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각형의 특이하다면 특이할 수 있는 책 모양에 파란 하늘사진을 표지로 한, 첫느낌 좋은 책을 집어들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유어예?!

글,그림,사진이 유어예라기에, 그리고 표지에 '유어예가 찾아낸 명화 속 프랑스'라는 부제가 붙어있기에, 사람이름인 줄 알았다.
조금 독특하지만 뭐,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遊於藝'는 '예술에서 노닐다'라는 뜻으로 여행을 다니며 낯선 곳에서 미를 발견하고, 창조하고, 표현하는 박서림 화가와 그의 남편 김인중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책 뒷표지에 씌여있었다.
그렇게 듣고 보니, 유어예, 유어예, 유어예....
금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런 걸 바란 건 아니었는데..^^;;

사실 나는 프랑스를 사랑했던 화가들의 삶을 알고 싶었다.
왠지 이 책이 나에게 내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았는데, 이 역시도 50%쯤은 빗겨가고 말았다.
이 책은 저자가 프랑스 화가들의 작품속에 나오는 프랑스의 곳곳을 돌아다닌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고, 화가들의 이야기를 조금씩 엮어가고 있다.

느낌이 있는 책.

그럼에도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느낌이 있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미술작품을 딱딱하게든지 부드럽게든지 설명하는 많은 책이 있고, 화가들의 삶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든 주관적으로든 많은 책들이 있다.
하지만 과연 그들의 작품이 배경이 되는 곳을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고, 그 옆에 그들의 작품을 나란히 놓아 설명하면서 화가의 이야기를 꾸려가는 책이 얼마나 있을까?
저자들이 찍은 사진엔 그들의 느낌이 담겨있고, 주관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글에서도 그들의 느낌을 엿들을 수 있다.

화가들이 사랑한 도시를 통해 화가들의 삶을 엿보다.

피카소, 반 고흐, 폴 세잔, 폴 고갱, 클로드 모네, 장 프랑수아 밀레, 모리스 위트릴로, 앙리 마티스......
익히 이름과 작품 몇 점, 단편적인 삶의 일면들을 알고 있었던 유명한 화가들부터 처음들어보는 화가들까지....
그들이 사랑해서 머물렀고, 그들의 화폭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마을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삶까지 살짝 엿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les/userpostfile/2/2009/08/12/01/chianti0_2971352784.jpg" />
+글귀의 출처는 『프랑스 오브 유어예』(브이북, 2006)이고,
본 포스팅의 글귀와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본래의 저작권은 저작자(출판사)에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