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지마! 텀포드

책 표지를 보는 순간 아이가 웃음을 터트렸다.

' 엄마 이 고양이 진짜 귀엽다. 아이는 장난처럼 책을 넘기다가 텀포드가 사고를 치고 여기저기 숨는 장면을 너무 재미있어했다.

특히 텀포드가 미안해라는 말을 하기 싫어서 인형들 속에 마치 자기도 인형인 것처럼 리본을 매고 능청스럽게 숨어 있는 그림을 보고는 큰 소리로 즐거워하며 웃었다.

이 책은 귀여운 그림만으로도 이미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버린 책이었다.

사랑은 쉽게 그치지 않잖아. 장화를 진흙투성이로 만들어도, 찻잔을 와장창 깨뜨려도, 호박을 모르고 밟아 뭉개도 어쩔 수 없잖아.

아니, 사랑은 그냥 일어난다는 거, 다들 알잖아?

마치 엄마, 아빠가 너를 사랑하듯, 네가 엄마, 아빠를 사랑하듯 말이야.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것 같았다.

사랑은 쉽게 그치지 않는다. 한여름의 장맛비처럼 사랑은 쉽게 그쳐질 수 없다.

바람이 불듯 구름이 흐르듯 사랑은 그냥 일어난다.

 

미안해요. 라는 말을 할 용기가 없었던 사고뭉치 텀포드가 엄마, 아빠를 기쁘게 하면 자기도 기분이 좋아질 거라는 것을 깨닫고 잘못했어요. 미안해요. 라고 말했을 때 축제에 모인 사람들이 같이 만세를 불렀다.

텀포드가 사과한다고 해서 항상 칭찬을 받는 건 아니지만 늘 사랑받는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숨어버리는 우리들의 텀포드들이 이 책을 읽고 텀포드가 깨달은 기쁨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