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중학생이 되는 우리 큰아이가 EBS 과학특강을 듣고 있어요. 초등학생 때 과학영재 수업을 받아서 과학수준이 많이 향상이 되었는데도 중학교 과학이 어렵다는 말을 하도군요. 아무래도 초등학생 수준의 과학과 중학생 수준의 과학은 용어부터가 차이가 나지요. 이론적인 것들에 대한 접근이 먼저 이루어지는 교과서는 아이에게 어렵다는 생각을 먼저 갖게 한 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저도 고등학교 때 물리를 썩 잘 하는 사람은 아니었답니다. 하지만 물리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면 참 재미있는 과목이지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운동의 법칙들은 지금도 책장에서 책이 떨어지고, 자동차가 달리는 것도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길의 단위를 쓰고 길이를 재는 것도 물리에 속하는 것이고, 단위는 약속을 하고 지키는 것이랍니다. 물건이 떨어지는 것은 낙하 운동이라고 하고, 버스에서 차가 갑자기 멈추면 진행방향으로 몸이 쏠리는 현상은 관성과 가속도 때문이기도 합니다. 일과 운동, 원운동과 포물운동, 낙하운동, 상대적인 운동, 일과 에너지 이런 소제목만 읽어본다면 어렵다는 느낌을 잠깐 가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용을 본다면 "움직이는 차 속에 앉아 있는 나를 창 밖의 친구가 본다면 나는 움직이지 않고 친구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고, 밖에 있는 친구는 차 속의 내가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것들이 상대적인 운동이라고 표현이 된답니다. 교과서 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는 시각을 길러주게끔 책이 씌여져 있더군요. 재미있는 책을 읽는 것처럼 아이와 함께 읽어 내려 가게 되는 이 책은 제가 읽으니 ' '물리책이다' 라는 생각을 하지만 아이가 읽어보기에는 상식책처럼 느껴졌나 봅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과학특강을 들으니 이해가 확실히 잘 되는 것을 느낀답니다. 상위 5%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것은 아닐 겁니다. 이 책을 접해 본 아이라면 과학, 특히 물리 부분을 어렵다고 생각지 않을 거예요. 중요한 시기에 어떤 책을 읽는 것이 좋은지 잘 선택하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고 흥미를 가질 수 있을지 없을지를 단정지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동기가 될 것입니다. 나조차도 과학이 쉽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 때 우리들에게 이렇게 좋은 책이 없었는지 원망스러울 정도이지만 우리 아이가 읽었 다는 것만으로 위안이 되네요. 예비중학생이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구요. 중학생이지만 과학이 어렵다고 느끼는 학생이 읽는다면 그 고민으로부터 자유로와 질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