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책이 정말 술술 넘어간다.

글자 크기도 시원시원하니 더욱 그렇다.

신세용.

중학교 2학년인 우리 큰 딸은 이 책을 읽더니 "정말 이 사람 정말 대책없어, 엄마!"한다.

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그런 한 문장으로 지은이를 말할까 싶어 어제 저녁부터 열심히 읽기 시작했다.

아이가 받아들이는 것과 어른인 내가 받아들이는 것은 조금은 다르겠지만 정말 괴짜이긴 하다.

만으로 13살인 중1의 나이에 형의 유학이 부럽긴 했겠으나, 그리고 두 아들을 모두 유학을 보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부모의 입장을 배려하는 맘은 이해가 되지만 어찌 밀항이라는 엄청난 단어를 떠올리며 그것을 실행하려는 결단을 내릴 수 있단 말인가.

이 책을 읽으면 신세용이라는 청년(?)의 추진력과 그 가족의 결속과 서로에 대한 신뢰가 부러울 따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려서부터 두 아들에게 출근 전 <아버지의 5분 강의>라는 것을 매일 하셨다는 아버지의 자녀교육관과 항상 인자하게 아들들을 이해하고 한 없는 사랑으로 대하는 어머니의 모습. 그것이 우리가 이 가족에게 배워야 할, 나와 나의 남편이 이런 아들을 부러워하지만 않고 이런 추진력과 결단력과 자신에 대한 신뢰를 가진 아들로 자라도록 하기 위해 최우선으로 필요한게 아닌가 느꼈다. 

13살에 밀항을 해서까지 미국 유학을 원한 아들에게 그리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남들이 기피하는 사관학교에 입학을 시키는 엄마, 하지만 1년도 견디지 못하는 곳에서 2년을 거뜬히(물론 혼자서 정말 힘든 상황들을 헤쳐나갔다) 버텨낸 아들을 일반 사립학교로 옮겨준다. 정말 아들이 원했다는 것을 알고선. 그렇게 누구나 생각하는 유학이라는 말에 걸맞는 생활을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찾아 온 몸의 이상. 그러나 그것도 아버지와의 대화로 슬기롭게 상황을 이겨나간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건강과의 싸움에서도 이겨내고 인간승리(?)를 거둔다.

우리 아들도 이런 결단력과 의지력을 가진 아이로 자라주길 바라게 된다. 

하지만 작가 신세용처럼, 작가의 부모처럼 그렇게 뒷바라지를 해 줄 수 있을까 싶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