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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한 달 중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블루 문이라고 해. 하지만 또 다른 주장도 있어. 선택된 소수에게만 내려오는 좀 더 신비주의적인 학파에서는 반드시 같은 달일 필요는 없지만, 같은 십이궁도 안에 두 개의 보름달이 나타날 때 진짜 블루 문이 나타난다고 말하지. 그날은 아주 신성한 날로 여겨져서, 차원 간에 연결도 잘되고, 명상, 기도 그리고 초자연적 여행을 하기엔 이상적인 시기야. 네가 블루 아워 동안 블루 문의 에너지를 이용한다면, 온갖 종류의 마술을 행할 수 있다고 해. 늘 그렇듯 유일한 한계가 있다면, 그건 바로 너 자신이겠지. (p.315)

내 방의 한쪽면은 베란다로 통하는 창으로 되어있어서, 얼굴에 묻은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고 그 위에 스킨을 바르려고 화장대 앞에 주저앉으면, 환하게 빛나고 있는 달이 보일 때가 많다. 위치도 모양도 변해가지만, 밝고 예쁘다는 것만은 변하지 않는 달. 그래도 푸른색 달을 본 일은 없으니, 블루 문이 뭘까 궁금해진다.

이미 『에버모어』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 데이먼과 에버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게 있을까? 남는 건 시간이요, 데이먼에게서 불사자의 특혜인 초능력을 배우는 건 취미생활이니 문제는 아주 사소한 하나뿐이다. 수백년동안 에버가 환생을 거듭하며 데이먼과 만나왔지만, 사랑을 나누지 못했다는, 로맨스소설이기에 중요한 문제로 부각될 수 있는 사소한 문제.

물론 이 사소한 문제가 『블루 문』의 전체 스토리는 아니다. 학교에 '로만'이라는 아주 매력적인 남학생이 전학을 오는데, 에버만은 로만이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데이먼까지도 호감을 갖는데도....) 혹시 로만이 불사자인걸까? 의심해보지만, 인간에게 나타나는 오라와 스킨십을 통해 읽히는 마음, 게다가 표식까지 없으니 의심은 가지만 증거가 없다.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타이밍처럼 그 즈음 데이먼의 몸에 사소한 변화들이 일어나면서 초능력에도 문제가 생기고, 그러던 중 데이먼이 사라진다. 아무 일 없다는 듯 며칠 후 나타난 그는, 더이상 에버의 연인 데이먼이 아니었는데....

뱀파이어나 늑대인간과 마찬가지로 불사자도 어짜피 상상의 산물이기에, 그 특징과 능력은 전적으로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그 틀이 정해진다. 그 틀이 조금 더 촘촘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여기에서 조금 더 느슨해지면, '그저그런' 로맨스소설 한편이 될 것만 같다. 게다가 이야기의 인과관계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어서...흠.... 작가님! 『섀도우랜드』는 좀 더 촘촘하게!!!

자, 네 모든 주의를 정수리에 집중해. 아주 순수한 황금빛 광선이 네 정수리를 관통해 네 목과 손, 상체, 몸 그리고 저 아래 발끝까지 내려간다고 상상해 봐. 따뜻하고 경이로운 빛이 네 몸 구석구석을 치유하고 세포 하나하나를 안팎으로 감싸서, 강력한 치유력이 모든 슬픔이나 분노를 사랑의 에너지로 바꾸는 걸 느껴 보렴. 그 빛이 온화함과 사랑, 용서의 빛처럼 네 안에서 시작도 끝도 없이 솟아나는 걸 느껴 보라고. (p.199)

내게 요즘 명상이 절실해서 그런지, 이런 부분이 눈에 마구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