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민주주의에서 시민민주주의로!

"영웅이나 위대한 힘이 역사를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들의 작은 선의들이 모여서 역사를 바꿉니다. 시민들의 작은 선의들이 담쟁이처럼 얽혀서 벽을 타 넘을 때 비로소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3년 대통령선거 패배 후 바둑을 복기하듯 패배의 원인을 찾고자 이 책을 썼다. 영남과 호남의 지역대결구도, 종북몰이와 같은 편향된 정치 공세, 확장성 없는 정책의 부제를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했지만 그가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민주당 내의 친노와 비노를 가르는 내부분열,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제도의 비효율성이었을 것이다.  

2017년 장미대선으로 치뤄진 대통령선거에서 당당히 민주당이 정권을 거머쥘 수 있었지만 보수 세력의 자멸이 있었던 특수한 환경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였다.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시민 참여의 확대에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보수든 진보든 당원 중심의 정치가 아닌 시민을 참여시키는 폭넓은 대의민주주의가 시대적 요청이자 과제다.

2013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국민시인으로 불리는 안도현 시인, 영화제작자 차승재 교수, 연예기획사 김영준 대표, 공연연출가 탁현민 교수, 도종환 시인, 서울대 조국 교수, 가수 이은미, 전인권, 작곡가 김혀억,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 배우 김여진, 권해효 씨 등을 대거 참여시키면서 문화공연형, 대화형 유세로 선거를 치뤘다. 정치인들의 과거 유세 선거운동을 탈피하고 시민캠프처럼 공연이나 축제같이 생동감 있고 산뜻한 선거를 기획했다. 국민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기발한 방법이었다.

시민캠프 밖의 국민연대까지 외연확장을 통해 기성 정당정치에 강한 불신을 가진 세력들을 끌여들였다. 국가인권위원장 출신인 서울대 법대 안경환 교수의 참여가 대표적 사례다. 그는 현재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되었다.

보수당에 비해 진보당이 가진 아킬레스컨 중에 하나간 성장과 안보에 관한 담론이다. 보수당이 선점해 버린 성장과 안보의 프레임에 막혀 새로운 정책마저도 그늘에 가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경제성장 전략 없이 국가를 책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포용적 성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보수 프레임을 깬 문재인 후보의 전략이 돋보였다.

"정치는 원칙의 강함이나 단단함만으로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 부드러움과 유연함이 동반해야 한다. 좋은 원칙도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초심을 잃지 않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