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첫날. 목동에 위치한 정목초등학교는 온통 왁자지껄했다. 강당으로 끊임없이 밀려드는 초등학교 학생들! 수다 떨랴 실내화 신으랴 정신없는 와중에도 카메라를 보고 V를 그려주는 센스! 대체 이 어린이들은 왜 우르르 강당으로 몰려온 것일까? 바로! 올해 초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한 현영 언니(혹은 누나)를 보기 위해서였다. 사랑의 열매 홍보 대사로 활동 중인 현영이 일일교사로 나눔 교육을 실시하는 것. 강당 안에서는 무대 정비하랴, 신간 《현영 언니가 들려주는 똑똑한 경제 습관》을 예쁘게 쌓아 올리랴 정신 없는 와중에 현영은 무대에 올라설 시간을 기다리면서 준비한 멘트를 외우고 있었다. 드디어 현영 등장! 오.. 옆사람 목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우렁찬 함성! 마치 확성기라도 단 듯 쩌렁쩌렁한 초등학생들의 함성은 상상 이상이었다. 워낙 무대에 많이 서본 현영은 당황한 기색 없이 일일 교사 노릇을 톡톡히 했지만 행사 관계자는 모두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일일 교사 현영은 우리 사회에 나눔이 필요한 이유와 나눔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한 후 ’나눔 행동 테스트’를 하기 위해 학생 몇 명을 무대 위로 불러 올렸다. 처음엔 쑥스러워하던 학생들도 곧 무대에 적응을 했는지 유창하게 자기 소개를 하는가하면 가수 못지 않은 가창력을 뽐내기도 했다. 현영이 이에 감사의 표시로 자신의 책에 사인을 해 선물하자 객석은 ’나도 무대에 오르겠다!’고 손을 번쩍 들어올리는 학생들로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하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서일까, 현영은 무대 아래로 내려가 사랑의 온도계 저금통을 만들고 있는 어린이들을 도왔다. 자신이 만든 저금통도 봐 달라는 요청은 끊이지 않았고 현영은 한참만에야 무대 위에 다시 올라설 수 있었다. 정목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모은 성금은 사랑의 열매 모금함으로 들어갔는데, 어찌나 많은 학생들이 모금에 참여했는지 한참이 지나도 모금함에 드나드는 손이 멈출 줄을 몰랐다. 결식아동과 독거노인도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나눔에 함께 참여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여럿이 사랑의 온도계의 수은주를 올리는 상징적인 세레모니 후, 사랑의 열매 측에 현영이 5천만 원을 기부하면서 현영의 나눔교육은 마무리 되었다. 단체 사진 촬영과 즉석에서 열린 사인회로 왁자한 분위기는 꽤 오랫동안 이어졌지만 말이다. "사인 책을 갖고 싶어요!"하는 학생들의 요구가 빗발쳤지만 모든 학생에게 즉석에서 사인을 해준다는 건 아무래도 무리였다. 사인을 받지 못한 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애써 옮기는 학생들이 조금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현영의 목소리가 녹아들어 있는 《현영 언니가 들려주는 똑똑한 경제 습관》 이 어느 정도의 아쉬움을 달래주지 않을까. 어린이들이 각자의 교실로 돌아간 후 강당은 현영의 ’기부 천사’ 증서 수여식장으로, 각 언론 매체들의 인터뷰 장소로 활용되었다. 이른 아침부터 어린 학생들과 교사 분들, 방송사 관계자를 상대하느라 힘들었을텐데도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주변을 편하게 만드는 현영씨를 보면서 ’나눔’은 자신의 작은 불편을 감내하는 데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이번 나눔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해졌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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