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새해가 되면 항상 다짐하는 것 중의 하나가 '성격을 고치자'였다. 성격이 너무 올곧다 보니 융통성이 없다는 얘기를 듣는 때가 있어서 상황을 유연하게 넘길 수 있는 성격으로 바꿔야겠다는 결심을 매해 하고는 했다. 무례한 행동이라도 한번 눈 감고 지나치면 되는데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고 대응을 하다 보니 그때마다 감정의 소비가 심해서 힘들었다. 그래서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호기심이 생겼다. 세상에는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있고 우리들은 그들과 어떻게든 어울리며 살아간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관계를 끊고 싶지만 대부분은 어쩔 수 없이 관계를 지속해야 한다. 이제는 연륜이 생기면서 예전보다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부족해서 이 책을 통해 그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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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들은 상대방의 무례한 행동에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상처를 줄까 봐 오히려 본인은 상처를 받았어도 속으로 감당하며 속앓이를 한다. 꼭 심성이 착한 사람이 아니어도 무례한 사람의 태도에 센스 있게 처신하는 건 쉽지 않다. 나 역시 상대방의 태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내 페이스를 잃지 않고 '쿨'하게 넘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생각처럼 만족스러운 경우는 많지 않다. 원래 내 성향이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릴때 부터 남녀 간의 차별을 부당하다고 생각했고 잘못된 행동과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많았다. 자의식이 강했던 편이어서 부당하지 못한 것에 대항하고 저항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온순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사회가 여자에게 바라는 것처럼 무조건 순응하자고 다짐을 했지만 내 결심처럼 성격이 온순하게 바뀌지는 않았다. 잘못된 행동을 받아들이기에 내 자아는 너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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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세상이 변화했다. 예전에는 뭐가 잘못인지도 모르고 아무렇지 않게 하던 무례한 행동들이 이제는 사회적으로 무례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렇게 사회적 인식은 개선되었지만 사회는 우리에게 무례한 태도를 원만히 넘어갈 수 있게 센스 있는 대처를 요구한다. 그러나 작가는 매력적인 화법으로 대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기표현의 근육을 키우고 나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생 자체는 긍정적으로, 개소리는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김숙이나 이효리처럼 센스 있게 대처하는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무례한 행동에 마냥 속앓이를 하는 경우는 아니어서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평소에 상대방의 무례한 행동에 상처를 많이 받았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세련되게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타인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