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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도 자신의 생일을 싫어하는 그녀, 소피가 있다. 물론, '그냥 싫어.'라든가, '꼭 생일을 좋아해야 해?' 하는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10년 전 소피의 생일에, 소피는 가족과 함께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집으로 가던 중 아빠에게 초콜릿가게에 들러야 한다고 조르다가 교통사고가 났다. 소피는 아빠가 잊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레스토랑에서 먹은 자신의 포춘쿠키에서 '행복은 네 속에서 빛나는 선물. 네 마음의 소원은 곧 이루어지리라.'하고 적혀있었으니까.

10년이 지났고, 소피는 작은 초콜릿가게를 하고 있다. 1년 전, 어렵게 마음을 열게 된 남자친구는 결혼식을 며칠 남기지 않고 이별통보 후 사라져 버렸다. 그 후에, 소피의 가게엔 새로운 메뉴가 하나 늘었다. 바로 미스포춘 쿠키.

쿠키에는 저마다 소피가 손으로 직접 쓴 단 하나뿐인 예언이 들어 있었다. 하나같이 어둠과 비운과 닥쳐올 곤란을 예고하는 것들이었다. (....)생각 없이 맛을 본 사람들은 충격과 경악에 휩싸였다. 11개월 전, 이 이상한 쿠키를 생각해냈을 때만 해도 소피는 이것이 기껏해야 단기간의 미끼상품에 그치고, 사람들의 관심은 곧 시들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씁쓸한 과자는 가장 많이 판매되는 데다 이문도 높은, 주력상품으로 자리잡았다. (pp.38~39)

사람들은 왜, 달콤하지도 않은 이 쿠키를 사는 걸까? 왜 일부러 자신의 불행에 대한 예언을 엿보려 하는 걸까?

2009년 9월 21일. 올해도 어김없이 소피의 생일은 돌아왔다. 그리고 1년 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던 가렛이 나타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말한다. 여기까지의 줄거리로 소설이 흘러간다면, '과거의 사건에 대한 죄책감을 가진 그녀의 상처치유기'정도의 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이 단순한 스토리에 반짝하는 아이디어가 하나 올려진다. 가렛의 변명조차 들어줄 생각이 없는 소피는,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는 가렛에게 엉뚱한 제안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니. 행복을 구하는 광고를 내줘. '행복을 찾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그 광고를 <시애틀 타임스>에다 내. 그런 후 100명에게서 현명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면 만나줄게. 딱 한 번만." (p.56)
"내가 읽고 결정할 거야. 나는 분명히 행복에 대한 합리적이고 사려 깊은 정의만을 원해. 성적인 건 안 돼. 오싹하거나 기괴한 것도 사양이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조건, 덧없이 사라지는 것은 안 된다는 사실이야." (p.57)

햇살 좋은 날에도 우산으로 자신을 가리고 다니는, 소피의 마음을 흔들만한 답변들이 도착할까? 그래서 행복을 찾게 될까?

이 책엔, 책을 읽는 사람마저도 행복하게 만드는 한 남자가 나온다. '어딘지 수상쩍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라는 설명답게 알렉스는 자신도, 그리고 곁에 있는 사람까지도 행복하게 만드는 남자다. 그의 행동과 말을 글로 읽으며 미소짓는 나를 느끼게 된다. 왜 사람들이 미스포춘쿠키를 사는 건지, 행복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이 책이 독자에게 건네는 질문은 꽤 많지만, 답을 직접적으로 해줄거라 기대하지는 말아야 한다. 책 속에 들어있는 답을 찾는 건 읽는 사람의 몫인가보다. 나는 알렉스라는 인물이, 작가가 독자에게 보내는 행복에 대한 대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인 케빈 A. 밀른은 소피를 대신해서 여전히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우리의 의견을 받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소피덕에 '행복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보았다. 물론 여전히 행복을 찾고 있는 나는 아직 대답을 보내진 못하겠지만....

행복을 찾습니다. 영속하는 행복만 돼요. 덧없이 사라지는 것은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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