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지역 학병세대 기독교인, 대한민국을 설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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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가 드러나 있는 이런 책 표지는 처음 봤다. 느티나무책방문고 첫 번째 책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설계자들'이라는 제목이 현충일을 맞는 오늘 우리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남다르다. 대한민국의 근원을 찾는 내용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의 태동임을 그 누구도 부인해서는 안 된다. 목차가 설명하듯이 서북지역과 학병세대, '사상계' 그룹과 무교회주의는 대한민국을 설계한 사람들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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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정부 수립 과정에서 친일 세력은 '우익'을 독점하려 했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우익'의 기원은 학병세대라고 말한다. 학병세대란,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일본에 의해 강제로 징집되어 전쟁터로 끌어간 세대를 말한다. 그들의 원에 의해 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친일 세력보다 해방 정국에 우위에 설 수 있었다. 그들은 일본군에 탈출하여 중국의 대한민국임시정부에 가입한 세력이고, 징집 전 고등교육을 받았던 터라 대한민국을 세우는데 큰 역할을 감당할 인재들이었다.

 

한국전쟁을 전후로 하여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친일 세력은 미군정에 빌붙어 반공을 기치로 '우익' 행세를 해 왔다. 이 책은 학병세대인 장준하, 김준엽(전 고려대 총장)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들 모두 출신지가 서북지역이었다. 조선시대부터 서북지역인 평안도는 변방이었다. 접경 지역에 위치에 있는 지리적 특징 때문인지 중앙관료로 부름 받지 못했다. 철저히 소외 받아 온 곳이다.  특히 조선 후기 홍경래의 난 이후로 차별이 극심했다. 중국으로 가는 관문이라서 개신교 선교사들과 쉽게 접촉할 수 있었다. 서구 학문을 일찍 받아 들여 교육의 눈이 일찍 뜨일 수 있었다. 장준하, 김준엽과 같은 동향 사람인 도산 안창호를 중심으로 많은 청년 인재들이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 인재풀로 성장할 수 있었다.

 

서북지역의 남강 이승훈의 오산학교도 일제강점기 시기 민족주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요람이었다. 평안북도 정주에 위치한 오산학교 출신으로는 김교신, 함석헌, 류영모 등이 있다. 김교신은 일본 우치무라 간조의 영향을 받아 무교회주의를 정신적 배경으로 두었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은 김교신의 제자였다.  손기정은 존경하는 스승인 김교신이 올라탄 자동차를 보며 달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제자 류달영은 훗날 새마을금고의 전신인 마을금고라는 신용조합 운동을 이끌었다.

 

서북계열과 달리 경기충청지역을 중심으로 한 기호파 계열이 있었는데 대표자가 이승만이었다. 이승만은 대통령에 오른 뒤 서북 출신 인맥을 제거한다. 결국 서북 출신 인사들은 야당 세력으로 밀려나 민주당 신파의 중심 세력을 이룬다. 한국 우익의 기원이었던 서북 출신 인사들이 대거 야당으로 쫓겨난 형국이었다.

 

서북계열의 특징은 개신교 특히, 미국북장로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점이다. 장로교는 후에 예장과 기장으로 분열된다. 그 배후에 미국 장로교와 캐나다 연합 교회의 노선에 차이가 있었다. 이 즘에 김재준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캐나다 교회의 지원은 받은 김재준은 기장으로 갈라선다.

 

미국 교단의 절대적 영향 아래 있던 한국 기독교 풍토에서 안병무가 독일 교회와 한국 교회를 잇는 역할을 한다. 민중 신학의 토대가 된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교파와 교리를 넘어 교회 일치 운동을 주창한다. WCC의 중도 통합 노선은 1950년대 후반 한국 교계에서 월남 보수 우익 기독교 세력에 의해 '용공주의'로 비난 받는다. WCC 가입 문제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내부에서 '통합(가입파)'과 '합동(비가입파)'으로 교단이 분열하는 결과를 낳는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한국 우익의 기원은 서북계열(평안도,황해도) 학병세대 기독인들이었다. 정치 혼란 정국에서 친일파가 우익을 독점하고 이승만을 중심으로 한 경기충청계열에 밀려 야당으로 밀려 난 것이 한국 정통 우익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