 생기고 그 사건이 묻혀져감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소리의 한을 품고 죽어가는 아비의 마음을 자식들이 알기나 할까요? 그러면서도 딸의 인생보다 소리라는 목적만 생각하고 눈멀게 한 비정한 아버지라는 생각에,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소리를 하는 도구로 생각하는 아버지라는 생각에 우리 아버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구월심 자식들 잘되라고 노력하고 애쓰는 우리 아버지 고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