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소설이다.

역사를 배경으로 하면서, 속도감도 있고, 특히나 그 시대적 배경이 조선이라 더욱 그렇다.

고려로 올라가도, 삼국시대로 올라가도 왠지 그 재미가 덜한 것은 나의 역사적 지식의 한계 때문이리라.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팩션.

특히, 영화 제작사들의 호평을 받았다니 그 구성도 무척 탄탄할 것이라는 기대를 더한다.

이 책 <밀주>는 조선시대 영조 재위기에 금주령이 발령되고, 그에 따른 비리들이 발생함에 따라 그런 근본적인 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비밀리에 영조가 지시한 밀주 조직 소탕령을 배경으로 진행되고 있다.

어디나 새롭게 개혁하고자 뭔가를 진행하면 그것으로 부를 축적하는 무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얼마전 물을 장악하고 시대를 어지럽혔던 내용의 드라마 <군주> 역시 이런 무리들을 소탕하기 위해 왕이 직접 나선 내용이었던 것을 기억한다.

책 속에는 영조 금주령 시대의 대표적인 밀주 조직이 등장한다. 바로 검계라는 조직이다.

그리고, 그 검계의 우두머리 표철주라는 인물. 이 인물 역시 정치권에서 우의정이라는 높은 직위에 있는 인물의 비호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을 파악하게 된 영조는 밀명으로 이들을 소탕하라는 령과 함께 밀주 특별수사대 금란방을 조직하게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금란방은 손금으로 범인을 잡는다는 장붕익을 필두로 돈으로 종사관 자리를 얻은 수판, 검계에 몸 담았지만 다년간의 수감생활로 시대의 흐름에 둔해진 석포, 시야가 넓지만 우리말이 서툰 바히르등으로 이루어진다.

이 책을 읽으며 이를 원작으로 한 역사드라마가 만들어진다면 아마도 제법 놓은 시청률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특히나 이 소설에 등장하는 두 대립되는 조직의 총수 두 인물이 모두 실존인물이라니 더욱 흥미로울 것이라는 생각이다.

어린 시절 술도가라로 말하는 양조장에서 술을 사오기도 했고, 집에서 술을 만드는 것이 법으로 금지 되었던 때도 있었지만 아랫목에 담요를 덮어 술을 띄우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게 하며, 그 보글보글 끓는 술 소리를 생각나게 하는 그런 소설이다.

물론 시대와 스케일은 그런 나의 소소한 추억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말이다.

흥미로운 소설임에 분명하며, 스팩타클한 역사소설을 읽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