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시대에 접어 들면서 최악의 경기라고 하지만 모두가 불황의 늪에 허우적거리는 건 아니다. 같은 악조건에서도 호황을 이루는 곳의 이유는 뭘까?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이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저자 켄 블랜차드가 배려가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는 내용의 《배려를 파는 가게》를 썼다. 켄 블랜차드의 글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재미있게 풀어내면서도 뭘 말하고자 하는지 저자의 메시지가 명확해서 좋아한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배려에 대한 내용이다. 소제목으로 '배려는 관계의 시작이자 서비스의 핵심이다'라고 써 있다.

 

배려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가장 필요한 최소한의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업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시작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관계를 통해 존중받는다고 느낄 때 그 관계는 더욱 돈독해진다. 사업이 잘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의 차이는 의외로 간단하다. 고객이 소비할 때는 합리적인 가격, 품질 좋은 물건, 맛있는 음식도 고려 사항이지만 그곳에서 받았던 대우에 따라서 그 가게를 다시 이용할지 안 할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얼마 전에 맛집이라는 유명 음식점을 찾았다. 입소문대로 음식은 맛있었다. 주문을 많이 하기도 했고 나온 음식의 양이 많아서 남은 음식은 포장을 부탁했다. 어차피 음식점에서도 남은 음식은 버려야 하기 때문에 음식물 처리비용을 생각할 때 반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탁했던 포장을 받고 민망했다. 포장을 부탁할 때도 직원이 귀찮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아서 살짝 당황스러웠는데 검은 비닐에 담아서 준 모양새가 마치 음식물 쓰레기처럼 느껴졌다. 포장이 가능한 집이었는데 과연 다른 손님에게도 이런 식으로 줄까 의문이 생기면서 서비스 마인드가 많이 부족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맛이 있어도 여기는 이제 오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던 기억이 있다. 반면에 좋은 서비스를 받았던 기억도 있다. 역시 음식점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서비스를 받고 기분 좋게 식사했던 곳이 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내가 받았던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음식점을 추천했다. 또 인상적이었던 곳을 떠올려 보면 홍콩 디즈니랜드를 방문했을 때 직원들의 태도가 친절해서 기억에 남는다.

 

"흥미로운 사실을 말씀드리죠.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경험을 결정하는 건 사실 마지막 인상이라고 합니다. 모든 과정이 아무리 훌륭했다 해도, 고객이 여러분과의 마지막 상호작용에서 나쁜 인상을 받았다면 그때까지의 모든 긍정적인 경험은 일시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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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 번창하기를 바란다면 품질이 좋아야 하는 건 당연하고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건 최소한의 상식이다. 최상의 서비스를 받고 기분 나빠할 사람은 없다. 그래서 극진한 서비스를 받으면 좋은 기억으로 남아 그곳의 충성 고객이 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좋은 기억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안 좋은 기억을 남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쁜 기억은 파급력이 훨씬 강하다. 그래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사업 성공의 핵심이다. 그래서 켄 블랜차드는 ​배려가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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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배경이 미국이다 보니 우리나라의 정서와 맞지 않는 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이름을 알려주고 주고받는 게 자연스럽지만 우리나라는 낯선 사람과 통성명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손님은 왕이다'라는 고객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외국과 비교할 때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그렇지 못한 곳이 있기는 하다. 매출이 부진해서 고민이라면 그 원인이 고객 서비스에 있지 않나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배려를 파는 가게》에서 켈시가 적용했던 대로 조직에 긍정적인 변화를 준다면 이전과 달라진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사업 성공의 핵심은 위대한 고객 서비스에 있다.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고 그들을 배려하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