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과 독후감을 비교해 보자. 책을 읽고 난 뒤의 기록이라는 점은 같지만 서평은 논리적인 글쓰기에 가까운 반면 독후감은 정서적 글쓰기이라 볼 수 있다. 글쓴이의 생각이 도드라지게 많은 것은 서평이다. 독후감은 요약문처럼 책의 줄거리가 주를 이룬다. 서평도 일정한 부분은 책의 요약을 바탕으로 한다. 충실하게 책의 본문을 독자들에게 알려 주어야 신뢰있는 글이 된다.

 

서평은 중립적일 수 없다. 책을 소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책을 읽을 필요없다는 글쓴이의 주관이 뚜렷히 제시되어야 한다. 지금은 출판사와 결탁하여 상업적인 목적으로 서평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지만 서평자는 양심을 가지고 자신의 주관적 판단으로 책을 '평'해야 한다.

 

서평의 핵심은 '평'이다. 비교다. 다른 책과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서평자의 기준과 안목을 튼튼히 세워가야 한다. 장정일, 한기호, 이현우, 이원석 등이 그 예다.

 

서평에 앞서 책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살펴 봐야 한다. 시인 공석하의 소설 <핵물리학자 이휘소>에서 박정희가 이휘소에게 보냈다는 문제의 편지들이 등장한다. 모두 공석하가 지어낸 것이다. 소설은 허구를 바탕으로 한 문학 장르다. 하지만 사람들은 공석하의 소설을 이휘소 박사에 대한 전기처럼 받아 들였다.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도 그렇게 수용되었다. 차라리 이휘소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다면, 이휘소의 제자 강주상이 쓴 <이휘소 평전>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89쪽 참조)

 

서평은 책 읽기의 목적이 될 수 있다. 서평을 위한 독서는 정독을 요구한다. 정밀하게 읽고 깊이 있게 파고 들어, 한 번을 읽더라도 제대로 천천히 읽어야 한다. 본문을 충분히 소화하지 않고서는 책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평 쓰는 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독자들에게 영향력 있는 서평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읽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제한된 시간과 돈에서 꼭 필요한 책을 읽기를 원한다. 서평자는 그들에게 서평으로 봉사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서평은 많은 이들이 계속 찾게 될 것이다.

 

서평은 꾸준히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 저자 이원석님은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올라오는 서평글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있다. 좋은 서평글을 계속 읽고, 쓰는 훈련을 하면 서평이 점점 무거워 질 것이다. 책을 단순히 요약하는 수준에서 자신의 생각을 논하는 수준으로 변화될 것이다. 단계가 필요하다. 한꺼번에 껑충 뛰어오를 수 없다. 사다리를 밟고 올라가듯 천천히 천천히 서평다운 글을 써 보는 것이 나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