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에서 시작한 인류의 조상들은 결코 미개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동굴에 그려진 벽화를 보면 지금의 예술가 못지 않게 섬세하게 동물을 묘사해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피카소는 동굴 벽화를 보고 영감을 얻어 추상화 작업을 했다고 한다. 동굴(洞窟)이라는 한자와 통찰(洞察)를 비교하며 같은 洞를 쓰고 있음을 독자들에게 알려줌으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그렇다. 지금의 통찰이나 예전의 동굴이나 결국 깊은 사색과 보이지 않는 세계를 흠모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가 처음 도입한 통섭도 서로 소통을 전제로 상생하고 공존하는 마인드에서 출발함을 전제로 한다면 동굴에서 두려움을 뒤로 한 체 앞날을 생각하며 벽화를 그렸던 우리 조상들의 지적 상상력은 결코 미개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상징되는 제4차혁명을 맞이하는 우리들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신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주어진 지식을 암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위해 질문한고 사고하는 신지식인이 필요하며 예전에는 한가하게 노는 한량을 향해 손가락질을 해댓지만 앞으로는 창의력을 가지고 놀이하는 인간이 로봇과 차별화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상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중해를 장악하는 나라가 결국 제국을 이뤘던 사례를 보면 로마나 이슬람이나 유럽의 국가들의 공통점은 다양성을 키워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사고의 유연성을 다양성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결코 성장할 수 없음을 반증해 주고 있다. 문명과 언어, 종교와 인종을 교차하여 다양한 사고를 요구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관계도 지금까지 흘러왔던 다자간의 국가 관계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임진왜란만 보더라도 조선을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힘겨루기였던 것처럼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미,러,중,일의 힘겨루기는 500년 전과 흡사함을 기억해야 한다. 코리아 패싱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폭넓은 외교 감각을 키워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통찰'임을 깨닫게 된다.

 

통찰은 전 분야에서 필요한 감각이라고 본다. 사물을 대할 때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보기 위한 과학자들의 수리과학적 분석력과 의미를 이해하기 위한 인문적 소양이 함께 어울어져야 가능한 감각이다. 융합 교육이 필요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