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 존 허스트는 오스트레일리아 역사학자다. 오스트레일리아 학생들이 세계 역사에 대한 지식이 빈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으로 제작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세계사 교과서라고 할까.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리적으로 유럽과 상당히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유럽의 후손들이 세운 국가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꼭 알아야 할 유럽의 역사를 교과서 적으로 정리했다. 짧으면서도 핵심이 들어가도록 정리한 것이 인상적이다.

 

그(존 허스트)가 분석한 유럽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게르만 전사들이 지원한 로마 기독교 교회가 보존한 그리스와 로마의 지식"(66)

 

이 한 문장으로 유럽의 역사를 압축해서 이야기한다. 유럽 최초의 제국 로마는 그리스 문화를 받아들였고 이방 민족을 적극 포용했다. 심지어 유대교의 한 분파였던 기독교를 제국의 종교를 승인했다. 합법화된 기독교는 점점 로마화가 되었고 로마 제국이 게르만족에 의해 붕괴되었음에도 기독교는 계속 지속되었다. 카톨릭을 대표하는 교황과 제국을 대표하는 황제는 밀월 관계를 이어갔으며 제후들의 비호 아래 카톨릭을 대항한 종교 개혁은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스와 로마의 부활을 알리는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여 사람들의 인식이 점점 바뀌어 신적 세계관에서 인본주의적 세계관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클래식으로 불리우는 고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뒤이어 과학혁명, 계몽주의, 낭만주의로 전개된다.

 

민족주의적 성향이 나타난 19세기에 독일과 이탈리아는 다른 국가와는 달리 여러 소국가로 구분되어 있었지만 하나로 통일하려는 열망으로 민족 우선주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다. 결국 나치즘과 파시즘으로 왜곡되어 세계 전쟁을 촉발하게 만든다.

 

저자 존 허스트는 유럽이 문명이 중국에 비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서게 된 이유를 유럽 군주의 미약한 왕권 때문이라고 정리한다. 동양의 군주는 말 그대로 절대적 권력을 지녀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며 시민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지만 유럽의 군주는 절대군주라 칭했던 태양왕 루이14세도 세금을 거둬들이는 일조차도 의회의 협조를 얻어야 했을 정도로 시민의 눈치를 무시할 수 없었다.

 

시민세력의 성장은 곧 왕권을 적절히 견제할 수 있었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경제력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으며 세계로 눈을 돌리게 되는 기폭제가 되었다.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부분은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미시적으로 접근한 부분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독자들이 역사에서 원하는 것은 세부적 사항보다는 전체의 흐름임을 제작자들이 알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