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들이 쌓인 곳에 한없이 맑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살고 있다. 이곳은 케냐의 고로고초마을로써 같은 나라라는 것이 이상하리 만큼 대조적인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의 모든 쓰레기들을 짊어지고 있다. 그래서 세계 3대 슬럼가 중 한 곳이라 불리어 진다.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날짐승과 들짐승들이 함께 쓰레기를 뒤지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어쩌면 살아간다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활이 바로 내 옆에서 벌어지는 것 같은 느낌에 이 먹먹해지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이런 곳에서 지라니어린이합창단이 탄생하였다.

지라니어린이합창단의 이력을 본다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처음에 계이름조차 몰랐던 아이들이 6개월 만에 케냐 대통령궁에서 케냐 정부수립기념일 초청공연을 했고, 1년 만에 한국 순회공연과 미국 순회공연까지 해냈다. 극한 상황에서 최대의 효과를 일으켜냈다고나 할까. 이들의 기적 같은 스토리는 얼마 전 TV시사다큐 'W'에서 방영되었다고 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다. 처음 만난 그들의 모습은 알록달록한 의상으로 그 누구보다 그렇게 화려해 보일 수 없었다. 그리고 비록 완벽하게 정돈되진 않았지만 보기 좋을 만큼의 정돈된 모습이었다. 한참을 지라니어린이합창단에 대해서 찾다보니 한층 더 가까워짐을 느꼈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세 가지의 놀람을 비롯한 깨달음을 얻었다. 제일 처음 깨달은 것은 케냐의 대조적인 모습들이었다. 우리나라도 빈부격차가 심하다고 하지만 한 곳은 높은 건물들이 세워진 곳에 한 곳은 더러운 쓰레기더미에 사는 이런 사실들이 너무 놀라웠다. 그리고 이런 모습인데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이 순수한 미소를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낯선이지만 서스럼 없이 다가왔다는 사실에서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깨달은 사실은 꿈의 소중함이었다. 처음 ‘희망이란 단어가 사치스럽다’는 말을 본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예전과 달라진 점은 단지 노래를 한다는 것. 희망을 가진다는 것뿐인데 그 차이로 그들의 삶에는 너무 커다란 변화들이 찾아온 것이다. 어떤 아이는 꿈을 가지게 되었고 또 다른 아이는 문제아에서 우등생으로 바뀌기도 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희망, 꿈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우리는 세계 불평등 국가들에 대해 여러 매체로 접했기 때문에 모르는 바는 아니다. 동시대에 살아가면서 이렇게 다른 환경이 존재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할 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로써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을 그들이 가질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진다. 나 역시도 그랬지만 대부분 그들의 어렵고 가난함 그리고 절망을 쳐다보고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래서 슬픔과 안타까움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리는 어둠속의 한 줄기 빛처럼 절망 속의 희망을 봐야 한다. 이 책은 그들의 희망과 꾸밈없는 웃음을 보여준다. 그 웃음으로 나는 ‘내가 아니니까.’ 라는 안이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반성한다. 또 한 번 어떤 어려움이 온다 해도 그 아이들은 이렇게 외칠 것 같다. 하쿠나 마타타!(문제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