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가득한 자극적인 사진은 어쩌면 인류 문명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준 장면들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숨기고 싶은 장면이기도 하지만 묵인되어 왔던 실험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도덕적인 측면에서는 여기에 기록된 대부분의 과학 실험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들이며, 일부는 대중의 지탄을 받아 마땅한 것들도 있다.

이렇듯 어쩌면 영원히 봉인되어야만 했던 실험들이 세상에 드러난 것은 그것들의 위험하고도 광기에 어린 내용들이 인간과 국가의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된 것들이기도 하기에 도의적인 측면에서 반성의 의미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자신의 연구에 집착한 과학자의 광기로도 여겨지지만 또 그 일들로 드러난 결과는 때로는 인류를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어가며 마주한 강제 성전환 수술에 관한 이야기는 몇해전 읽었던 소설 '이상한 나라의 브렌다'의 주인공의 이야기였다.

자신의 실험 결과를 진실로 만들기 위해 한 소년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은 과학자는 끝끝내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는 것은 화를 치밀어 오르게 했으며, 결국 자신의 생을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마감한 주인공의 인생은 너무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또, 게슈탈트 붕괴라는 제목으로 자행된 실험들은 어쩌면 나약해진 나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공감과 함께 우리의 신체를 지배할 수 있는 정신의 강함을 다시한 번 느끼게 하는 실험이었다.

그 외에도 인체 소생 실험의 경우는 여러 소설과 영화의 주제로 채택됨직한 것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누군가는 인간은 상상하는 모든 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들을 보면 정말 그러할 것이라 여겨진다.

어쩌면 우리가 황당하고 실현 불가능이라고 생각하는 것들도 머지 않은 미래에는 현실이 되어 왔을 것이다.

과학의 발달은 분명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

이 책은 그런 혜택을 누리게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감춰진 부끄러운 단면을 보여준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