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트[agit]

아지트의 사전적 의미는 좌익운동과정에서 관헌의 눈을 피하기 위하여 항상 이동하며 소재를 모르게 하고 비밀지령을 발하는 지하운동의 집합소이다. 러시아어로는 원래 아지트풍크트(agitpunkt)라는 선동본부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으나, 그 운용과정의 특성을 반영하여 이동본부 ·지하본부 ·비밀본부의 뜻으로 사용된다.

나는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그나마 아는 것이라면 초등학교 시절 여름방학때 외삼촌 댁에 방문하면서 접해본 서울랜드나 경복궁, 63빌딩 등 거의 한정적이다. 나이가 들어 대학교 친구들과 함께 명동이나 동대문쇼핑을 다닌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해서는 그냥 별 생각이 없었다. 그냥 도시지 뭐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아지트 인 서울"을 통해 내 생각이 얼마나 작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20대의 여자들이라면 외국 도시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을 것이다. 나같은 경우도 섹스앤더시티의 영향때문인지 뉴욕과 어렷을 적 만화의 영향인지 런던, 로마의 휴일을 보고 반해버린 로마 등등 환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런 세계적인 도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기 보다는 내가 지금 접할 수 있는 서울 이라는 도시가 갖고 있는 매력에 먼저 빠져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 책을 먼저 접하지 않고 서울을 방문했다면 아마 예전처럼 명동이나 홍대, 동대문만을 돌아보고 돌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비단 그 곳 뿐만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가 숨겨왔던 갖가지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나는 무엇을 느껴왔던 것일까.. 이렇게 많은 매력을 가진 도시인데 말이다. 나는 그 동안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대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은 정말 커다랗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가볼 곳이 많다. 맛있는 곳도 많고, 멋있는 곳도 참 많다. 다음부터는 서울을 방문할 때 이 책을 들고 하나하나의 길을 해부하듯이 탐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소개된 12개의 감성 스트리트를 돌아보려면 최소한 서울에 12번은 다녀와야 할 텐데.. 서울시민이라고 해서 이 책이 소개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알고 있지는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대전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지 않듯이 말이다. 그냥 무심코 지나가던 길들이 다 제각각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2개의 감성 스트리트 속에는 맛있는 집도 각자만의 비밀스러운 공간도 보여진다. 정말 소개된 맛집을 보면서 여기도 가고 싶다, 저기도 가고 싶다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왜 이런 맛집이 대전에는 없는 것일까!! 각각의 길들이 품고 있는 역사적 의미, 스타일, 풍경등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그 길에 있는 맛있는 곳과 멋있는 곳까지.. 정말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 그런 곳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들어 있어 뭐야! 이거 광고 아냐? 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지만 그래도 방문하는 사람 입장으로서는 방뭉하기 편하게 요약된 가게의 정보는 꽤 만족스러웠다. 오늘은 신사동 가로수길을, 다음에는 홍대 앞 다복길을.. 이런식으로 하나하나 정복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서울은 가볼만한 곳이 많은 거 같다. 

아지트인서울은 서울에 대한 종합안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각의 길목에 이 책이 짧게 안내책자처럼 놓여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서울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있어, 아니 그 거리를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좀 더 의미있고 재미있게 거리를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새로운 길을 걷기에 앞서 이 책으로 그 길을 미리 한 번 느껴보고 반문하면 더 많은 것을, 놓칠 수 있는 것들을 더 세밀하게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이 책 참 매력적이다. 멋진 사진들과 멋진 일러스트들을 통해 서울의 매력을 더 배가 되게 한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