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의 부정부패, 재산축적, 동포배반 등에 비해 독립운동투사들의 삶과 그들의 가족들은 비참한 삶을 살아갔다. 대종교 지도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송수익은 조선에 남아 있는 아내와 아들 송중원이 고문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새벽녁 땅에 무릎을 꿇고 애통의 눈을 흘린다. (357)

송수익의 아내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병약해 져 있었고 송중원은 폐렴증상을 보이고 있다. 오랜 기간 병수발과 수감생활로 송수익네 집은 가세가 이미 기울어져 버렸다. 이것이 독립운동가들이 나라를 되찾고자 한 결과였다. 반면 친일파들은 어떤가? 이동만은 만석꾼 꿈의 실현이 코 앞에 다가왔고 양치성은 경찰서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었으며 장칠문은 경찰서 차석이 되어 권력을 쥐게 되었다.

 

"3.1운동의 민족대표 33인 중에서 고문을 끝까지 꿋꿋하게 이겨내고, 재판정에서도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내세운 사람은 한용운 선생 한 분뿐이었다는 게 참 충격이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꺽였다는 것에 놀랐고, 만약 내가 그 처지였다면 어찌 되었을 것인가. 나도 두려움에 떨며 꺾였을 것인가, 아니면 한용운 선생처럼 꿋꿋했을 것인가" (59) - 정도규가 한 말-

한용운 이 때의 고문으로 평생 머리를 삐딱하게 하고 살아가야 했다.

 

"다들 이러고 있을 일이 아니로구만. 대통령자리를 황제인지 임금인지로 생각하고 자칭 국부라고 하거나, 자기 패거리 짜서 밤낮으로 모함을 하거나 헐뜯어대거나 다 제멋에 겨워서 흥! 이지만 말야. 거 세슴이고 후원금 같은 것을 제 맘대로 했다는 것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일 아니겠어. 독립운동에 쓰라고 우리가 피땀 흘려 낸 혈세를 상해로 보내지 않고 이승만이가 제멋대로 했다는데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 소리야! " (135)

하와이 조선 근로자들은 파인애플 농장에서 밤낮으로 일해 받은 돈의 일부를 독립운동 자금으로 내 놓았다. 그러나 독립운동가를 자처 했던 이승만은 상해임시정부 대통령에 올라 피같은 돈을 범포(공금횡령)해 버렸다.

 

나운규의 활동사진 <아리랑>은 짧은 기간 안에 전국적으로 인기를 누렸다. 일본인을 감독으로 내세웠기에 일본공안당국의 검열을 피할 수 있었다. 나운규는 젊은 시절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검거되어 수감생활을 마친 뒤 부산에서 영화산업에 뛰어들었고 유명한 배우이자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