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마음이 우울해지고 어디론가 흘쩍 떠나고 싶을 때가 많아진다. 아이와 가족들 생각에 마음만 있을 뿐이고, 그 시절 함께 한 친구들이 그리울 뿐이다. 여고 시절  종알종알 무엇이 그리 우습고 슬픈지 깔깔거렸다 금새 눈물을 지었다했는지. 요즘은 자주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 이야기를 듣게 된다. 물론 좋은 이야기라  어깨가 으쓱하게 된다. [소중한 날의 꿈]은 성인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을 못 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꼭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애니메이션 작가가 '연필로 명상하기'라고 한다. 그림을 보면 딱 맞다는 느낌이 든다.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그린 그림, 말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던 첫사랑 이야기를 잔잔하게 잘 담아냈다. 이랑은 그냥 평범한 ,감수성 예민한 소녀였다. 달리기를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친구에게 추월 당하고는 포기하게 된다. 서울에서 전학 온 수민이가 당당하게 자기 일을 하는 것을 보고 부러워도 하고 자기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여자 앞에만 서면 수줍어 말도 못하는 소심남 철수는 삼촌의 전파상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우주인을 꿈꾸는 과학자 철수는 무엇이든 척척 고쳐내는 재주가 있다.이랑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말도 못하다. 세 친구가 함께 고민하며 도전하며 사랑과 우정을 키워가는 소중한 이야기기이다.

 

  1등을 하기 위해, 잘 하기 위해, 어른이 되면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는 이랑을 보며 내 여고시절을 보는 것 같고, 내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된다. 아무런 생각이 없는 아이처럼 보여도 그 속에서는 용광로가 부그부글 끓고 있을 것이려니 생각하게 된다. 슬슬 사춘기를 시작 하는 딸 아이를 보며 주의를 주고, 엄마도 그랬다고 위로하기도 하곤 한다. 딸과 같이 '소중한 날의 꿈'을 읽었으니 두 손 꼭 잡고 영화를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