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 바로 길하나만 건너면 전원주택 단지가 넓게 조성되어 있어요. 얼마전 드라마, 영화 촬영도 다녀갔어요. 길 하나 차이로 정말 다른 세상같은 곳이에요. 그 곳을 산책삼아 지나다보면 웬지 여유로워지고, 마음이 평화로워지곤 해요. 아이들에게 이런 자연과 함께되는 삶을 살게 해주면 정말 좋겠단 생각을 늘 해왔었는데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일러스트레이터 김효진씨가 "아이가 어릴때 마당 있는 집에서 2년만 살아보기"란 전원육아 책을 출간하셨길래 읽어봤어요.

 

 

 

 

 

요즘 민트살구에게 자연과 자주 접하게 해줘야겠단 생각에 캠핑도 자주 다니려고 하고, 산림욕장으로 산책도 자주 가곤해요. 그래도 직접 자연속에서 사는 것에 비함 한참 부족한 거 같아요. 마당 있는 집에서 사는 것은 여자들이 갖고 있는 로망 중이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예전에 모 잡지에서 인상깊게 본 사진 중 하나가 바로 잔디가 넓게 깔린 집 앞 마당에서 맨발의 여인이 호스로 물 뿌리고 있던 장면이에요. 어떻게 보면 진부해 보일 수도 있던 그 사진이 아직도 참 오랜 기억 속에 남아 있어요. 만약 내가 마당 있는 집에 산다면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면서요.

 

 

 

 

 

 

 

 

마당있는 집에서 자연과 함께 사는 것, 누구나 꿈꿀 수는 있지만 감히 시도조차 못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을 거에요. 저 역시 막상 주택으로 이사가자고 하면 당황스러울 거 같아요. 보안은 괜찮을까? 살면서 불편함은 없을까? 도둑이 들면 어떻게 하지? 분리수거는? 음식물 쓰레기는?? 등등의 생각이 머릿 속에 파바박 스쳐지나가더라고요. 과감하게 자연 속으로, 마당 있는 집으로 뛰어든 저자가 대단하다는 생각과 부드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민트살구한테 제일 많이 하는 말이 "뛰지마! 살살 걸어다녀!"에요. 천방지축 두 아이들이 계속 왔다갔다 뛰어다니는 통에 아랫집 사람들을 만나면 저절로 죄인처럼 굴게 되다보니 아파트 생활이 싫기도 해요. 층간소음으로 빚어지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자기 집이라는 것은 좋을 거 같아요.

 

 

 

 

자연 속에서 마음껏 구르고 넘어지면서 몸으로 느껴지는 그 자유가 부러워요. 우리 아이들한테는 하지 말아야 할 금기시 되는 행동이 당연한건데 못하게 하고 있어 마음이 늘 안 좋았거든요. 민트가 밤되면 하는 말이 "엄마 밤에는 뛰면 안되는거지요?"에요. 저도 얼마나 많은 이야길 들었으면 저럴까 싶기도 해요. 은연중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그래도 함께 사는 생활공간이다보니 그럼 안된다 싶어서 매번 뛸때마다 잔소리 하게 되고ㅠ 아이들이 어릴수록 아파트 1층에서 생활하거나 주택에서 생활하는 것이 아이를 위해서나 주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좋을 거 같아요.

 

 

 

 

이 책에는 주택에서 살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삶의 노하우와 아이가 밝게 생활하는 모습이 가득 담겨 있어요. 텃밭가꾸기 노하우부터 정화조처리, 장마철 관리 등등의 생활 팁이 담겨 있어요. 주택에서의 삶을 꿈꾸고 계획 중인 사람이라면 도움이 많이 될 거에요. 아파트에 사는 것도 그렇고 주택에서 사는 것도 그렇고 다 장단점이 있는 거에요.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활을 하는 것은 비슷하구나 싶어요.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자연에서 함께 하는 마음 편히 뛰어 놀 수 있는 마당있는 집이 더 좋겠다 싶어요. 현실의 벽 때문에 엄두도 못 내고 있는데 이안이가 참 좋겠다 싶어요. 민트살구에게도 그런 삶을 살게 해주면 좋으련만 지금 당장 직장이며 집이며 등등을 고려하니 아직까지는 실천할 엄두가 안나요.

 

 

 

 

마당있는 집에서 4년간 살면서 아이가 얼마나 많이 행복했을까 생각하니 참 부러웠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별로의 이야기가 사진과 함께 담겨 있어요. 사진을 통해 느껴지는 자연의 생생한 에너지가 참 부러웠어요. 이안이가 사계절 노는 모습을 보니 장난감이 필요없구나 싶어요. 바로 자연이 아이의 친구니까요. 민트살구에게 유기농 식자재 먹인다고 한살림이며 유기농 매장 찾아다니곤 했는데 마당에서 텃밭 통해서 가꾼 싱싱한 야채들만 못하겠다 싶더라고요. 키워서 먹다보니 더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을 거 같아요.

 

 

 

 

겨울의 주택은 마냥 춥고 불편할 것만 같았는데 그 안에서도 행복을 찾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수도관이 얼어도 다 살아갈 수 있고, 그 안에서 고마움을 느낄 수도 있고 말이죠. 난로에서 고구마도 구어 먹을 수 있는 소소한 재미도 있을 거 같고요. 얼음이며 눈등이 바로 스키장 못지 않은 재미를 줄 수 있을 거 같아요.

 

 

 

 

 

 

 

 

이안이가 자연속에서 하는 다양한 체험을 모두 해주지는 못하더라도 집에서 최대한 함께 하려고 해야겠어요. 아이와 함께 요리도 해보고 인형도 만들어보고 해봐야겠어요. 해주지 못하는 것을 속상해 하기 보다는 해 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해주려고 노력해봐야겠어요. 자연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곤충이며 풀, 꽃들도 좋겠지만요. 주말에 최대한 접할 수 있는 것은 접하게 해주면서요.

 

 

 

 

시골이 무조건 좋다, 도시가 무조건 좋다를 떠나서 두 문화적 차이를 적절히 조화롭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할 거 같아요. 책에서 보니 이안이네는 일주일에 한번씩 도시로 나가서 문화생활을 하려고 했대요. 저희 같은 경우는 당장 조절이 힘든만큼 평일 5일은 도시 속에서 생활을 하다가 주말이라도 꼭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살도록 해야겠어요. 아이들에게 산을 자주 데려다주고, 바다며 자연을 많이 접하게 해줘야겠어요. 캠핑도 더 자주 다녀야겠고요. 날씨가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그대로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줘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